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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놓고 검·경 잇따라 충돌

    검찰 “사법경찰리 작성조서는 위법증거수집 해당”

    강한 기자 strong@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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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일부 검찰청에서 사법경찰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보완수사 요구와 함께 경찰로 사건을 돌려보내는 사례가 잇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은 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지휘권이 폐지되면서 경찰 수사의 적법절차 등에 대한 감독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져 경위 이상 간부급 경찰인 사법경찰관이 직접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는 등 관련 형사소송법을 더욱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경찰은 일부 검사들이 형사사법제도 개편에 따른 불만 등으로 수십년간 지속해온 실무관행을 뒤엎는 방식으로 압박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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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법경찰리 작성 조서는 위법수집증거"… 檢, 보완수사 요구 잇따라 =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검 안동지청(지청장 박철완)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시행된 올 1월 1일 이후 지금까지 경찰이 송치한 형사사건 30건에 대해 '위법수집증거'를 이유로 보완수사 요구를 했다. 사법경찰관이 아닌 사법경찰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안동지청 관할 지역에서는 시·군 경찰서가 송치한 일부 사건의 처리가 지체되고 있다. 현재까지 검찰이 재보완 요구까지 한 사례는 없지만, 일부 경찰서에서는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대해 불이행 통지를 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소송법 제197조는 △경무관, 총경, 경정, 경감, 경위 등 경찰 간부를 '사법경찰관'으로 정해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이들이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하도록 하고 있다. 또 △경사, 경장, 순경은 '사법경찰리'로서 수사업무를 보조하도록 하고 있다.

     

    보완수사 요구,

     안동·포항·충주지청 등서 이어져


    이어 같은 법 제243조는 '검사가 피의자를 신문함에는 검찰청수사관 또는 서기관이나 서기를 참여하게 하여야 하고,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신문함에는 사법경찰관리를 참여하게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 등 현행 형사소송법은 피의자신문조서 작성을 포함한 수사업무의 주체로 검사와 사법경찰관을 명시하고 있다.

     

    본보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안동지청은 △사법경찰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와 △사법경찰리가 사법경찰관을 참여하게 하고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 △기록 상단에 사법경찰리가 피의자임을 확인했다고 기재한 동시에 하단에는 사법경찰관이 변호인 조력권을 고지했다고 기재하는 등 모순이 발견되는 피의자신문조서 △사법경찰리가 작성한 진술조서 △참고인 진술을 수사보고에만 기재한 경우 등에 대해 보완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안동지청은 "이 같은 조서 등은 형사소송법 위반"이라며 "재판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지적하면서 △사법경찰관이 사법경찰리를 참석시킨 상태에서 피의자를 신문하고 조서를 작성하도록 해 기록에 첨부할 것과 △사법경찰관이 직접 참고인을 조사하고 조서를 작성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경찰 

    “수십년 지속된 실무관행 

    뒤엎지 말라” 반박

     

    안동지청 관계자는 "새로운 수사시스템을 시행하면서 형사소송법에서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사법경찰리에 대한 지휘 규정이, 수사준칙에서 사법경찰리의 조서 작성에 대한 근거가 각각 삭제됐다"며 "현행법상 사법경찰리의 역할은 수사 보조에 국한되고, 사법경찰관이 사법경찰리의 명의로 조서를 작성하도록 지휘할 근거도 없으므로 지휘 여부를 불문하고 (사법경찰리에게) 조서 작성 권한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는 법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며 "위법수집증거로 판단되는 이상, 시험 삼아 법원에 잘못된 조서를 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같은 내용의) 보완수사 요구를 계속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대법원이 이미 판례로 사법경찰관의 수사지휘를 전제로 한 사법경찰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적법성을 인정하고 있다"며 "이 판례의 적용을 부정할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데도 동일한 피의자에 대해 불필요한 조서를 재작성토록 하는 것은 피의자에 대해서도 인권침해 우려가 높은 부당한 요구"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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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경 갈등 재발 조짐 = 이 같은 보완수사 요구는 안동지청 외에도 포항·충주·청주지청 등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경찰리가 피의자신문조서를 주도적으로 작성하는 실무관행을 둘러싸고 검·경 갈등도 재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법원은 1982년 12월 '사법경찰리가 작성한 진술조서 및 피의자 신문조서의 적법성'과 관련해 "사법경찰리가 검사 등의 지휘를 받고 수사사무를 보조하기 위해 작성한 서류라면 권한 없는 자의 조서라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82도1080 등). 하지만 거의 40여년 전 판례인데다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 등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형사사법체계의 대변화가 있었던 터라 현재에도 이 판례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다.

