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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관 직무 만족도 높지만 정년근무는 절반이 ‘회의적’

    사법정책연구원 법관 678명 설문조사 결과

    박수연 기자 sypar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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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직 법관 대다수는 판사라는 직무에 만족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65세 정년까지 근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사법부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는 중견 법관들이 이 같은 경향을 보여 평생법관제 정착을 위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법관 업무부담 증가 등 사법부가 당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관 증원 뿐만 아니라 근무평정 개선 등 다양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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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무만족도 높지만, 정년근무에는 '회의적' =
    사법정책연구원(원장 홍기태)이 최근 발간한 '법관 업무부담 및 그 영향요인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담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현직 법관 678명 가운데 85.5%가 법관으로서의 직업적 삶에 만족하고 있다고 답했다.

    만족하는 이유로는 '직무의 독립성과 자율성(69.3%)'이 꼽혔다. 이어 '직무의 전문성(26%)', '직업의 안정성(2.8%)' 순이었다. '충분한 보수 수준', '경력 개발 등 미래를 위한 투자가치' 등의 답변 항목을 선택한 법관은 한 명도 없었다.

    이처럼 직무 만족도가 높은 상황임에도 정년까지 근무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44%가 '잘 모르겠다', 5.5%가 '아니다(5.5%)'라고 답해 절반가량이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직업적 삶에 만족” 85.5%

    그 중 69.3%는 “독립성” 꼽아


    정년까지 근무할 의향이 있는지와 관련해서는 법관 재직기간에 따라 편차를 보였는데, 법원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재직기간 10년 이상 20년 이하 법관들이 정년근무 희망 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에 참여한 재직기간 10년 이상 20년 이하 법관 319명 중에서 42.6%(136명)만이 정년근무를 희망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재직기간 10년 이하 법관 249명 중 54.2%(135명)가, 재직기간 20년 이상 법관 109명 중 60.6%(66명)가 정년까지 근무하겠다고 한 것에 비해 낮은 비율이다.

    사법정책연구원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중견 법관들이 법원을 떠나는 비율이 높아지는 현 실태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며 '경제적 이유' 등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불만족 이유는 

    “고된 근무강도” “직무 자체 어려움” 순

     

    한편, 법관들이 직무에 불만족하는 이유로는 '고된 근무 강도(30.4%)'가 1위로 꼽혔다. '직무 자체의 어려움(26.5%)'과 '결정에 대한 부담(18.7%)' 등도 주요 이유로 꼽혔다. 이 밖에도 '주기적인 근무지 변경과 순환근무로 인한 가족들과의 단절', '법원의 경직된 관료적 문화', '사법신뢰 훼손과 법관으로서의 자긍심 저하' 등도 불만족 이유로 나타났다.

    특히 "일하지 않는 법관에 대한 적정한 평가와 대처가 없다" 등 '법관들 사이의 사무분담의 불평등성'과 '지나치게 긴 배석 생활 등 사무분담의 불안정', '법원 거버넌스 체계의 문제'와 같은 법원 운영 방식도 직무 불만족 이유로 제시됐다.

    재직기간이 짧을수록 근무강도에 대한 불만족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직기간 10년 미만 법관들은 35.5%가, 재직기간 10년 이상 20년 미만 법관들은 30.6%가, 재직기간 20년 이상 법관들은 18.3%가 '근무의 고된 강도'를 직무 불만족 사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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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사재판부 더 선호" =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법관 가운데 대다수인 75%는 형사보다 민사재판부를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양형에 관한 부담감이 비교적 적은 점 △일정 조절이 용이한 점 △재판절차 진행 상 검토해야 할 내용에 관한 부담감이 적다는 점 △결론의 명확성이 형사에 비해 보장되는 점 △스마트워크(전자소송)가 가능한 점 등이 꼽혔다.

    '형사사건 선호'를 택한 법관은 4.1%에 불과했고, '특별히 선호하는 분야가 없다'고 답한 법관은 21%였다.

