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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논단

    저작권 침해행위와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형사책임 구조

    김지연 교수 (서강대 로스쿨)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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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Ⅰ.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형사책임

    현대인들은 각종 포털사이트, 페이스북, 카카오톡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며 살아간다. 이용자들에게 온라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자들을 온라인서비스제공자라고 부른다. 최근 온라인 플랫폼의 사회적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더욱 강한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플랫폼 제공행위가 가진 중립적 성격 등을 고려하여 이들에 대해 법적 책임을 넓게 인정하는 것은 책임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서비스제공자들에게 형사책임이 인정되는 요건과 그 한계는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Ⅱ.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형사책임 유형
    1. 침해의 유형

    저작권 침해에는 법에서 인정한 저작물에 대한 다양한 권리를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직접침해와 직접적인 침해행위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침해행위를 하는 자에게 간접적으로 관여하여 침해를 용이하게 하는 간접침해가 존재한다.

    직접침해 사례에서는 행위주체가 일반인이든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이든 형사책임 인정에 있어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반면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플랫폼을 제공한 행위만으로도 형사책임을 인정할 수 있을지 여부 또는 플랫폼에서 이용자에 의해 저작권 침해행위가 일어날 경우 관리자로서 해야 할 조치를 해태하였다고 볼 수 있을지와 같은 간접침해 사례에서는 형사책임 인정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 플랫폼 제공행위 및 침해사실에 대한 조치를 해태한 행위에 관해서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네 가지 책임영역에 위치하게 된다.

    2. 침해에 따른 형사책임의 유형

    ① 침해행위자와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이 인정되는 직접침해 사례, ② 플랫폼 제공행위 자체에서 불법성을 발견할 수 있는 작위에 의한 방조책임이 인정되는 간접침해 사례, ③ 플랫폼 제공행위는 중립적인 행위로서 불법하다고 평가되지 않으나 침해사실에 대한 조치를 해태한 부작위에 의한 방조책임이 인정되는 간접침해 사례, ④ 끝으로 침해사실에 대한 구체적 인식 또는 의지적 요소가 결여된 경우로서 불법의 영역에서 배제되는 경우이다. 각 행위유형에 따라 책임 인정요건과 근거를 달리하므로 개별사례가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 구별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Ⅲ. 형사책임 유형의 구별
    1. 직접침해와 간접침해(①의 구별)

    온라인서비스제공자와 이용자가 처음부터 공모하여 저작권위반 범행을 한 직접침해 사례에서도 통상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플랫폼만 제공할 뿐 다른 실행행위를 분담하지 않는 경우가 다수이다. 따라서 플랫폼 제공행위 등 외적으로 드러난 행위태양만으로는 직접침해와 간접침해를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주관적 인식 또는 의사를 기초로 판단해야 한다.

    공동정범으로서 범행을 모의한 사정이 존재한다면 플랫폼 제공행위 자체는 저작권침해라는 공동실행 행위의 일부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공모없이 단지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처음부터 저작권 침해행위에 플랫폼이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 사정만으로는 직접침해를 인정하기 어렵다. 최소한 사전에 또는 범행 중 공모한 바에 따라 적극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제공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등의 사정이 존재해야 직접침해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2. 작위에 의한 간접침해(②의 구별)

    이 문제의 핵심에 위치하는 것은 불법적인 행위를 무엇으로 특정하는가이다. 우리나라의 다수설은 작위와 부작위를 구별하는 기준은 행위의 사회적 의미의 중점 또는 법적 비난의 초점이 어디에 있는가에 있다고 보므로 플랫폼 제공행위는 작위로, 침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행위는 부작위로 평가될 수 있다. 즉 작위와 부작위는 주된 불법성이 어느 행위에 있는지에 따라 구성을 달리한다.

    비교적 중립적인 행위로 평가되는 온라인 플랫폼 제공행위에서 불법성을 찾고자 한다면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여야 할 것이다. 플랫폼의 목적, 성격, 플랫폼을 통해 공유되는 파일의 형태, 플랫폼 관리형태와 더불어 침해행위에 대한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인식이 중요하게 고려된다. 온라인서비스제공자들이 만든 플랫폼이 처음부터 저작권을 침해하는 파일유통을 목적으로 만들어졌거나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비록 공모에 이르지는 아니하였지만 저작권 침해자와 상호 의사연락이 있었던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때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는 작위에 의한 방조책임이 인정될 것이다.

