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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법원행정처

    법조일원화 제도 당초 목표한 취지는 제대로 못 살려

    조병구 부장판사, ‘법조일원화 10년’ 중간점검

    박수연 기자 sypar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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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전면 도입된 법조일원화 제도는 다양한 분야에서 경륜과 전문성을 갖춘 법조인 가운데 법관을 선발해 재판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SKY대 쏠림 현상'만 일부 완화됐을 뿐 당초 목표했던 취지에는 못 미치고 있다는 현직 부장판사의 분석은 사법부로서 아픈 대목이다.

     

    법조경력 10년 이상 

    법조인 법관지원 年 5명 정도


    조병구(48·사법연수원 28기)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는 최근 성균관대 2021 퀀트응용경제학과 논문집에 게재한 '법관인력의 구조조정' 연구논문에서 "아직 단계별 시행 도상에 있는 전면적 법조일원화 정책의 성패를 지금 시점에서 논의하기는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법조일원화 시행 후 나타난 현상이 보여주는 통계 등을 중심으로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해 적절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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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관 구성 다양화 됐나… 'SKY대 출신'은 감소 = 조 부장판사는 논문에서 다양화의 정도를 평가하는 지표로 계량적 분석이 가능한 데이터에 기초해 2011년 이후 2020년에 이를 때까지 10년간 법관 성비의 변화, 출신 지역(고등학교)의 분포 변화, 출신 대학 및 학부 전공의 분포 변화, 임용 연륜(연령 및 법조경력)의 변화 등을 분석 지표로 살폈다.

     

    분석 결과 법조일원화 정책이 설정한 다양화의 관점에서 분석한 결과 △남성비율 △특정 출신지(고교) 비율 등은 중간에 변동이 좀 있긴 했지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었다. 시행 전과 비교했을 때 감소 추세에 있다고 평가할 만한 지표는 대학 관련 지표인 이른바 'SKY대' 출신 비율이 낮아진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프 참조).

     

    중견 법조인, 

    법관임용 지원할 환경조성 등 필요  


    신규 임용 법관의 연령 및 법조경력은 높아지고 있었지만, 법조경력 10년 이상인 법조인이 법관 임용에 지원하는 인원 수가 2013년에는 전체 지원자의 23%에 달했으나, 이후 점점 낮아져 2020년에는 8%에 불과했고, 실제 임용되는 10년 이상 법조경력자 수도 연간 5명 정도에 그쳤다.

     

    법조일원화 시행에 따른 신규 임용 법관 규모는 △2013년 103명 △2014년 83명 △2015년 111명 △2016년 109명 △2017년 161명을 기록했지만 △2018년 39명으로 크게 감소한 이후 △2019명 83명 △2020년 158명으로 회복됐다. 2017년까지는 법조경력 3년 이상만 되면 법관으로 임용될 수 있었지만 2018년부터 이 요건이 5년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법관 수급에 큰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사법부가 올해부터 7년 이상으로 요건이 더 상향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쓴 것도 이런 점을 고려한 것이다.

     

    부장판사급 퇴직비율

     초기 70.5%→2020년 83.8%

     

    조 부장판사는 "애초에 10년 이상 경력 법조인 중 법관에 지원하는 인력자원이 적은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며 "10년 이상 자신이 속한 법조영역에서 기반을 닦아온 중견 법조인에게 법관직을 지원하도록 할 만한 사회적 분위기나 충분한 유인책이 조성되어 있지 않고 10년 이상 경력 법조인의 법관 지원이 증가하지 않는 이상 경력 7년과 10년 이상을 뽑는 단계에 이르면 자칫 '법관 인구 절벽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법관 인력 수요·공급에 대한 제대로 된 예측 없이 경력 하한을 높게 설정해 생긴 문제인데, 지금이라도 개선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면적 법조일원화 이전과 비교하면 SKY대 출신자 임용비율 감소로 출신 대학의 다양화가 어느 정도 달성되고 있고, 법관의 연륜 증가도 (일부) 달성되고 있지만 이는 경력 하한을 법률로 강제한 데 따른 당연한 추세의 변화"라며 "연령과 법조경력 증가는 경과규정상 최소한의 연륜을 구비한 법관만이 대다수 임명되고 있어 정책효과를 제대로 달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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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직은 경력 20년 전후로 급증 = 법관 퇴직 사유는 대부분 '사직(의원면직, 명예퇴직)'이 차지하고 있는데, 특히 재직경력 20년 전후의 중견법관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다.

