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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기사

    [2020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2. 자본시장법

    해당 펀드 자산운용사 아니지만 설정 주도 했다면 투자자 보호의무
    감사인의 주의의무 위반여부 판단 시 주요 기준은 회계감사기준

    이숭희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한국증권법학회 부회장)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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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투자자가 투자한 펀드의 자산운용사는 아니지만 펀드의 설정을 사실상 주도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투자자 보호의무를 부담한다는 판결(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6다223494 판결)

    가. 사안의 개요
    구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이하 '간투법')에 따라 설립된 자산운용회사인 피고 A사는 2007년 5월 16일 미국 플로리다 주에 호텔을 건립하는 개발사업을 위해 190억 원 규모의 특별자산펀드를 설정하였다. 해당 펀드는 피고 A사가 지배하는 미국에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인 C사의 지분(100%) 취득자금 및 대여금으로 사용되었고, C사는 시행사업을 하는 미국회사 D사의 지분 13%를 취득하였다. 당초 피고 A사는 위 펀드의 규모를 합계 320억 원으로 계획하였으므로, 추가 투자를 받기 위해 2008년 5월경 원고에게 위 펀드의 수익증권 90억 원 상당을 매수할 것을 권유하면서 위 개발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투자설명서를 교부하였다. 원고는 피고 A사가 운용하는 위 펀드에 투자하려 하였으나, 원고는 법적으로 부동산펀드 투자는 가능하지만 특별자산펀드 투자가 금지되어 있었다. 이에 원고는 피고 A사와 협의하여, 다른 자산운용회사인 피고 B사가 부동산펀드를 설정하면 원고가 그 수익증권을 매수하는 방법으로 우회투자 하기로 하였다. 피고 B사는 원고에게 피고 A사가 종전에 투자를 권유하면서 교부한 투자설명서와 펀드의 수익구조, 위험요인 등에 관하여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는 투자설명서를 교부하였다. 다만 피고 B사의 투자설명서에는 투자신탁재산이 국내 SPC인 E사에게 대출된 다음 다시 C사에 투자된다는 내용 등이 추가로 기재되어 있었다. 원고는 위 합의에 따라 피고 B사가 설정한 부동산펀드(이하 '이 사건 펀드')의 수익증권 80억 원 상당을 매수하였다. 그러나 위 개발사업은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의 영향으로 예정된 건설대출이 무산되어 착공도 못한 채 실패하였고 원고는 손실을 입게 되었다. 원고는 최초에 투자권유를 한 자산운용사인 피고 A사와 실제 원고가 가입한 이 사건 펀드의 자산운용사인 피고 B사를 공동피고로 하여 투자권유단계에서 건설대출의 무산 가능성 등을 설명하지 않았고 원리금 보장에 관한 단정적 내용을 제공하였다는 이유로 투자자보호의무 위반에 따른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주장하였다. 또한, 원고는 피고 B사가 운용업무를 피고 A사에 위탁하였는데 피고 A사는 이 사건 펀드의 운용단계에서 투자금 회수를 위한 담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등 자산운용회사로서의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피고 B사는 위탁자로서, 피고 A사는 실제 자산운용업무의 수행자로서, 운용단계에서의 투자자보호의무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책임도 진다고 주장하였다.


    나. 판결요지
    (1) 제1심 :
    투자권유단계에서 투자자 보호의무와 관련하여 ①피고 A사에 대해서는 원고가 피고 A사의 투자권유에 따라 우회 투자를 꾀한 점, 그 이후에도 원고와 피고 A사 사이의 이 사건 펀드에 관한 법률관계가 종료되었다 볼 수 없는 점 등을 이유로, ②피고 B사는 이 사건 펀드의 자산운용회사로서 투자제안서를 작성하고 매년 운용보수를 수수하였으로 투자자보호의무 위반에 따른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였다. 반면, 자산운용단계에서 투자자보호의무 위반 주장은 자산운용회사는 운용업무를 제3자에게 위탁할 수 없고(구 간투법 제176조) 피고들 사이 위탁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하였다.


