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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차별’ 논란 휩싸인 법무부 ‘체류관리지침’

    “방문자 여성 한정… ‘성차별 금지’ 헌법위반” 지적도

    이용경 기자 yklee@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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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무부가 결혼이민자의 출산과 양육을 도울 수 있도록 부모 외의 가족에게도 방문동거(F-1) 체류자격을 부여하면서 그 대상을 여성으로 한정해 '성 차별적 지침'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법원이 이 같은 '체류관리지침'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는데도 불구하고 지침을 개정하지 않고 있어 법무부가 판결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0단독 안금선 판사는 베트남 국적 남성 A씨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장을 상대로 낸 체류기간 연장 등 불허가처분 취소소송(2020구단15591)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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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의 여동생인 B씨는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두 자녀를 출산하고 법무부로부터 귀화허가를 받아 우리 국적을 취득했다. A씨는 2019년 단기방문(C-3) 체류자격으로 입국한 다음 여동생의 자녀 양육을 돕겠다며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 방문동거 자격으로 체류자격 변경을 신청했다. 하지만 'A씨의 조카들이 모두 만 7세 이상이고, 부모가 만 65세 미만으로 고령이 아닌 데다 A씨는 여성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현행 법무부 체류관리지침은 임신·출산한 결혼이민자가 부모에게 도움을 받기 어려운 경우 자녀 양육 지원을 목적으로 부모 외 다른 가족에게 양육지원대상 자녀의 연령이 만 7세가 되는 해의 3월까지 최장 4년 10개월 동안 방문동거 체류자격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그 대상을 만 18세 이상의 4촌 이내 혈족인 '여성' 1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결혼이민자 출산·양육 도울 

    부모 외 가족 방문동거

     

    A씨는 "여동생과 한국인 매부 모두 경제활동을 하고 있어 내가 조카들 양육을 도울 수밖에 없는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체류자격 변경 신청을 거부한 것은 양육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안 판사는 "A씨의 조카들이 모두 만 9세와 만 8세로 지침의 기준을 넘어섰고, 여동생 B씨가 남편, 시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A씨의 체류자격을 변경할 필요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안 판사는 판결문에서 현행 체류관리지침이 '사회적 타당성을 현저히 잃은 성차별적 규정'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18세 이상 4촌 이내 여성 1명에게만

     체류 자격부여

     

    안 판사는 "(지침에 따르면) 4촌 이내의 출산·양육지원이 가능한 남성 혈족을 둔 결혼이민자의 경우 4촌 이내의 출산·양육지원이 가능한 여성 혈족이 있는 결혼이민자와 달리 출산·양육지원을 받지 못하는 차별을 받게 된다"며 "이러한 차별적 취급을 정당화할 만한 합리적 이유를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법무부 측은 결혼이민자의 가족 중 상당수가 불법취업으로 적발됐고 성인 남성이 취업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서 하루종일 조카를 돌본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하지만, 불법취업으로 적발된 결혼이민자의 가족 중 남성의 비율이 여성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다고 볼 만한 자료가 전혀 없고, 국내에서도 상당수의 남성이 육아휴직을 하거나 적극적으로 자녀 양육에 참여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외국인이라도 성인 남성이 출산·양육지원을 위해 국내에 체류하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기관인 피고가 사무처리준칙에 명시적으로 결혼이민자의 가족 중 여성만이 출산·양육지원 목적으로 국내체류가 가능하도록 규정하는 것은 육아는 여성의 전유물이고 남성은 보조자에 불과하다는 고정관념 내지 편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강화하는 것이어서 그 자체로 국가기관의 재량권 행사 기준으로서의 사회적 타당성을 현저히 잃은 성차별적 내용"이라고 판시했다.

     

    앞서 2019년 10월, 서울고법 행정1-1부(재판장 고의영 부장판사)도 법무부 체류관리지침을 '성 차별적 규정'이라고 지적했다.


    아직도 ‘육아는 여성 전담’ 

    고정관념에서 못 벗어나 

     

    당시 재판부는 베트남 국적 남성 C씨가 인천출입국·외국인청장을 상대로 낸 체류기간 연장 등 불허결정 취소소송(2018누78253)에서 "출입국관리법의 위임을 받은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은 결혼이민자 가족의 방문동거 체류자격을 여성으로 한정하지 않았다"며 "법무부 체류관리지침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고, 여성이 아니라는 사유로 방문동거 체류자격 불허처분을 내린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적 취급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뒤집고 C씨의 손을 들어줬다.

     

    법무부가 상고하지 않아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하지만 법무부는 여전히 체류관리지침을 개정하지 않고 있다. 

     

    정형근(64·사법연수원 24기)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당시 법무부가 대법원에 상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고심에서 패소를 예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방문동거 체류자격을 여성으로 국한한 것은 성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무부는 남성이 취업 등의 목적으로 입국하려 한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입국 목적을 위반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에 따라 의법조치하면 될 일"이라며 "그러한 사유는 차별을 정당화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육아는 여성이 전담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태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법원 판결로 위법성이 지적됐음에도 입법부작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행정소송법 제30조 1항 '처분 등을 취소하는 확정판결은 그 사건에 관해 당사자인 행정청과 그 밖의 관계행정청을 기속한다'라는 '취소판결의 기속력' 규정에도 위반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원 잇따른 지적에도 

    개정 않고 지침 그대로 유지

     

    이주민 관련 소송을 주로 담당하는 한 변호사도 "법무부 체류관리지침은 인간의 존엄과 평등권, 행복을 추구할 권리, 혼인과 가족생활에 있어 개인의 존엄과 양성 평등을 규정한 헌법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고지운(43·변호사시험 1회)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사와 동행 대표변호사는 "법무부 지침에 따르면 형제 중에 여성이 없는 경우 양육보조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실제로 이주여성 사건을 많이 하고 있지만, 그 분들이 일을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양육보조자를 확대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지침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의 행정재량 등을 존중해 유사 사례에서 원고(남성 혈족)들의 소를 기각한 사례도 있다"며 "다만, 체류관리지침이 남녀를 차별적으로 대우하고 있다는 법원과 내외부의 의견 등을 고려해 지난 해 관련 정책 연구용역을 수행했고 이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합리적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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