    3. 부작위에 의한 간접침해(③의 구별)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플랫폼의 경우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처음부터 저작권 침해를 예상하거나 의도하였다는 사실을 찾기 어렵다. 플랫폼을 제공한 시점은 저작권에 관한 구체적 침해행위가 발생하기 전이며, 만약 이 시점부터 방조행위가 존재한다고 보면 추상적 위험에 대한 예견가능성만으로 저작권침해 방조를 인정하는 결과에 이른다. 저작권은 개별 저작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범죄인데 플랫폼 제공시점에서는 누구의 저작권을 어떠한 방식으로 침해할지 여부도 알 수 없고, 당연히 어떠한 고의도 인정할 수 없다. 즉 플랫폼 제공행위 자체에서 불법성을 찾을 수 없다.

    그 결과 보충적으로 플랫폼에서 일어난 저작권침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행위가 부작위범으로서 형사상 방조책임을 구성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고, 이 경우 부작위에 의한 간접침해 사례에 해당하게 된다.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부진정부작위범으로서 실질적으로 자기의 지배영역 안에 위험원을 소유·점유하는 자의 안전의무에 기초하여 결과를 방지할 작위의무를 지게 될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작위의무가 발생하려면 침해사실에 대한 인식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작권법을 일반적인 감독의무를 배제하고 있으므로 추상적이고 막연한 인식만으로는 작위의무를 구성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Ⅳ. 형사책임 바깥 영역의 구별
    1. 과실에 의한 저작권법위반 책임 규정의 부재

    저작권법은 과실에 의한 저작권법위반 책임 규정을 두고 있지 않는 반면 민사상 손해배상(저작권법 제125조)은 고의 또는 과실에 기초한 배상의무를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 대한 형사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미필적으로나마 저작권법위반에 대한 고의가 존재해야 하고, 과실만 존재하는 경우는 가벌의 영역에서 배제된다. 양자의 구별이 쉽지 않으므로 미필적 고의와 인식 있는 과실의 구별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형사책임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다.

    2. 미필적 고의와 인식있는 과실의 구별(③과 ④의 구별)

    형사법에서 고의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에 해당하는 모든 사실을 '인식'하고 결과발생을 희망하는 의지적 요소가 존재해야 한다. 용인설 내지 감수설에 따라 저작권법위반 책임의 인정범위를 나눈다면 침해사실에 대한 막연하고 추상적인 인식의 단계에서는 단순히 인식만 존재하는 경우이므로 인식 있는 과실로 취급해야 한다.

    반면 구체적이고 명확한 인식이 존재함에도 상당기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아니한 경우는 인식에서 나아가 구성요건실현의 위험을 감수한다는 의사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 있으므로 미필적 고의로 봄이 상당하다. 결국 '구체적인 인식'과 '그 후의 사정'은 미필적 고의와 인식 있는 과실의 구별하는 기준이 된다.

    3. 구체적인 인식의 계기

    온라인 플랫폼이 대형화되고 있고 포털사이트와 같이 불특정 다수에 의해 다양한 목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이 사용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므로 저작권침해 사실에 대한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구체적인 인식을 불러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확실한 방법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를 상대로 한 침해사실에 대한 피해자의 공식적인 통지가 될 것이다. 최근 대법원은 민사사례(대법원 2019. 2. 28. 선고 2016다271608 판결)에서 'URL을 명시한 피해자의 구체적 통지'를 침해사실의 인식을 인정할 수 있는 기준으로 삼고 있다.

    형사상 고의의 내용인 '인식'은 특정한 요건을 갖춘 공식적인 통지를 통해서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위와 같은 판례의 판단기준을 형사책임에 그대로 사용하기 어렵다. 최근까지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민사책임의 판단기준이 형사책임에서도 동일하게 쓰여 왔던 것이 사실이나, 형사상 고의를 인정하기 위한 '인식' 판단에 관해서는 통상적인 고의 판단기준과 동일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다소 형식과 완결성을 갖추지 못한 통지라 할지라도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구체적 인식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면 형사법상 고의가 인정될 수 있어야 한다.


    Ⅴ. 결론
    형사책임은 어디까지나 최후적인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저작권법이 인정한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형사책임을 엄격히 해석할 필요가 높다. 특히 인식 있는 과실을 미필적 고의의 영역에서 배제할 수 있도록 그 기준을 객관화해야 할 것이다. 이때 피해자의 피해사실에 대한 통지는 고의 인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엄격한 요건을 갖춘 통지만 포함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형사책임에서 사용하는 '인식'개념과 다른 법적 개념을 만들어낼 우려가 있으므로 지양해야 할 것이다.


    김지연 교수 (서강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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