    (2) 항소심 : 피고 A사에 대하여 피고 A사와 원고 사이에 신탁 설정이나 수익증권 발행이 없었고 둘 사이 신뢰관계가 형성되었음을 인정할 수도 없으며, 피고 A사의 투자권유는 자본시장법이 시행되기 전인 2008년 5월경에 이루어진 것을 고려할 때 피고 A사는 투자권유 단계에서 투자자보호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원고와 피고 B사 사이에는 피고 B사가 실제 이 사건 펀드를 운용하지는 않는다는 합의가 있었고 피고 B사의 자산운용회사로서 의무는 펀드재산을 피고 A사가 지배하는 C사의 계좌에 입금함으로써 종료하였으므로 투자자보호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원고청구 전부 기각).


    (3) 대법원 : 피고 A사와 피고 B사가 원고에 각 교부한 투자설명서의 내용은 그 수익구조와 위험요인 등이 사실상 동일하므로 피고 A사는 투자권유단계에서 투자자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형식적으로 자산운용사가 된 피고 B사는 투자금을 C사에 입금한 이후에도 원고로부터 정기적인 운용보수를 지급받은 점, 피고 B사의 상품은 피고 A사의 투자구조와는 달리 국내회사인 E사를 통해 D에 투자가 이루어지는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 B사의 자산운용회사로서의 지위를 인정하고, 피고 B사 역시 투자권유단계는 물론 자산운용단계에서도 선관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원심파기).


    다. 해설
    1심은 해당 펀드의 자산운용사가 아니나 실질적으로 투자권유 등을 한 피고 A사에게 투자권유에 따른 책임을 인정하였다. 반면 항소심은 직접적인 자산운용사가 아닌 피고 A사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피고 B사는 실질적으로 자산운용사의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책임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자산운용회사는 본인이 직접 설정하거나 운용하는 펀드가 아니어도 해당 펀드의 설정을 사실상 주도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비록 자신이 설정한 펀드가 아닌 다른 펀드의 투자자에게도 투자권유단계에서 투자자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실질적으로 제3자가 펀드를 운용한 경우에도 자산운용사는 운용보수 등을 수령한 이상 자산운용에 따른 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하여 투자자보호의무의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였다. 실제 투자권유 및 운용을 한 자산운용사와 사실상 명의를 대여해준 자산운용사 모두에 대한 투자자보호의무를 인정하여 투자자를 두텁게 보호하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2. 개정전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35조 제2항에 정한 '증권의 발행인으로부터 직접 증권의 인수를 의뢰받아 인수조건 등을 결정하는 인수인'에는 공동주관회사도 포함되며, 공동주관회사가 발행인의 증권신고서 등 허위기재를 방지하지 못한 경우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된다는 판결(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6두30750 판결) [중국고섬 사건]
    가. 사안의 개요

    소외 A사는 유가증권시장에 A사의 싱가포르 증권거래소 상장 주식을 원주로 하는 증권예탁증권(이하 '이 사건 증권'이라 한다)을 상장하기 위하여 소외 B사와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하였고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았다. 그 후 증권회사인 원고와 B사는 A사와 한국거래소 2차 상장을 위한 공동주관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증권은 2011년 1월 25일 상장되었으나 특별감사인 C는 2012년 5월 3일자 특별감사보고서에서 A사의 2010년 12월 31일 기준 은행 잔고가 증권신고서와 다르다는 감사결과를 보고하였다. 결국 이 사건 증권은 2013년 10월 4일 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이유로 상장폐지되었다. 피고 금융위원회는 원고에 대해 ① 대표주관회사인 B사에 의존하여 공동주관회사로서 현저히 부실한 실사를 함으로써 A사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상 중요사항의 거짓 기재를 '방지'하지 못하였고 ② 증권신고서 중 중요 투자위험요소의 기재 누락을 '방지'하지 못한 중대한 과실을 이유로 2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 원고는 ① 증권신고서상 형식적으로 공동주관회사일 뿐 실질적으로는 A사로부터 직접 이 사건 증권의 인수를 의뢰받지 않았고 인수조건 등을 정하지도 않았으므로 원고는 과징금 부과 대상자인 '증권의 발행인으로부터 직접 증권의 인수를 의뢰받아 인수조건 등을 결정하는 인수인'에 해당하지 않으며 ② 증권신고서 허위기재를 방지하는데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음을 이유로 과징금 20억 원의 부과처분 취소를 구하였다.


