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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변촌’ 강원도 정선에 변호사가 떴다

    함보현 변호사 등 3명 4개월째 지역주민 무료 법률상담

    남가언 ganiii@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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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구 3만6000명이 살고 있는 강원도 정선군에 가면 시장을 비롯한 도시 곳곳에서 '변호사 무료 법률상담' 홍보 현수막을 볼 수 있다. 현수막에 안내된 장소인 정선아리랑시장 청년몰 '청아랑' 2층에서는 매달 5일장이 열리는 7일과 17일, 27일에 변호사 3명이 번갈아가며 주민들에게 성심성의껏 상담 한다. '무변촌(無辯村)' 정선에서 4개월째 지역 주민들을 위한 생활법률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는 주인공은 함보현(45·변호사시험 4회)·정진아(36·변시 5회) 법률사무소 생명 변호사와 한주현(33·변시 3회) 법률사무소 청원 변호사로, 모두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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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보현(45·변호사시험 4회) · 정진아(36·변시 5회)

     

    세 변호사는 한양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한 인연으로 뭉치게 됐다. 공익활동에 관심이 많다는 공통점도 있다.

    정 변호사는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어떻게 하면 공익활동도 해볼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하다 정선이 무변촌이라는 소식을 듣고 무료 법률상담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 달에 세 번, 오후 1~5시 사이 서너시간 동안 많을 땐 7~8명이 상담을 받기 위해 다녀간다고 한다. 정선에 오랫동안 산 어르신 뿐만 아니라 귀촌한 젊은 사람들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주민들은 상속, 분묘기지권 다툼, 교통사고, 농지 분쟁 등 다양한 문제로 이들을 찾는데, 법률상담을 받기 위해 멀리 강릉이나 원주까지 나가지 않아도 돼 좋다고 한다.


    “시효지난 사건 자료 

    한아름 들고 온 어르신 가장 기억”

     

    정 변호사는 상담자 중에서 시효가 훌쩍 지나버린 사건에 대해 옛날 자료들을 한아름 가지고 오셨던 한 어르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법률상담을 하면서 처음에는 '이건 소송해볼 수 있어요', '이건 안 됩니다'하는 답을 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문득 이 분들이 상담을 받으러 오는 이유가 꼭 그 답을 듣기 위해서만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사건도 시효가 이미 지나 법적으로는 아무런 해결도 할 수 없는 사안이었지만, 어르신께서 '왜 내가 그 때 소송을 하지 않았을까'하는 자책감을 안고 돌아가게 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가지고 오신 자료를 하나씩 훑어보며 '이 때 많이 억울하셨겠네요'하고 공감을 해드렸습니다. 그리고 어르신께서 억울함을 모두 말씀하시고 답답함을 풀고 돌아갈 수 있도록 했어요.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하나의 사건을 처음부터 함께 시작해서 마무리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 변호사 역시 주민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분쟁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창구를 만든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서울에서) 왕복 6시간이 걸리는 거리라 사실 몸은 좀 힘들어요. 하지만 한 번 갔다오면 '내가 왜 변호사를 하려고 했지?'하는 초심을 되돌아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 시장에 사무실이 있어 주민과 같이 어울리고 호흡하는 느낌도 들어요. 지금은 저희가 무료 상담을 하고 있지만, 이 곳에도 1호 법률사무소가 생겼으면 합니다. 그 때 저희는 또다른 무변촌을 찾아가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역 소멸 현상이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변호사로서 법률상담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기여하는 바가 있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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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아쉽지만 전화상담으로 방식을 전환했다. 정선 주민들이 코로나19 확산세 상황에서도 법률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공식 메일(ararilaw@naver.com)도 만들어 상담을 받고 있다.

    정 변호사는 "로스쿨을 다닐 때 변호사는 주민들이 일상적 영역에서 사소하게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볼 수 있도록 '동네 상담소' 같은 역할을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꿈이 이뤄진 것 같다"며 3개월 간의 소회를 밝혔다.

    함 변호사는 최근 타계한 이홍훈 전 대법관이 화우공익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할 때 강조했던 '공익'의 의미를 되새기며 무변촌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 대법관님께서는 변호사라는 직업은 다른 직업과 달리 공동체에 기여해야 하며, 그러한 마음을 늘 가지고 생활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어요. 지금 정선에서 법률지원 활동을 하는 것도 그런 뜻을 이어받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지역에 가서 상담을 해보고 평소 접하지 못한 사건도 해보면서 스스로를 단련시키는 기회도 되는 것 같아 많은 변호사님들께 이러한 공익 활동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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