    선호하는 전문분야와 관련한 질문에서는 56.9%가 '행정사건'을 꼽았다. 이어 '회생사건(11.2%)', '가사사건(6.3%)', '특허사건(5%)' 순이었다. 특히 배당사건 수가 1.2배 이상 증가해도 희망하는 분야 사건을 담당하겠다고 응답한 법관이 45.3%에 달했다.

     

    “정년까지 근무할지 잘 모르겠다” 44%

     “아니다” 5.5%

     
    ◇ 단독재판부 선호도 높아 =
    또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법관의 65%는 '단독재판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의부'를 선호한다는 법관은 15%에 불과했다. '특별히 선호하는 게 없다'는 답은 20%였다.

    단독재판부 선호 이유로는 직무 만족 요인으로 거론된 법관의 독립성과 주체성, 자율성 등이 합의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잘 보장된다는 점이 꼽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전·현직 법관 9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인터뷰도 이뤄졌는데, 여기에 참여한 A판사는 "판사는 단독재판을 해야 '진짜 판사'라고 본다"며 "법관으로서 판단의 독립성이 존중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석판사로 근무하는 동안에는 아무래도 온전히 나의 눈으로 사건을 바라보기는 어렵다"며 "판사로서의 자긍심은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업무수행에서 온다"고 강조했다.

     

    75%가 민사재판 선호

     이유는 “양형에 대한 부담 적어” 


    B판사도 "단독재판부의 업무량이 월등하게 많지만 업무량을 떠나 업무 자체의 내적 만족을 따지면 합의부에 비해 직무 만족도가 높다"며 "주체적으로 업무를 볼 수 있고, 판단의 독립성이 보장된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단독재판부를 증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단독재판부를 늘리면 한 재판부마다 부과되는 업무량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C판사는 "1심 재판부를 모두 단독으로 운영하면 사건 처리율이 산술적 예측으로 3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며 "단독재판부가 증설되면 재판부마다 부과되는 업무량이 줄어드는데다 판단의 독립성이 존중되기 때문에 판사로서 직업적 자긍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법관 재직기간에 따른 선호 재판부를 비교하면, 재직기간이 10년 미만인 법관의 71.5%, 10년이상 20년 미만 법관의 71.8%가 압도적으로 단독재판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재직기간 20년 이상인 법관들은 2.6%만이 단독재판부를 선호한다고 답했고, 51.4%는 합의부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65%가 단독 재판부 선호

     합의부 선호는 15%에 불과

      

    ◇ "근무평정 개선" 목소리도 = 심층인터뷰에선 법원이 법관에게 직무에 대한 충분한 외적 보상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공통된 지적이 나왔다. 특히 고법부장판사 승진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법관들의 직무동기가 하락한 만큼, 법관의 독립을 보장하되 업무에 대한 사명감을 고취시킬 근무평정 제도 개선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심층인터뷰에 참여한 D판사는 "'무엇을 위해 일을 더 열심히 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던질 때 아무래도 (고법부장 승진제도 폐지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승진 욕구보다는 이제 판사 개개인의 사명감에 좀 더 기대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사명감을 고취시킬 

    근무 평정제도 개선 필요” 지적도


    E판사는 "법관 직무를 잘 수행하는지 여부가 지나치게 '사건 처리율'에만 경도된 것은 문제가 있고, 근무성적 평정이 '사건처리' 통계 위주로 이뤄지는 것은 시정이 필요하다"며 "우수한 법관을 단순히 사건처리를 신속하게 하느냐로 가늠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라고 했다.

    F판사는 "생활인이자 직업인으로서 근무평정 방식의 변화는 직무 태도나 행위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치게 마련"이라며 "책임감과 소명의식이 강하다고 하더라도 사람이니 만큼 인사정책이 근무태도에 미치는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다. 판사도 직업인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수연·한수현·이용경 기자

    sypark·shhan·yklee@la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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