    나. 판결요지
    (1) 원심 : 개정 전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35조 제2항에 의하여 과징금 부과 대상은 '증권의 발행인으로부터 직접 증권의 인수를 의뢰받아 인수조건 등을 결정하는 자'이므로 이 사건 증권을 배정받은 것에 불과한 원고는 인수조건 등을 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아 '인수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또한, 과징금 부과대상은 '중요사항을 기재 또는 표시하지 아니한 행위'를 한 자이며 이를 방지하지 못한 것은 과태료 대상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였다.


    (2) 대법원 : '주관회사'는 개정 전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35조 제2항에 정한 '증권의 발행인으로부터 직접 증권의 인수를 의뢰받아 인수조건 등을 결정하는 인수인'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주관회사'로서의 지위를 취득한 이상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인수인은 증권신고서 중 '인수인 의견'란에 대해 거짓 기재를 한 경우에만 과징금 부과의 대상이 된다는 원심 판단 역시 위 법리에 반한다고 판단하였다(파기환송).


    다. 해설
    대상판결은 개정전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35조의 '인수인'은 실질적으로 증권의 발행조건 등을 정한 경우뿐 아니라 '공동주관회사'와 같이 인수에 참여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판시하여 인수인의 범위를 넓게 인정하였는데 증권의 발행시점에서 주관회사의 역할 등을 고려한 것으로 이해된다. 참고로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35조 제2항 제1호는 이 사건 처분이 있은 후인 2017년 5월 8일에 단순히 '인수인'으로만 개정되었다. 이에 따라 현재는 '인수인'이기만 하면 과징금 부과 대상이다.


    3.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의 거짓 기재로 인한 손해액을 증명하는 것이 곤란한 경우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다는 판결(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다223747 판결)
    가. 사안의 개요

    피고는 금융투자업자로서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A사가 실시한 유상증자(이하 '이 사건 유상증자')의 대표주관회사이다. 원고들은 이 사건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A사의 주식을 취득한 투자자들이다. B사는 이 사건 유상증자 이전에 A사의 경영권을 양수하기로 하는 '주식 및 경영권양수도계약'을 체결하고 한 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하였다. 본 유상증자에 관한 투자설명서에는 위 경영권 인수자금이 B사의 자기자본과 차입금으로 조달되었으며 향후 차입금은 B사의 자본금으로 전환될 예정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이 사건 유상증자에 관한 증권신고서 및 투자설명서가 작성·제출될 당시 A사의 최대주주인 B사에 관하여 자본금 변동이 없었음에도 피고는 위 증권신고서 등의 '인수인의 의견' 부분에 B사가 A사를 인수하기 위하여 차입한 자금 중 약 80%가 자본금으로 전환되었다는 내용을 기재하였다(이하 '이 사건 기재'). 이후 A사의 주식은 이 사건 유상증자 후에 감사의견 거절과 자본 전액 잠식 등을 이유로 상장폐지되었다. 이에 원고들은 위 증권신고서의 사건 기재가 자본시장법 제125조 제1항의 중요사항에 관한 거짓 기재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자본시장법 제126조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나. 판결요지

    이 사건 기재는 자본시장법 제125조 제1항의 '중요사항에 대한 거짓 기재'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사건 유상증자 후 B사의 횡령·배임과 그로 인한 감사의견 거절, 법인회생절차개시, 상장폐지 등 다양한 요인들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성질상 이 사건 기재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를 다른 요인과 구분하여 증명하는 것이 극히 곤란하고 손해의 상당 부분은 B사의 횡령·배임으로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10%로 제한한 원심 판결은 타당하다.

     
    다. 해설
    대법원은 과거에도 증권신고서 등의 거짓 기재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소송에 있어서도 손해의 공평 부담의 원칙이 적용된다는 점은 동일하므로 과실상계나 공평의 원칙에 기한 책임제한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16765 판결).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취지를 유지하면서도 주가하락의 구체적이고 다양한 사정을 고려하였다. 책임의 공평한 분배라는 점에서 타당하다.


