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뉴스

    국회,법제처,감사원

    법조계, ‘공소권 유보부 이첩’ 공수처 방침 논란

    검찰이 수사하더라도 기소 여부는 공수처가 판단

    박솔잎 기자 soliping@lawtimes.co.kr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판·검사와 경무관급 이상 경찰공무원 사건에 대해서는 공수처가 전속적인 기소 권한을 갖는다며 검찰과 경찰이 관련 사건을 수사하더라도 수사를 마치면 모두 공수처로 사건을 재이첩해 공수처가 기소 여부를 최종 판단해야 한다는 이른바 '공소권 유보부 이첩' 방침을 밝힌 것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공수처가 검찰에 재이첩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의 피의자인 이규원 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을 검찰이 1일 전격 기소하면서 수사기관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수처가 공소제기를 할 수 있다고 해서 다른 기관의 공소권 자체를 제한하거나 배제하는 권한이 있다고 해석할 수 없다"며 "(공수처의 방침은) 법을 초월하는 법창조 행위"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169022.jpg

     

    ◇ 검찰, 공수처 요청 거부… 이규원·차규근 기소 강행 =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수사팀(팀장 이정섭 형사3부장)은 1일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활동한 이 검사와 차 본부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앞서 공수처가 검찰로 이 검사 등의 사건을 재이첩하면서 "기소 여부는 공수처에서 판단할테니 공소제기 전 사건을 송치해 달라"고 주문한 것을 검찰이 정면으로 거부한 셈이다.

     

    이 검사는 2019년 3월 피내사자 신분으로 긴급출국금지 대상이 아니었던 김 전 차관에 대해 긴급출금을 강행하며 신청서에 과거 김 전 차관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건번호를 기재하고, 이후 출금 승인요청서에는 서울동부지검의 가짜 사건번호를 적어 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차 본부장은 법무부 출입국심사과 공무원들을 통해 2019년 3월 19일 오전부터 같은 달 22일 오후까지 177차례에 걸쳐 김 전 차관의 이름, 생년월일, 출입국 규제 정보 등이 포함된 개인정보 조회 내용을 보고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 검사가 김 전 차관에 대해 불법적으로 긴급출금 요청을 한 사정을 알면서도 하루 뒤인 같은 달 23일 오전 출금 요청을 승인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긴급출금 대상이 '범죄 피의자'라는 점에서 당시 입건된 상태가 아니었던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출금 강행은 법적 요건이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이 검사와 차 본부장에게 공통적으로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했다. 또 출금 서류에 가짜 사건번호를 적고 해당 서류를 기록에 편철하지 않은 이 검사에게는 허위공문서 작성 및 공용서류 은닉 등의 혐의를, 출입국 공무원들을 동원해 불법으로 김 전 차관의 출국 정보를 조회하게 한 차 본부장에게는 개인정보보호법 및 출입국 공무원들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를 추가로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수원지검은 '공수처 외의 다른 수사기관이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그 수사기관의 장은 사건을 수사처에 이첩해야 한다'는 공수처법 규정에 따라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했다. 공수처는 조직 구성 등 수사여건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며 "기소 권한은 공수처에 남아 있으니 수사 종료 후 사건을 다시 공수처로 보내라"며 검찰에 조건부 재이첩했다. 그러자 검찰 수사팀을 이끌고 있던 이 부장검사는 지난달 15일 "(공수처의 조건부 재이첩 주장은) 듣도 보도 못한 해괴망측한 논리"라며 반발한 바 있다.


    검찰, 

    김학의 사건 관련

     이규원 전격 기소 맞대응

     

    ◇ 공수처, 사건·사무규칙 제정 싸고 논란도 = 공수처가 최근 판·검사와 경무관급 이상 경찰공무원의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해서는 검·경이 수사를 했더라도 공수처가 모두 최종 송치받아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내용의 사건·사무규칙 제정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김 전 차관 사건 검찰 재이첩 당시 밝혔던 공수처의 '공소권 유보부 이첩' 방침을 명문화 하겠다는 것이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지난달 31일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사건·사무규칙 제정안에 대해 검찰과 경찰의 의견을 물었다"며 공수처가 조직 구성을 마치고 수사 등 본격적으로 업무에 착수하기 전까지 신속히 관련 규칙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제정안에는 경찰은 수사 완료 후 사건을 모두 공수처로 송치하도록 하고, 경찰이 판·검사를 수사하면서 구속영장을 신청할 때 공수처 검사를 통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수처가 검찰에 공소권을 뺀 재량이첩을 할 경우 수사 후 공수처로 송치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처장은 지난 16일에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공소권 행사를 유보한 공수처장의 재량이첩"이라며 공수처법상 '이첩 형태'는 공수처장이 정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다른 기관의 공소권 배제 해석은

