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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논단

    지방분권과 재정분권

    성중탁 교수 (경북대 로스쿨)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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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Ⅰ. 서론

    문재인정부 내내 꾸준히 제기되었던 헌법 개정 논의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졌던 지방분권 강화 논의와 관련하여 몇 자 적어보고자 한다. 지방분권은 말 그대로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정부에 대폭 이양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법률로 권한을 이양만 하면 지방분권이 곧바로 쉽게 확립되는 것이 아니다. 이에 지방분권의 하위 필수개념에 해당하는 지방 재정 분권에 대해 곱씹어 보고자 한다. 지방일괄이양법 제정에 따라 올해부터 중앙부처의 336개 중앙행정권한과 사무가 각 도로 이양된다.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2004년 노무현정부 때부터 논의됐던 방안이 16년 만에 국회 문턱을 넘어 법으로 제정된 것이다. 분야별 46개 법률을 하나의 법률로 묶어 처리해 사무 이양 속도를 앞당겼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지만 일부 아쉬운 점들이 눈에 띈다. 이양 사무 대다수가 인·허가, 신고등록, 과태료, 검사명령 등 단순 업무 위주로 구성된 점과 중앙부처가 직접 처리하던 사무를 이양받은 비중은 25%에 불과한 점 등은 향후 2차 지방이양일괄법 제정 추진 때 재고해야 할 사항이다. 그럼에도 이번 지방이양사무는 자치분권의 핵심인 지방자치권 확대에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Ⅱ. 지방재정 분권의 구조적 한계

    지방분권과 지방자치의 가장 중요한 경제적 의의는 각 지역 주민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내용과 수준의 지방공공서비스를 이용하고 소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자치와 자율은 권한만의 이양이 아닌 책임, 즉 경비를 스스로 부담한다는 것을 전제로 주어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율과 책임을 통해서 지방재정 운용의 독립성과 효율화를 달성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이러한 지방자치제의 고유한 의의를 근본적으로 살리지 못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세원의 제약으로 인해 자율과 책임의 원리가 원활히 작동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지방정부는 전체 국가 재정의 60%를 지출하지만 지방세의 비중은 여전히 20%에 불과한 실정이며 이로 인해 지방자치단체의 재원은 상당부분 중앙정부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인바, 국세 대비 지방세 비중이 2015년 24.6%, 2016년 23.7%, 2017년 23.3%, 2018년 22.3%, 지난해 21.7%로 오히려 매년 감소하는 상황에서 '지방일괄이양법' 시행으로 재원조달책 없이 돈 들어갈 사무만 덜컥 받아서는 곤란하다. 이런 현상에 대해 중앙정부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및 도시지역과 농어촌 지역 등 지방자치단체 상호 간의 재정력 격차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곤 한다. 특히 각 지역별 기초자치단체의 예산은 그 규모나 평균소득 수준 등으로 볼 때 더 심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구조 하에서 재정력의 평준화를 도모하려면 중앙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거의 유일하게 자주재원의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했던 재산세마저 종합부동산세 도입으로 자주재원으로서의 기능에 타격을 입고 있는 실정이다. 기초자치단체의 자율적 세원으로 가장 적합한 것은 재산 보유에 대한 세금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재산세를 지방자치단체의 중심 세목으로 하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인식에 근거하고 있다. 다른 세목에 비해 자치 단체 상호간의 세율의 차이가 경제 전체의 자원 배분을 왜곡하는 효과가 작다고 인정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재산 보유에 대한 세원 중 상당 부분이 종합부동산세의 도입과 함께 국세로 편입되었고 재산세 운영에 제한적으로 부여되던 자율권이라고 할 수 있는 탄력세율 제도마저 제한되고 있다. 이러한 지방재정 구조하에서 자치단체장들의 정치적 역량은 중앙정부에 대한 로비능력에 의하여 평가되는 좋지 않은 관행을 되풀이하게 되었고, 이는 되레 중앙정부에 대한 지방의 종속 강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자치단체장들이 중앙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많이 얻어 올수록 유능하고 일을 많이 한 것으로 인식되며 이렇게 확보된 재원은 주민들의 필요보다는 과시적인 사업에 투입되는 경향이 나타나며 지역 주민들 역시 자신들의 주머니에서 부담한 돈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한 지출행태에 대해 묵인하거나 지지하게 된다.


