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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혼동거’ 가족 보호… ‘생활동반자법’ 논의 활발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사는 제도 밖 새로운 가족형태

    남가언 기자 ganiii@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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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결혼을 하지 않고 함께 사는 비혼동거 가족 등 전통적 가족 형태와 다른 새로운 유형의 가족이 늘어나면서 '생활동반자법' 도입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현행 가족 관련 법·제도들이 결혼한 부부와 자녀 등으로 구성된 전통적 가족 개념만 전제로 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비혼동거 가족 등 새로운 유형의 가족을 보호하는 데 미흡한 점이 있는 만큼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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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7월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전문가들을 초청해 '생활동반자관계에 관한 법률' 발의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 늘어나는 '비혼 동거' 가족… 권리 인정은 제한적 = 통계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0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대답한 비율이 59.7%로 나왔다. 2018년 56.4%에 비해 상승한 수치다. 특히 이같이 대답한 연령 비율을 살펴보면 △13~19세 76.1% △20~29세 78.5% △30~39세 74.2% △40~49세 66.5% △50~59세 50.4% △60세 이상 37.6% △65세 이상 35%로 나타나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과반 이상이 비혼동거에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도 30.7%나 됐다. 이같이 응답한 비율은 2012년 22.4%에서 2014년 22.5%, 2016년 24.2%, 2018년 30.3%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30대 젊은 층 중심

    70% 이상 긍정적으로 인식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비혼 동거' 등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연인부터 마음이 맞는 하우스메이트와의 동거 등 전통적인 가족 형태를 벗어난 새로운 유형의 가족 형태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법적으로 권리를 내세울 수 있는 범위는 극히 제한적이다.

     
    일례로 수술 동의서에 보호자로 서명을 할 수 없다. 병원에서는 환자 본인이 수술 동의서 등에 직접 서명을 할 수 없는 경우 환자의 보호자에게 동의서를 받는다. 그런데 대부분의 병원에서 보호자의 범위를 민법상 부양 의무자에 해당하는 직계존속과 직계비속, 배우자, 생계를 같이 하는 친족 정도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특히 주택공급 정책은 '법률혼'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비혼 동거 가족은 혜택을 받기 어렵다. 고용보험이나 건강보험의 피부양자로도 등록할 수 없고, 배우자의 연간 소득이 100만원 이하인 경우 적용되는 소득공제도 받지 못한다. 전세자금 대출 지원은 물론 동반자가 사망하더라도 법적 가족이 아니기 때문에 장례를 위한 휴가 등도 받을 수 없다. 

     

    가족으로 내세울 수 있는 법적 권리는 

    극히 제한적


    ◇ 해외는 이미 제도 정비… 국내서는 7년 전 '생활동반자법' 첫 움직임 = 외국에서는 이미 법적 부부가 아닌 비혼 동거, 생활 동반자 형태의 새로운 가족 유형들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했다.

     

    프랑스는 1999년 대안적인 결혼 제도인 팍스(PACS, Pacts Civil De Solidarite) 제도를 만들었다. 프랑스에서 팍스를 맺으면 국가에서 발급하는 증명서에 팍스 여부가 기록되고 법적 부부와 동일한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 양도세, 소득세를 비롯한 세금이나 건강보험료도 법적 부부와 같은 수준으로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프랑스 내 팍스 가족은 2019년 기준 19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이미 흔한 가족 형태가 됐다.

     

    수술동의서 서명할 수 없고

     국가지원 대상서도 제외

     

    독일도 2001년 팍스와 비슷한 생활동반자법을 제정하면서 법적 사각지대에 있던 새로운 가족 공동체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안았다. 독일 생활동반자법에 따르면 동반자 관계의 커플에게도 가족으로서의 권리와 부양 의무가 부여되며 가사로 인한 채무의 연대 책임 등이 발생한다.

     
    우리나라도 2014년 진선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생활동반자 관계에 관한 법률안을 추진하면서 외국처럼 비혼 동거 가족이나 동반자 관계를 법적으로 보호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진 의원이 추진한 생활동반자법에 따르면 성년이 된 사람은 당사자 간의 합의가 있고 가정법원 등에 당사자 쌍방이 연서한 서면을 신고하면 생활동반자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혼인이나 혈연 관계가 아니더라도 서로 돌보며 함께 살아가기를 법적으로 약정한다면 법적 가족에서만 허용했던 여러 혜택과 권리를 부여해 비혼 동거가족과 하우스메이트 등에게도 수술 등의 의료결정권, 장례를 치를 때 시신을 인수할 권리, 공공주택 등에 입주할 수 있는 주거권 등이 보장된다. 또 당사자 쌍방 중 한 명이라도 더이상 생활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하지 않을 경우 일정한 법적 절차를 거쳐 관계를 종료할 수 있다.

     

    프랑스·독일은 시행

     ‘돌봄 공백해소’ 입법 다시 수면위로 


    ◇ "목적은 돌봄 공백 해소…'이성 비혼 동거'부터 보호해야" =
    하지만 7년 전 진 의원이 추진한 생활동반자법은 발의조차 되지 못했다. 생활동반자법은 동반자 관계가 반드시 이성간에만 성립한다고 전제하지 않기 때문에 보수단체와 종교단체 등이 "동성애를 합법화하기 위한 법안"이라며 거세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비혼'을 선언하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고 비혼 동거 가족 및 동반자 관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면서 생활동반자법 도입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가족 다양성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1%가 법령상 가족의 범위를 사실혼과 비혼 동거까지 넓히는 데 찬성했다. 이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지난 8월 생활동반자법 제정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법안의 목적은 결혼제도와 생활동반자법의 공존을 통한 '돌봄 공백'의 해소에 있다"며 동성애 이슈에 발목이 잡혀 또다시 법안이 좌초된다면 제도권 밖 새로운 가족 형태를 보호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가족법 전문 변호사는 "여성가족부는 최근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민법상 가족의 정의와 범위를 넓히고 '실질적 돌봄 공동체'가 가족에 준하는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방안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며 "정부도 이같이 방향을 잡은 만큼 동성애 이슈에 매몰되지 않도록 일단 이성에 한해 우선적으로 동반자 관계 등록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생활동반자법을 제정해 제도권 밖 가족 형태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가족법 변호사는 "수술 동의서 문제만 보더라도 현재 보호자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히고 있어 환자에 대한 적정한 진료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사실혼 상태의 비혼 동거 부부는 여러 상황마다 개별법이 요구하는 자료를 제출하는 등 복잡한 방법을 통해 가족임을 증빙해야 한다"며 "우선 이성 비혼 동거 부부부터 법적 부부와 같은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차근차근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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