     

    조 부장판사는 "법관으로 재직하며 연륜과 경험이 축적된 법관이 매년 상당수 퇴직하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그 공백을 변호사와 검사 출신의 신임 법관들로만 메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법관 사직 추세를 보면 경험치가 높아지는 20년 전후로 사직자가 급증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고 이는 법조일원화 정책 구현에 있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법관 사직 추세를 보면 전체 퇴직률 자체는 큰 등락 없이 총원 대비 2% 안팎으로 조사됐지만, 지방법원 부장판사 이상의 중견법관 퇴직 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져 지난해 상반기 퇴직자 가운데 90.6%가 부장판사 이상이었다. 퇴직 법관 중 부장판사 이상 비율을 살펴보면 △2013년 70.5% △2014년 66.7% △2015년 74.5% △2016년 86.8% △2017년 75% △2018년 86.1% △2019년 86.8% △2020년 83.8%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법조일원화, 평생법관제 등으로 법관 인적 구성에서 부장판사 비율이 증가하는 사정은 있지만 경륜과 전문성이 축적된 중견법관 퇴직 증가는 재판업무의 질적 저하와 비효율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

     

    재판의 질적 저하와 비효율 등 

    초래할 우려도 커 


    또 분석 결과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 제도가 유지되던 때에는 승진 시기가 그 즈음 결정돼 승진 탈락자가 사직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 재직기간 20년 전후 사직자가 급증하는 큰 원인으로 보였지만, 법관인사 이원화 제도가 도입돼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 제도가 폐지된 2017년 후에도 재직기간 20년 전후 중견법관들의 사직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 부장판사는 그 원인 가운데 하나로 명예퇴직 제도를 꼽았다. 그는 "기존에 사법부에서는 20년(240개월)부터 26년 9개월(통상 16호봉에 이르는 총 재직 321개월)까지 재직하는 법관이 명예퇴직을 원할 경우 신청을 받아 명예퇴직 수당을 지급하도록 정했고, 명예퇴직금은 10년인 법관 재임용 기간의 잔여 임기까지의 월수가 줄어들수록 액수가 줄어들다보니 사직을 고민하는 법관은 재직기간 20년 이후 사직을 함으로써 취득할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인 명예퇴직금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험치가 높은 법관이 계속 법원에서 근무하며 봉직할 수 있도록 어떠한 인력정책을 수립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올 1월 1일부터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 법관 및 16호봉 이상의 법관에게도 명예퇴직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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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도 성패 논하기는 이르지만 개선 노력 필요" = 조 부장판사는 "SKY대 출신 법관 감소 정도 효과를 위해 전면적 법조일원화가 도입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제도가 도입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재판 서비스의 소비자인 국민이 전면적 법조일원화 이후 재판 기능에 더 만족하고 사법 신뢰가 높아졌는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법조일원화 후 임용된 법관들의 재판 업무 수행의 양과 질이 전보다 좋아졌는지 살펴보고 국민의 재판 만족도가 개선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규법관 임용 후 

    국민의 만족도 등 확인도 필요

     

    아울러 "앞으로 법조경력 7년과 10년 이상인 법조인을 법관으로 임용하는 단계에 이를 때 법관 인구 절벽이라는 재앙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법조 인력 시장 분석을 통해 경력 하한 조정 등 조치가 시급해보인다"면서 "법관직을 수행할 정도로 능력을 갖춘 경력 있는 법조인이 많이 지원할 수 있도록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 법조일원화와 관련한 즉각적인 입법적 개선이 어렵다면 법관 사직을 줄이는 정책이라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 부장판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왜 기대했던 결과가 도출되지 않는지, 정착을 위해 어떤 제도 만들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인 만큼 대법원의 명예퇴직 수당 관련 규칙 개정과 법조일원화 분과위원회 출범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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