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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요초대석

    [목요초대석] 국내 최초 '일본조세법' 번역서 출간… 안좌진 판사

    한·일 조세법 쟁점마다 각주 달고 세밀히 비교

    이용경 기자 yklee@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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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하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비교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 판례나 문헌만 보면 지금의 실무상 처리가 '마땅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하기 쉽지만, 다른 나라의 제도를 살펴보면 문제를 한 발짝 떨어져 살펴볼 수 있게 해줍니다. 이는 법률이나 실무처리의 변화에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월 일본 도쿄대 법학부의 마스이 요시히로 교수가 쓴 '조세법입문(박영사 펴냄)' 번역서를 출간한 안좌진(39·사법연수원 38기·사진) 창원지법 판사는 비교법적 연구의 가치를 이같이 강조했다. 일본 조세법 서적이 우리말로 번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판사는 책을 번역하면서 한·일 조세법에 관한 거의 모든 쟁점에 각주를 달고 우리법과 일본법을 세밀히 비교했다.

    비교법은 

    다른 나라 제도

     한 발짝 떨어져 볼 수 있어


    안 판사가 조세법에 관심을 가진 것은 서울대 법대 재학 시절부터였다.
     
    "학부시절 이창희 교수님의 세법 강의를 들었는데, 세법이 너무 어려워 이해가 잘 되지는 않았지만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법학뿐만 아니라 경제학이나 경영학과 같은 다른 학문들과 융합된 분야라는 점에서 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때 수강을 계기로 대학원에서 조세법을 전공하게 됐고, 판사로 임관한 후에는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서울행정법원 조세전담부와 고등법원 행정부에서 근무할 수 있었습니다."
     
    조세법을 향한 안 판사의 관심은 도쿄대 대학원 법학정치학연구과 객원연구원으로 있으면서 더욱 깊어졌다.
    "도쿄대에 유학하던 시기에 마스이 요시히로 교수님 수업을 청강했는데, 한국에 관심이 많은 교수님께서는 매 수업시간마다 '안 판사님, 이 쟁점(조문, 판례 등)은 한국에서 어떻게 처리되고 있나요?'라고 질문을 하셨습니다. 마스이 교수님 수업은 조세전문 변호사들도 많이 듣는 수업이라, 한국 법률가로서 제대로 대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그날 수업의 쟁점이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돼 있는지 관련 서적과 논문을 읽고 들어갔는데, 그렇게 하다보니 우리나라 세법은 물론 일본 세법에 훨씬 이해가 깊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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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판사는 "조세법에 관한 자세한 비교법적 연구를 시도해 보면 사람들에게 아주 유익하겠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번역서 출간 계기를 밝혔다.
     
    "번역서에 500개가 조금 넘는 각주를 달아 우리법과 비교를 시도했고, 일본 판례나 제도에 대한 보강 설명도 넣었습니다. 이를 통해 번역서만으로 양국 제도의 완결적인 이해가 가능하도록 해 우리나라 대학에서 조세법 기본교재로 사용하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출간과정에서 특히 어려웠던 점은 부록의 일본 조세법령 번역이었는데, 일본의 조세법령은 대체로 한 개의 항을 한 문장으로 이어서 쓰고 표현도 너무 어려워 일본인이 읽더라도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것을 실수 없이 번역하려다보니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안 판사는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에서 한국과 일본의 차이도 설명했다.
     
    "소득세법의 경우 우리나라는 '무엇이 양도소득이 발생하는 자산인지', '어떤 경우에 기타소득이 발생하는지에 대해서 법률 자체가 상당히 자세한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양도소득'과 '잡소득'에 대해 열린 형태로 추상적인 규정을 두고 있어 과세관청과 법원이 구체적인 케이스마다 무엇이 '양도자산'이고 어떤 경제활동이 '잡소득'의 대상이 되는지 해석을 통해 밝혀줘야 합니다. 우리나라 소득세법에 비해 '순자산증가설'에 보다 가까운 입법례라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예컨대 '가상화폐'로 인한 소득의 경우도 별도의 입법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과세를 하게 됩니다. 법인세법 분야에 있어서는, 일본은 '동업기업과세특례' 제도가 도입돼 있지 않고, 우리나라의 '부당행위계산부인'에 대응하는 일본 법인세법상 '동족회사의 특칙'이 '회사의 주주구성'을 중시한다는 점, 의제배당의 산정구조가 다르다는 점 등을 차이점으로 들 수 있습니다."
     

    변역서만으로 

    양국 제도 이해할 수 있도록 집필

     
    현재 형사재판을 맡고 있는 안 판사는 조세법이 업무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조세범처벌법 위반 사건에서 뿐만 아니라 세무회계에 대한 지식은 재산범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동시에 형사재판을 하면서 조세법에 대한 이해도 깊어진다고 할까요. 예컨대 인간의 어떤 행위를 억제하고자 할 때 형사벌을 쓰는 방법과 행정법적 제재를 가하는 방법, 세금을 매기는 방법 등이 있고, 그 경계설정을 연구하는 것도 세법의 한 분야입니다. 여기서 형사실무에 대한 이해는 세금의 바람직한 모습을 그리는데 크게 도움이 됩니다."
     
    안 판사는 앞으로도 비교법적 연구를 지속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조세법입문이 출간된 이후 공공기관 등에서 이와 관련된 특강 요청이 들어와 있는데 업무가 많아 시간을 내는 것이 쉽지 않지만 가능하면 응해볼 생각입니다. 장기적으로 일본에 유학했던 실무가·연구자들과 함께 일본법 서적을 집필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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