     법 창조 행위” 


    ◇ "법령에 근거하지 않은 월권행위" 지적도 = 전문가들은 "공수처가 판·검사 등 특정 고위공직자 관련 범죄에 대한 기소권을 예외적으로 갖는다고 해서 이들 사건에 대한 다른 기관(검찰)의 공소권 자체를 제한하거나 배제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같은 발상은 법을 초월하는 법창조 행위"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공수처법은 △대법원장 및 대법관 △검찰총장 △판사 및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의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해서는 공수처가 예외적으로 수사권 외에도 기소권을 갖도록 하고 있다. 이 밖에 대통령과 국회의원, 헌법재판소장 및 헌법재판관 등 나머지 고위공직자에 대해서는 공수처는 수사권만 갖는다. 따라서 이들에 대해서는 공수처가 수사를 진행하더라도 기소(공소제기)는 서울중앙지검에 맡겨야 한다.

     

    공수처법은 또 공수처의 범죄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수사에 대해 공수처장이 수사의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춰 공수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해당 수사기관은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공수처장은 피의자, 피해자, 사건의 내용과 규모 등에 비추어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범죄 등을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해당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첩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하지만 공수처가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첩할 때, 특히 판·검사 등 공수처가 예외적으로 기소권을 갖는 사건을 이첩할 때 이른바 '공소권 유보부 이첩'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도 두고 있지 않다.


    “법률상 근거도 없는 

    독자적 견해에 불과” 비판


    한 검사는 "(공소권 유보부 이첩은) 법률상 근거가 없는 공수처의 독자적 견해에 불과하다"며 "(공수처가) 검찰이 공수처의 수사지휘를 받는 하부기관으로 본 것인데 공수처법이 만들어질 때도 그런 상황을 예정하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이 군 검찰에 사건을 이첩하면 군 검찰이 수사와 기소를 모두 진행하듯, 공수처가 검찰에 사건을 이첩하면 기소도 검찰이 하는 게 맞다"며 "검찰에 재이첩 해놓고 기소권을 유보했다는 건 무리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완규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헌법상 검사란 영장청구권자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공수처의 경우 일부 고위공직자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공소제기권을 갖고 있다. 나머지 고위공직자에 대해서는 기소권 없이 수사권만 갖고 있는 사법경찰관에 불과하다. 일반 공직자에 있어 검찰은 기소기관, 공수처는 수사기관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첩'이라하면 사건 자체의 지휘권을 보내는 것인데 공수처 규칙으로 '공소권 유보부 이첩'을 만들겠다는 것은 법률에 없는 조항을 만드는 월권행위"라고 지적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공수처에서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대상은 판·검사 등에 한정된다는 점에서 공수처의 수사와 공소제기 간 범위가 다르다"며 "수사 범위에 비해 공소제기 범위가 좁다는 점은 이름 그대로 공수처가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처라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론적으로 공수처가 공수처법 제24조 3항에 따라 이첩할 때 '기소권 유보'라는 조건을 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툼이 있긴 하지만, 확실한 것은 공수처법에는 기소권 유보부 이첩을 허용하는 규정이 없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한 변호사는 "공수처가 주장하는 사무규칙 제정안은 공수처법 범위를 초월하는 규정으로 현실적으로 기속력을 갖기 어렵다"며 "김 처장이 주장하는 '공소권 유보부 이첩'이라는 재량이첩 개념 자체가 법률에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수처가 검·경에 사건을 이첩하는 순간 해당 사안은 공수처법이 아닌 일반 형사소송법의 트랙으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걸북스

    더보기

    리걸에듀

    더보기

    리걸인사이트 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