    4. 외부감사인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에서 감사보고서와 검토보고서에 관한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달리 판단한 판결(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4다11895 판결)
    가. 사안의 개요

    원고는 상장법인인 A저축은행의 주식을 1999년부터 2007년까지 및 2011년 총 2차례에 걸쳐 취득한 투자자이다. A저축은행의 외부감사인인 피고 B회계법인은 2008년도 및 2009년도 재무제표에 대해 적정의견을 표명하였고, A저축은행 임직원의 불법대출 사실 등이 언론에 보도되었음에도 2011년 5월 16일 적정의견을 표명한 분기 검토보고서를 공시하였다. 이후 2008년도 재무제표의 분식회계 사실이 밝혀지자 금융위원회는 2011년 9월 18일 A저축은행에게 영업정지처분을 하였고 피고 B회계법인은 다음날 2010년도 사업연도의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거절을 표명하였다. A저축은행은 2011년 10월 14일 상장폐지되었으며 A저축은행의 최대주주인 피고 C와 대표이사 피고 D는 외부감사법 위반 등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원고는 피고들에게 자본시장법 및 외부감사법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와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선택적으로 청구하였다.


    나. 판결요지
    (1) 원심 :
    분식회계를 한 당사자 및 부실감사를 한 감사인에 대하여 민법상의 불법행위책임을 근거로 배상을 구하는 경우에는 그 손해액 산정에 있어서 자본시장법 및 외감법상의 손해액 산정에 관한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이에 부실감사로 상실하게 된 주가에 상응하는 금액으로 손해액을 다시 산정하여 피고들의 책임을 40%로 제한하였다.

     
    (2) 대법원 :
    원심의 결론 대부분을 유지하였다. 다만, 외부감사인인 피고 B회계법인의 책임은 직접적으로 고의의 불법행위를 저지른 피고 A저축은행의 최대주주 C와 대표이사 D의 책임과는 그 발생 근거와 성질에 차이가 있고, 회계감사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피고 C, D의 범죄행위가 원고가 입은 손해의 확대에 기여하였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원심이 피고들의 책임비율을 동일하게 정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다. 그러나 책임제한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하며 원심의 판단이 형평에 어긋날 정도는 아니므로 결론을 변경하지는 않았다.


    다. 해설
    대상판결은 외부감사인과 분식회계 등의 주체에 대한 책임제한 비율을 달리해야 한다는 기존의 판시를 확인하였다. 특기할 만한 점은 외부감사인의 감사와 검토를 구분하여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한 것을 들 수 있다. 감사절차는 합리적인 수준의 확신을, 검토절차는 보통 수준의 확신을 얻도록 설계된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감사보고서와 검토보고서에 대한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달리 보았다.

     

    5. 회계감사기준이 감사인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할 때 주요한 기준이 된다는 판결(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
    가. 사안의 개요

    A저축은행은 2008년도 재무제표(이하 '이 사건 재무제표')를 작성하면서 대손충당금 418억 원을 과소계상하였다. 당시 외부감사인이었던 피고 B회계법인은 이를 인식했음에도 적정의견을 표시하였다. 이후 A저축은행은 두 차례에 걸쳐 후순위사채를 발행하였는데 그 증권신고서에 이 사건 재무제표가 첨부되고 피고 B회계법인의 감사의견이 기재되었다. 이후 A저축은행은 파산하였다. 후순위사채의 원금과 미수령이자를 전액 지급받지 못한 원고들은 피고 A저축은행에게는 자본시장법 제125조에 따른 손해배상을, 피고 B회계법인에게는 감사인으로서의 책임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나. 판결요지
    (1) 원심 :
    피고 A저축은행의 증권신고서 허위기재 책임을 인정하고, 피고 C회계법인은 재무제표에 거짓기재가 있음을 알면서도 감사보고서에 적정의견을 표시하였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인용하였다.


