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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총장 전격 사퇴 파장… 정치권으로 확산

    강한 기자 strong@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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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임기를 142일 남겨두고 전격 사퇴를 선언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 청사를 나오며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 총장은 1988년 검찰총장 2년 임기제가 도입된 후 중도사퇴한 14번째 총장이 됐다.

     

     윤석열(61·사법연수원 23기·사진) 검찰총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법조계는 물론 정치권 안팎에까지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윤 총장이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라면서 "우리 사회의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밝힌 것이 사실상 정계 진출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총장이 중도 사퇴한 뒤 곧바로 정치에 나선 전례는 없었다. 이 때문에 다음달 7일 치러지는 서울시장·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는 물론 내년 3월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나라를 지키는 

    헌법정신과 법치시스템 파괴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위해

     온 힘 다하겠다"

     

    윤 총장은 지난 4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현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정신과 법치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라며 "오늘 총장직을 사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라고 했다. 


    그는 또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명시적으로 정계 진출을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이 말은 정치 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윤 총장은 전날인 3일 대구고·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지금 진행 중인 소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 박탈)'이라고 하는 것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며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추진 등 여권발 검찰개혁 시즌2를 거듭 강력 비판한 뒤 4일 오전 휴가를 내고 사퇴 입장문을 직접 작성했다.

     

    명시적 정계진출 선언 않았지만 

    여운은 남겨

    4월 보선, 

    내년 대선에 적지 않은 영향 예상

     

    윤 총장은 앞서 주변에 "총장직을 지키고 있어서 (정부와 여권이) 중대범죄수사청을 도입하는 등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을 망가뜨리려고 하는 것 같다. 내가 그만둬야 멈출 것 같다"며 사퇴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 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 1시간여 만에 곧바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5일 윤 총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윤 총장은 1988년 검찰총장 2년 임기제가 도입된 후 14번째 중도사퇴한 총장이 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조남관(56·24기) 대검 차장이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아 이끌게 됐다.

     

    윤 총장은 퇴임식 없이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검찰가족께 드리는 글'을 남기고 4일 오후 6시께 대검 청사를 떠났다.

     

    윤 총장은 이 글에서 "검찰의 수사권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는 검찰개혁이 아니라 대한민국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라며 "검찰이 파괴되고 반부패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을 지켜만 볼 수는 없다. 헌법이 부여한 마지막 책무를 이행하기 위해 직을 내려놓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시도는 사법 선진국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며 "수사와 재판 실무를 제대로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의 졸속 입법이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국민 생활과 직접 관련된 형사사법제도는 한 번 잘못 설계되면 국민 전체가 고통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부당한 (수사) 지휘권 발동과 징계 사태 속에서도 헌법정신과 법치주의를 위해 직을 지켰다"면서 "(어렵게 지킨 직을 오늘 내려놓는 것은) 검찰의 권한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닌 우리 사회의 정의, 상식, 민주주의,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또 "엄중하고 위급한 상황이지만 국민들만 생각해달라"며 "동요하지 말고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총장 사퇴에 정치권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엇갈렸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4~5일 잇따라 논평을 내고 "(정부와 여당은) 자신들이 세운 '검찰개혁의 적임자'의 칼날이 자신들을 향하자, 인사 폭거로 식물총장을 만들다못해 아예 형사사법시스템을 갈아엎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상식과 정의가 무너진 것을 확인한 참담한 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총장이 인사전횡과 수사지휘권 남용에도 버텼지만 법치주의 파괴를 완성하려는 여당의 '검수완박' 중수청 입법 폭주만은 지켜볼 수 없었던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문재인정권의 독선과 폭주에 결연히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에서는 비난이 쏟아졌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편견으로 점철된 정치검사의 전형을 보여줬다"면서 "마지막까지 공직자의 본분마저 저버린 언행에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윤 총장의 사의 표명은 정치 개시를 위해 미리 계획한 행보로 보인다"며 "검찰총장 직위를 이용한 최악의 총장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야당은 윤 총장이 사퇴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노골적 러브콜을 보내면서도 수장이 없는 검찰에 대한 걱정 한 마디 없다"고 비난했다.

     

    한 변호사는 "막무가내식 개악에 반발해 검찰총장이 중도 하차하는 것도, 그렇게 하차한 총장이 정치(이슈)의 중심에 서는 것도 모두 불행한 사태"라며 "윤 총장의 정치행보와 관계없이 정치권은 국민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형사사법시스템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일부터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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