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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일 前 대법관, 이재명 상고심 재판 논란… 대법원은 '모르쇠'

    '요약보고서만 봐 대장동 개발 문제 포함됐는지 몰랐다' 해명도 입길에
    "연구관 재판 자인한 셈… 대법원, 시정 및 재발방지책 마련해야" 비판

    박솔잎 기자 soliping@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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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당 대선 유력주자인 이재명(55·사법연수원 18기) 경기도지사의 지난해 7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재판에 참여했던 권순일(62·14기) 전 대법관이 같은 해 9월 퇴임한 뒤 두 달 만에 사건 쟁점 중 하나였던 '대장동 개발' 의혹 관련 시행사인 화천대유 고문을 맡아 당시 대법원 판결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법원의 '모르쇠'식 대응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

     

    27일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대법원은 당시 전원합의체 판결과 관련한 조 의원의 질의에 "(재판) 합의에 관한 내용은 비공개 사항"이라며 함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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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지사는 2012년 성남시장으로 재임할 당시 직권을 남용해 친형 재선씨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킬 것을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또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토론회 등에서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외에도 2018년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분당 대장동 개발 관련 업적을 과장하고, 2002년 시민운동을 하면서 검사를 사칭한 전력이 있는데도 이를 부인한 혐의 등도 받았다.

     

    1심은 이 지사의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지만, 2심은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 유죄로 보고, 이 지사에게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20년 7월 전원합의체 판결(2019도13328)을 통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당시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대법관들은 7(파기환송)대 5(상고기각 원심 확정)로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렸는데, 선임 대법관이었던 권 전 대법관이 사실상 캐스팅 보터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전합 사건에는 대법원장을 포함 13명이 재판에 관여하지만 김선수 대법관이 변호사 시절 이 지사의 다른 사건에서 변호를 한 적이 있어 이 사건을 회피해 12명만 재판에 참여했다. 대법관들은 최종 결론에 대한 의견을 낼 때 후임 대법관부터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데 파기환송과 원심확정이 5대 5로 갈린 상황에서 선임 대법관인 권 전 대법관이 파기환송에 힘을 보태 6대 5로 기울어졌고, 대법원장은 다수의견에 서는 관례에 따라 김명수 대법원장이 파기환송 입장에 동참하면서 7대 5로 최종 결론이 정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권 전 대법관이 퇴임 직후인 지난해 11월 변호사 등록도 하지 않은 채 이 지사 연루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화천대유 고문을 맡아 월 15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 지사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서 화천대유 등이 언급됐는지', '대법관이 재판 기록 등을 전부 보지 않고 요약보고서만을 보고 재판했다는 것이 맞는지' 등을 묻는 조 의원 측 질의에 "합의에 관한 내용은 비공개이고, 대법관의 개별적인 합의 방식 등에 관해 제3자는 알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대법원은 또 상고심 당시 요약보고서에 대한 제출 요구도 "재판연구관 보고서는 대법관 합의의 일부를 구성한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대법원 전원합의실에는 대법관 외에 아무도 들어가지 못한다"며 "대법관들이 각자 메모하는 것 외에 합의내용에 관한 어떤 자료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권 전 대법관은 언론 등을 통해 △(이 지사 사건에서) 주심이 아니었기 때문에 항소심에서 쟁점이 됐던 사항만 요약된 보고서를 봤고 △대장동 개발 문제가 포함돼 있었는지 전혀 몰랐으며 △주심이 아닌 대법관들이 공판 기록이나 사건 전체를 보고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최종심인 상고심 판결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는데도 대법원이 '모르쇠'로만 일관하는 것은 사법불신을 초래하는 일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권 전 대법관의 해명을 보면 기록을 제대로 보지 않고 재판연구관이 써준 요약보고서만 보고 판단을 했다는 이야기나 다름 없는데, 이는 대법원 재판이 '연구관 재판'이라는 항간의 비판을 자인한 것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또다른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통해 사건 당사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최일선에 있는 대법원이 스스로 기록도 안 보는 관행을 인정하며 국민들의 사법불신을 초래했다"며 "대법원이 이를 시정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은 물론 전관예우 근절 등 판사 윤리 제고를 위한 강경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법원조직법 제65조는 '심판의 합의는 공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대법관의 수족이라고도 불리는 재판연구관들의 보고서는 대법관들의 합의 내용에 속할 수밖에 없어 비공개 대상"이라며 "일각에서는 '재판거래'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지만 관련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 없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사법부 신뢰를 해치는 것은 물론 법원이 갖는 헌법적 가치를 훼손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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