    (2) 대법원 : 외부감사법에 따라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정한 회계감사기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감사인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의 주요한 기준이 되는 바, 사후적으로 재무제표에서 일부 부정과 오류가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감사인이 감사업무를 수행하면서 전문가적 의구심을 가지고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고 경영자 진술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확인절차를 거치는 등 회계감사기준 등에 따른 통상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면 그 임무를 게을리하지 아니하였음을 증명하였다고 보아 피고 B회계법인의 책임은 없다고 판시하였다(파기환송).


    다. 해설
    회계감사기준이 감사인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할 때 기준이 된다는 점은 앞서 대법원 2011. 1. 13. 선고 2008다36930 판결에 의해 설시된 바 있다. 대상판결은 이를 재확인함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회계감사기준을 적극적으로 인용하면서 주의의무의 내용을 구체화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6. '타인에게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하게 하는 행위'에서의 '타인'의 범위에는 정보의 직접 수령자뿐만 아니라 위 직접 수령자를 통하여 정보를 제공받은 자도 포함된다는 판결(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7도18164 판결)
    가. 사안의 개요

    코스닥시장 상장법인인 피고인 A사의 IR파트장인 피고인 B, IR파트 직원인 피고인 C, D는 2013년 10월 10일경 '2013년 3분기 실적 가마감 결과 영업이익이 70억 원에 불과하다'는 정보를 취득하였다. 피고인 B, C, D는 증권회사에서 피고인 A사의 기업분석을 담당하고 있던 애널리스트인 피고인 E, F, G에게 3분기 영업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취지의 정보(이하 '이 사건 정보')를 알려주었다. 피고인 E. F, G는 총 12회에 걸쳐 이 사건 정보를 자산운용사 소속 펀드매니저들에게 전달하였고 위 펀드매니저들은 이 사건 정보를 이용하여 위 정보가 공개되기 전에 각 자산운용사 등에서 보유하고 있던 피고인 A사 주식을 매도하여 약 52억 원 상당의 손실을 회피함과 동시에 주식을 공매도하여 14억 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하였다. 이에 피고인 A사의 IR담당자인 피고인 B, C, D는 자본시장법 제174조(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위반으로 기소되었다.

     
    나. 판결요지
    (1) 1심 : 피고인 B, C, D가 미공개 내부정보를 펀드매니저들에게 전달함으로써 이를 이용하게 할 범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하였다.

     
    (2) 항소심 : ①자본시장법 제174조 제1항은 처벌의 대상인 정보제공자를 열거하고 있고, 제6호는 제1차 정보수령자를 '내부자로부터 미공개 중요정보를 받은 자'로 특별히 규정하고 있으며, ②미공개 내부정보는 전달과정에서 상당히 변질될 수 있고 규제대상을 적절한 범위 내로 제한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1항이 규정하는 '타인'은 '정보제공자로부터 직접 정보를 수령받은 자'로 제한하여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아 피고인 B, C, D를 무죄로 판단하였다.


    (3) 대법원 :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1항은 상장법인의 내부자 및 제1차 정보수령자(이하 '수범자'라 한다)가 업무 등과 관련된 미공개중요정보를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위 규정에 따른 금지행위 중 '타인에게 미공개중요정보를 특정증권 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에 이용하게 하는 행위'에서 '타인'은 반드시 수범자로부터 정보를 직접 수령한 자로 한정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정보의 직접 수령자가 당해 정보를 거래에 이용하게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위 직접 수령자를 통하여 정보전달이 이루어져 당해 정보를 제공받은 자가 위 정보를 거래에 이용하게 하는 경우도 위 금지행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파기환송).


    다. 해설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1항의 전신인 구 증권거래법 제188조의2 제1항의 해석과 관련하여 과거 판례(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0도90 판결)는 내부자로부터 미공개 내부정보를 수령한 제1차 정보수령자가 직접 거래를 하지 않고 제2차 정보수령자에게 다시 정보를 전달하여 제2차 정보수령자가 거래를 한 사안에서 내부자의 형사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타인에게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하게 하는 행위'에서의 '타인'에는 제1차 정보수령자뿐만 아니라 제2차 이후의 수령자도 해당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했기에 이에 대한 해석상 논란의 소지가 있었다. 이번 판결은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1항의 '타인'의 의미를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이숭희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한국증권법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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