     

    특히 대법원은 검찰주사 등이 검사의 지시에 따라 검사가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의자였던 피고인을 신문하고 검사는 조사 직후 피고인에게 개괄적으로 질문한 사실이 있을 뿐인데도 검사가 작성한 것으로 되어 있는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해 "이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1항 소정의 '검사가 피의자나 피의자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로 볼 수 없으므로 그 증거능력 유무는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와 마찬가지 기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며 "따라서 이 같은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그 내용을 부인하는 이상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판시하기도 했다(2002도4372).

     

    소수의 경찰간부 피의자 직접조사 

    사실상 불가능 

     

    문제는 검찰이 이 같은 입장을 고수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이다. 소수의 경찰 간부들이 모든 사건의 피의자 등을 직접 조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필요성도 적다는 것이 경찰 측 주장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9년 형사사건 발생 건수는 약 200만건이다. 고소·고발 사건 161만여건, 교통법규 위반 사건 21만6000여건, 사이버범죄 13만2000여건 등이다. 사법경찰관은 전체 경찰 인력의 23%에 해당하는 2만8208명, 사법경찰리는 77%에 해당하는 9만4671명이다.

     

    한 경찰 출신 변호사는 "지금까지 사법경찰리가 작성한 조서가 실무상 문제가 되지 않은 이유는 법정에서 당사자가 '부동의'하면 현출될 수 없었기 때문인데, 수사권 조정 이후에도 이 같은 실무에는 변함이 없다"며 "일부 검사들이 꼬투리를 잡으며 몽니를 부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사법경찰리가 작성한 조서도 탄핵증거로는 쓰일 수 있고, 판례도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지휘를 전제로 해당 조서를 크게 문제삼지 않았을 뿐"이라며 "기존에는 검사가 경찰의 수사를 지휘해 사건 진행 과정에서의 적법절차 준수 등을 감독했지만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대한 통제 기능이 상실됐기 때문에 경찰 수사를 감시할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도 배제될 예정인 만큼, 조서에 대한 적법절차가 강화돼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국민피해 최소화위해 

    정책적 보완 주문도

     

    ◇ "수사권 독립 경찰, 적법절차 강화해야" =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실무상 협력을, 장기적으로는 입법적·정책적 보완을 주문하고 있다.

     

    한 로스쿨 교수는 "영국에서는 긴급체포 등을 할 수 있는 주체를 고위 계급 경찰로 한정하고 있다"며 "수사권 독립을 한 경찰이 권한과 책임에 맞는 의무를 수용하고 변화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로스쿨 교수는 "모든 경찰서에 사법경찰관을 배치하고, 변호사 자격자 등 법률가 출신 경찰도 보강해야 한다"며 "수사 보조자인 사법경찰리 작성 조서는 인력에 비해 업무가 과중했던 시절 실무상 용인된 것으로 봐야 한다. 검사 다음은 법정이다. 검사가 지휘하던 시절에는 경찰이 재판 단계를 덜 염두에 둬도 됐지만 앞으로는 적법절차 원칙에 보다 민감해져야 한다. 법과 원칙에 맞게 조직과 인력 운용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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