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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 학대사건에서 '피해아동 즉각분리' 재검토 필요

    아동인권을 존중하는 '분리와 가정복귀 제도' 심포지엄
    대한변협, 강선우·전주혜 국회의원과 공동 주최

    홍윤지 기자 hyj@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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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3월부터 실시된 '즉각분리제도'가 학대피해아동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처분임에도 분리기간 등이 명시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동학대 사망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피해아동을 적극적으로 가정으로부터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어 제도가 도입됐지만, 이미 이와 비슷한 효력을 지닌 '응급조치'와 '아동의 가정 외 분리보호' 제도가 있어 실무상 남용 우려와 함께 법체계상 정합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는 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변협회관 대강당에서 '아동인권을 존중하는 분리와 가정복귀 제도'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공동 주최한 이번 심포지엄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동시 생중계됐다.

     

    대한변협 인권위원회 산하 여성아동인권소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신수경(38·44기) 변호사는 이날 '즉각분리·가정복귀제도의 현황과 문제점'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아동의 가정 외 분리보호 결정은 행정재량이 아닌, 사법심사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며 "즉각분리제도는 아동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처분임에도 그 기간을 명시하지 않아 위헌적 요소를 지녔으므로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행법상 아동의 가정 외 분리보호는 아동복지법상의 보호조치와 아동학대처벌법의 응급조치(72시간 동안 제한적으로 분리), 피해아동보호명령(법원의 조사와 재판을 거쳐 기간을 정해 보호)을 통해 이뤄지는데, 사법심사를 거치지 않는 보호조치가 주로 활용되고 있다"며 "아동학대처벌법상 절차들도 사법심사가 실질적으로 제한돼 있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동의 기본권 제한… 기간도 명시 안돼 위헌적 요소

    실무상 남용 우려와 함께 법체계상 정합성에도 문제

    보호조치 후 가정복귀 절차 법령에 명확히 규정해야

     

    이어 "보호조치는 보호기간을 피해 아동에게 통지하지 않으며, 피해아동이 성년에 이르기까지 아무런 제한 없이 보호를 연장하고, 지방자치단체의 편의에 따라 시설을 변경하는 등 행정당국에 과다한 재량권이 부여돼 있어, 피해아동의 권리를 침해하고 원가정으로의 복귀를 저해할 수 있다"며 "보호조치를 중심으로 한 분리조치는 '보호자가 동의하지 않는 경우'와 '보호자의 거부가 완강한 경우' 등의 불명확한 기준을 임의로 설정해두고 그런 경우만을 피해아동보호 명령을 청구해 사법심사를 실시하고 있어, 피해아동의 기본권 침해여부와 적법 절차 보장여부에 대한 사법심사는 이뤄지지 않아 문제"라고 비판했다.

     

    또 "즉각분리제도에 대해서는, 아동의 가정 외 보호라는 점에서 유사하고 유관한 아동학대처벌법과의 체계를 고려해 72시간(응급조치) 내지 2개월(임시조치)의 명확한 기간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며 "위헌적 요소와 법체계정합적 문제를 지닌 제도임에도 정부가 즉각분리제도 정착을 무리하게 유도하고 있는데, 즉각분리 여부 적격성을 파악할 실무 인력의 전문성 확보가 요원한 상황이며, 아동 분리 후 보호시설의 턱없는 부족에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호조치 후의 가정복귀 절차는 행정처분인 기존 보호조치를 취소하는 것으로써 요건과 절차를 법령에 명확히 규정해야 하며, 피해아동보호명령 기간의 도과로서 법원이 원가정 복귀를 명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행위자의 처분 기간이 남았다는 이유로 아동을 원가정으로 돌려보내지 않는 등의 실무 사항은 개선돼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행위자 및 피해아동에 대한 아동학대처벌법상 법원의 개입과, 아동복지법상의 지자체 개입에 있어 각 업무주체 간 유기적 소통과 연계가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마한얼(36·변호사시험 7회) 변호사는 '즉시분리제도의 헌법적·국제인권규범적 검토'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원가정 보호를 결정하든 즉시분리를 하든 제일 중요하게 고려돼야 할 것은 아동의 건강과 보호받을 권리를 최상으로 실현하고, 아동의 의견을 청취하는 일"이라며 "아동을 원가정에서 분리할 권한이 있는 사람은 2회 신고를 받고 나서야 아동을 분리하는 역할을 기계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아동의 최상의 이익을 어떻게 실현할지 개별 아동과 학대피해에 따라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광우(49·31기)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는 '피해아동의 분리와 복귀에서의 법원의 역할-응급조치 규정의 문제점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하며 "피해아동의 분리에 대한 적법성 심사와 피해아동이 분리돼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동안의 친권 제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정법원이 피해아동의 분리와 일시보소, 친권의 제한과 가정복귀의 각 절차에 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또, 아동학대처벌법에 응급조치에 상응하는 피해아동에 관한 임시조치 규정을 신설해 보호시설과 의료기관에 인도하는 응급조치가 있는 경우 이를 신청하게 하고, 임시조치 신청이 없는 경우에는 응급조치의 효력을 상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응급조치의 절차적 통제장치를 마련하고, 가정법원으로 하여금 보호시설과 의료기관으로 인도된 피해아동에 대한 조치와 함께 친권·후견의 법률관계에 대한 추가적 심리를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 앞서 이종엽(58·사법연수원 18기) 대한변협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양부모의 장기간 학대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아동이 사망에 이른 '정인이 사건'을 비롯, 아동 학대 사망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개정 아동복지법에 따라 올 3월부터 아동학대 2회 신고 시 피해아동과 학대행위자를 즉시 분리하는 '즉각분리제도'가 도입됐다"며 "그러나 신고 횟수를 기준으로 아동을 분리하게 돼있어 피해아동의 상태와 의사와는 무관하게 분리가 이뤄질 수 있고, 전문성이 다소 부족한 전담 공무원과 경찰에 의한 '기계적 분리'로 인해 오히려 아동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에 즉각 분리제도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법·제도적 대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심포지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강선우 의원은 "분리와 처벌은 결코 아동학대 해결의 종착지가 될 수 없으며, 분리 이후가 더욱 중요하다"며 "아이에 대한 제대로 된 보호와 심리적 치료, 학대를 한 부모에 대한 사례 관리, 그 결과 행복한 가정으로 회복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전주혜(55·21기) 의원은 "지난해부터 아동학대 업무 전반이 공공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올 3월부터 일부 아동 즉각 분리제도가 시행되며 아동 지원 체계의 대대적 변화가 일었지만, 공적 신고 체계와 정보 연계, 조사 및 사례 관리 체계 속에서 중첩된 대응과 분절적 시스템 운용으로 아동복지 종사자들이 많은 혼란을 겪고 있다"며 "현장 전문가들은 학대 피해 아동에 대한 기계적 즉시 분리의 적절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어, 통합적 아동 학대 대응체계의 유기적 관리 방안의 재건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상환(55·20기) 법원행정처장은 축사에서 "아동인권보장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가치이자 목표이고, 이에 대해 법원도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즉각분리제도를 비롯해 학대로부터 아동을 보호하는 제도는, 아동을 학대행위자로부터 분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동을 적시에 정상적 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세심하고 따뜻하게 배려하고 지원하는 모습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며 "그 절차와 과정에 대한 적정한 사법심사를 통해 제도 운용의 적법성을 보완할 필요성에 관해 헌법과 국제인권기준의 관점에서 심도 깊게 연구하고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최지수(40·37기) 대한변협 부협회장이 전체 사회를, 변협 여성아동인권소위 위원인 김예원(39·41기) 변호사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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