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edu
  • 법률신문 뉴스

    창간 71주년 특집

    [창간 71주년 특집] 국선전담변호사 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수도권 쏠림 현상’·‘법원종속 우려’ 해소가 과제

    한수현 기자 shhan@lawtimes.co.kr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67년의 역사를 가진 국선변호제도는 사회·경제적 약자의 방어권 보장 및 인권보호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최근 형사사건 가운데 국선변호 사건이 늘고 변호사업계 불황까지 겹치면서 국선전담변호사에 대한 인기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재경지법 쏠림현상 및 재판부 종속에 대한 우려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본보는 창간 71주년을 맞아 국선전담변호사 제도의 현황과 발전적 대안을 짚어봤다.


    174548.jpg

    ◇ 규모·선정 건수 등 지속적 확대 =
    '국선변호인' 제도는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때부터 시행됐다. 형사소송법 제33조에서는 피고인이 △구속된 때 △미성년자인 때 △70세 이상인 때 △농아자인 때 △심신장애의 의심이 있는 때 △사형,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된 때 등에는 변호인을 선임하지 못한 경우 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선전담, 

    2004년 6개 법원 11명서 234명으로


    현재 국선변호인 제도는 국선전담변호사와 일반 국선변호인으로 구분해 운영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국선전담변호사 제도는 국선변호의 질적 수준의 향상을 위해 미국 퍼블릭디펜더(public defender) 및 계약변호인(contract attorney) 등을 모델로 해 2004년 도입됐다. 2004년 9월 전국 6개 법원에서 11명을 선정해 시범적 실시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3월 기준 전국 법원에서 234명의 국선전담변호사가 활동하고 있다. 국선전담변호인은 원칙적으로 국선사건만 전담할 수 있고 일반 사건은 수임할 수 없다.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형사공판사건(치료감호사건 포함) 피고인 35만2843명 중 36.1%에 해당하는 12만7232명이 국선변호인의 조력 아래 재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선변호인 선정 건수는 2011년 10만1672건에서 2018년 11만9569건, 2019년 12만398건, 2020년 12만664건 등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형사공판사건(치료감호사건 및 체포·구속적부심사 청구사건 제외)에서 8만2765명의 피고인이 사선변호인을 선임했는데, 국선변호인을 선임한 피고인은 12만5794명에 달하면서 국선변호인의 비중이 1.5배 이상 더 큰 것으로 집계됐다.

     

    174548_1.jpg

    ◇ 안정된 수임·보수로 인기 =
    제도 시행 초기에는 '사선변호인보다 변론 능력이 떨어진다'는 등의 우려가 있었지만, 매년 변호사 수가 늘어나고 법률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비교적 수임과 보수가 안정적인 국선전담변호사를 지원하는 변호사도 급증하고 있다.

    현재 국선전담변호사는 각 법원의 면접 등의 평가 과정을 통해 고용되며, 건별 수당이 아닌 월정액으로 경력에 따라 월 400만~800만원의 보수를 지급받는다. 또 이와는 별도로 월 50만~150만원가량의 사무실 운영비를 지원받는다.

     

    절반 이상이 수도권 법원에 

     전국 24개 법원은 ‘0명’ 


    또 법조일원화 정책 이후 법관 임용 희망자 중 국선전담변호사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이 늘면서 국선전담 경험이 법관 임용을 위한 경력으로도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신임 법관 가운데 국선전담변호사 출신은 26명으로 지난해 19명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국선전담변호사는 "로스쿨 때부터 업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수임과 보수가 비교적 안정적인 국선전담변호사를 희망해왔다"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경우 지원자가 꾸준히 늘어나 이미 국선전담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변호사들은 재계약이 쉽지 않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수료 당시 연수원생 사이에서 검사 다음으로 희망 순위가 높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며 "추후 법관에 지원할 예정인 사람들도 다수 국선전담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입변호사들 중엔 인권에 관심이 있는 경우가 많아 경제적 약자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측면이 있는 국선변호사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비교적 안정적 수임과 보수로 인기

     경쟁도 치열


    ◇ 수도권 쏠림현상·법원 종속 등 개선 필요 목소리도 = 국선변호인을 선임하는 피고인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전국 법원의 국선전담변호사 수도 많아졌지만, 법조계에서는 제도 운용에 대한 본질적인 한계와 여러 문제점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먼저 국선전담변호사의 수가 수도권과 그 밖에 다른 지역 간 차이가 커 모든 국민이 비슷한 양질의 국선변호를 제공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3월 기준 전국 법원에서 활동 중인 국선전담변호사는 234명인데, 이 중 절반 이상인 149명이 서울고법과 수원고법, 서울중앙지법, 수원지법, 인천지법, 성남지원, 안산지원 등 서울과 경기권 법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원주지원 △속초지원 △홍성지원 △공주지원 △충주지원 △안동지원 △포항지원 △목포지원 △군산지원 등 24개 법원에서는 활동 중인 국선전담변호사가 없다. 법원 규모와 형사공판 사건 수, 국선변호인 선정 건수 등을 고려하더라도 전담변호사가 한 명도 없는 법원들이 다수 있어 이른바 '수도권 쏠림' 현상은 뚜렷해 보인다.

    한 변호사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등록된 변호사가 많은 탓도 있지만, 지역 법원의 경우 선발하는 인원이 적고 활동하고 있는 국선전담변호사 수가 적어 해당 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피고인이 수도권에서 재판을 받는 피고인과 비슷한 조력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법관임용의 디딤돌

     재계약 등 싸고 갑과을 관계도 


    국선전담변호사의 경우 해당 재판부와 법원 등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현재 각 법원에서는 국선변호에 관한 예규 제1조의1 제1항에 따라 위촉기간을 2년으로 정하고 있으며, 재위촉(연임)은 2회까지 가능하다. 만약 신규위촉 시부터 2회 재위촉될 경우, 총 6년의 기간 동안 국선전담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다. 일부 법원에서는 풀(POOL)제도를 도입해 3개 이상의 형사재판부로 구성된 풀에 국선변호사들을 분산 배치해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지만, 나머지 법원에서는 재판부 1개당 1~2명의 국선전담변호사가 전속돼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특정 재판부를 전담하고 사건을 배당받게 되면서, 재판부와 지속적인 교류로 친밀관계가 형성되고 추후 재계약을 위한 재판부 평가에 유리하도록 변론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변호사는 "형사사건에서 변호인은 검사와 대척점에 있지만, 재판부와도 중립적인 상황에서 변론해야 피고인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재계약을 위해선 법원의 평가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심한 경우, 재판부와 '갑과 을'의 관계가 되어 제대로 된 변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매년 각급 법원에서는 재판부와 국선전담변호사가 참석하는 간담회를 개최해 제도 개선을 위한 여러 의견을 취합하고, 이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며 "국선전담변호사 제도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리걸북스

    더보기

    리걸에듀

    더보기

    리걸인사이트 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