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뉴스

    학계,학회

    급성장하는 콘텐츠 시장… 창작자 권리는 뒷전에

    창작자와 사용자의 형평성 고려한 관련법 개정 필요

    남가언 ganiii@lawtimes.co.kr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온라인게임 개발 기업에 재직하고 있는 게임디자이너 A씨는 상사인 본부장 B씨의 지휘에 따라 새 게임의 주인공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 게임이 '대박'을 치고 주인공 캐릭터 역시 큰 인기를 끌어 '굿즈(goods, 캐릭터가 그려진 다이어리, 스티커, 컵 등의 물건을 일컫는 용어)'까지 생산하게 되면서 회사는 큰 이익을 거두었다. 하지만 A씨는 회사로부터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다.


    최근 게임은 물론 이모티콘, 동영상 등을 비롯해 디지털 크리에이터들의 창작물들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블루오션으로 크게 각광 받고 있지만, 저작권법상 관련 콘텐츠가 대박이 나더라도 A씨처럼 기업에 소속된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들어 낸 창작물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3026.jpg
    업무상 저작물·직무발명 비교

     

    ◇ 창작자 보상 막는 '업무상저작물' 규정 = 창작자들이 회사로부터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이들이 만들어 낸 콘텐츠들이 저작권법상 '업무상 저작물'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창작한 사람에게 별도의 형식이나 절차 없이 저작자의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저작권법 제9조는 '법인 등의 명의로 공표되는 업무상 저작물의 저작자는 계약 또는 근무규칙 등에 다른 정함이 없는 때에는 그 법인 등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업무상 저작물은 법인·단체 그 밖의 사용자의 기획하에 법인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업무상 작성하는 저작물을 말한다. 결국 근로계약 등에 회사 재직기간 동안 만들어낸 창작물의 저작권을 창작자인 근로자에게 준다는 별도의 규정이 없는 한 이 같은 업무상 저작물은 원칙적으로 회사가 저작권을 모두 갖도록 한 것이다.

    대부분의 신인 창작자들은 회사에 입사할 때 '실제 저작물을 작성한 사람을 저작자로 한다'는 특약을 요구할 수 없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입사 후 자신이 만들어낸 창작물이 큰 인기를 끌더라도 그 창작물의 저작권은 회사에 귀속된다.

     

    온라인 게임 인물 캐릭터는 

    ‘업무상 저작물’로 규정


    ◇ 특허는 '직무발명보상금'으로 보상 =
    반면 특허와 같은 산업재산권은 직무와 관련해 이뤄낸 발명은 기본적으로 발명자인 종업원의 몫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한 C씨는 재직 당시 휴대폰 전화번호 검색 알고리즘을 발명했다. 삼성전자는 이 발명을 승계해 특허 등록을 했다. 몇 년 뒤 C씨는 삼성전자를 퇴사하면서, 회사를 상대로 직무발명보상금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는 C씨의 발명을 사용한 휴대폰을 출시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직무발명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거부했다.


    별도의 규정이 없는 한 저작권은 

    모두 회사에 귀속

     

    하지만 법원은 "특허권에 기해 경쟁회사로 하여금 직무발명을 실시할 수 없게 함으로써 그 매출이 증가했다면 그로 인한 이익을 직무발명에 의한 사용자의 이익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는 C씨에게 직무발명보상금 1억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C씨가 발명에 대한 보상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발명진흥법 제15조에서 '종업원 등은 직무발명에 대해 특허 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나 특허권 등을 계약이나 근무규정에 따라 사용자 등에게 승계하거나 전용실시권을 설정한 경우에는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무상 창작한 발명에 대한 특허를 받을 권리는 종업원에게 원시적으로 귀속되도록 하고, 회사가 이 발명에 대한 권리 전체를 양도받기 위해서는 직원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도록 한 것이다. 근로자의 연구·개발 의욕을 높이면서 회사 발전에 기여하게 하기 위한 취지다.


    특허와 달리 창작자에

     보상청구권·통상실시권 없어 


    ◇ "저작권법 개정해 창작자 권리 강화해야" = 하지만 특허와 달리 업무상 저작물은 창작자주의의 예외로서 사용자주의를 취하고 있어 보상청구권이나 통상실시권 등에 관한 규정이 없다. 그렇다보니 '직무발명'이냐, '업무상 저작물'이냐에 따라 법적인 규율은 물론 보상 여부도 달라져 형평성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작권법상 업무상 저작물에 대한 보상청구권을 두지 않는 것은 입법의 불비"라며 "창작자와 사용자(회사)를 균형적으로 고려한 개정 입법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직무발명’·‘업무상저작물’ 따라 

    창작자 대우 달라져


    한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는 "현행법이 '사용자와 저작물 작성자인 종업원 사이의 계약이나 근무규칙 등에 다른 정함이 있을 경우'라고 명시해 예외적인 상황을 두고 있는 것 같지만, 사용자와 종업원(근로자)간의 힘이나 지위 격차 등을 감안할 때 다르게 정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창작자의 창작 의욕을 떨어뜨리는 현행법은 능력 있는 창작자들이 회사를 떠나게 만들고 있어, 창작자와 회사 모두의 입장에서도 법 개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서유경(35·변호사시험 8회) 법률사무소 아티스 변호사는 "직무발명과 업무상 저작물의 법적 성격과 규율 체계가 상이한 점이 있어, 업무상 저작물에도 보상청구권을 도입할 경우 논의할 부분이 많이 존재하지만, 지식재산권 관련 법령 내에서 업무상 저작물이냐, 직무발명이냐에 따라 창작자에 대한 대우 자체가 달라져야만 하는 당위성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형평성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무상 저작물과 직무발명은 오로지 자유로운 창작이 아니라, 그 창작에 물적·인적 투자 등을 한 사용자의 이익도 고려한 규정"이라며 "법 개정을 통해 회사 입장에서도 창작자에 대한 보상의 적절한 수준을 예상할 수 있다면 유능한 창작자에게 그에 따른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창작에 대한 의욕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마세라티

    리걸북스

    더보기

    리걸에듀

    더보기

    리걸인사이트 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