    Ⅲ. 우리나라 조세정책의 문제점

    우리나라 조세정책 중에서 반성장적 요소는 성장에 필요한 중요한 생산요소들을 국외로 몰아내는 높은 세부담률과 자본 및 고급인력 등에 대한 과도한 세금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으로 간 법인과 공장들을 국내 전국의 지방으로 유치만 할 수 있다면 지방자치단체의 독립적 재원 운영이 한결 쉬울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국세에 해당하는 법인세와 소득세, 상속증여세(기업상속 포함)에 대한 높은 세부담 구조는 재산과 인력의 국외 유출은 물론 국내적으로도 자원배분의 왜곡을 가져옴으로써 경제적 비효율을 야기하는 주요 요인이 되며, 나아가 우리나라와 같이 면세점이 높은 구조 하에서 소득수준이 높은 근로자와 일부 자영업자 등에게 지나치게 편중된 소득세 부담(전체 소득세의 80% 가까이 부담) 구조 등은 일부 지출 세목에서 정치적인 문제로 공공선택의 왜곡을 초래하는 측면도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국회예산정책처와 국세청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근로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면세자는 2018년 기준으로 38.9%다. 미국(30.7%), 캐나다(17.8%), 호주(15.8%) 등에 비해 높은 수치다. 이에 비해 한국은 고소득자에 대한 세수 의존도가 높다. 근로소득과 종합소득을 합한 통합소득 기준으로 상위 10%가 전체 소득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이 78.5%(2017년 기준)로 미국(70.6%), 영국(59.8%), 캐나다(53.8%)보다 높았다. 종합소득세만 놓고 보면 소득 상위 10%의 납세 비중은 2018년 86.4%다. 상위 20%로 확대하면 이 숫자는 93.9%로 올라간다. 반면 같은 시기 하위 10%의 납세 비중은 0%이며 하위 50%로 확대해도 0.9%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현상은 투표자들의 재정에 대한 책임성을 떨어뜨리고 포퓰리즘적인 재정확대 또는 재정낭비를 초래할 가능성을 크게 한다. 소득세의 증가를 통해 새로운 재정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소득세를 부담하지 않는 사람들은 아무런 부담이 없이 혜택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효과를 나타내는 조세정책이 종합부동산세이다. 이 세목은 부동산을 많이 가진 소수의 가계에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여 그것을 지방재정균등화의 목적 등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는바, 갈수록 계층간 반목과 위화감만 크게 하여 자유 시장경제 질서를 교란시키는 가교 역할을 한다. 이러한 요인은 포퓰리즘적인 재정의 확대 또는 낭비를 초래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성장의 둔화와 재정 건전성의 훼손을 초래한다는 것이 관계 전문가들의 의견인바 남미와 그리스 등 포퓰리스트 정권을 선택했던 국가들이 걸어갔던 길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요인들이 얼마나 커다란 해독을 가져올 수 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Ⅳ. 개선방안

    이러한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조세제도의 매우 근본적인 개혁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다양한 이해집단의 요구에 크게 영향을 받는 부분적이고 빈번한 개편으로는 현재의 우리 경제 및 재정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 조세뿐만 아니라 공공부문 전반의 운용전략의 개선과 재정지출에 대한 강한 구조조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방안으로는 세출면에서는 국가와 지방의 균형을 이루어야 하며 또한 세원분배의 상황과의 괴리를 축소하여야 한다. 아울러 가능한 한 납세자가 국가와 지방 각각에 대하여 제공되는 행정서비스의 재원으로서 필요한 세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수익과 부담의 명확화를 도모하는 것이 계속해서 중요한 정책과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방재정의 독립성과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세로부터 지방세로의 세원이양뿐만 아니라 지방세 자체의 충실화도 필요하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을 지고 독립적인 행정운용을 하기 위해서는 지방세의 충실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바, 지방세의 충실성 확보는 지방분권의 성공과 긴밀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각 지자체별 재정격차의 해소도 중요한데 가장 확실한 방안으로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기업과 공장이 지방으로 골고루 유치가 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복수의 지방자치단체에 걸쳐 활동하는 법인에 대해서는 일정한 분할기준을 마련하여 지역 간 격차를 고려하여 법인세 과세표준을 분할하는 방안을 생가해 볼 수 있다. 지방법인세의 납세자는 각 법인이며, 과세표준은 법인사업세에 대해서는 소득, 부가가치액, 자본 등의 금액, 수입금액 등이 되고 법인주민세의 경우에는 법인세액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1개사의 납세자가 지점이나 영업소, 공장 등을 복수의 지방자치단체에 걸쳐 설치 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과세표준을 산정함에 있어 납세자의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지역 간의 재정상황을 고려하여 과세한다면 지방간 재정격차를 해소하는데 일말의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성중탁 교수 (경북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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