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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법원행정처

    ‘약가인하 환수법’ 싸고 논란 확산

    제약사의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본안소송서 패소 때
    집행정지기간 발생한 보험공단 손실 상당액도 추징

    강한 strong@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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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가 심사 중인 '약가인하 환수법'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제약사의 제재 회피 꼼수를 차단하고 건강보험공단 재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도 있지만, 보건복지부의 약가 인하 처분에 대한 제약사들의 법률적 불복 수단을 사실상 봉쇄하는 위헌적 입법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법원행정처도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의 효력을 형해화시킬 우려가 크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국회에 전달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약가인하 환수법'으로도 불리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지난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박광온) 전체회의에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대안으로 일괄 상정됐다가 법안심사제2소위원회로 넘겨졌다.

     

    “약가인하 처분에 대한 불복수단 봉쇄”

    비판 잇따라


    개정안에는 제약사가 보건복지부장관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약가인하 및 건강보험 요양급여정지 등의 처분에 불복해 행정쟁송을 청구 또는 제기하면서 집행정지를 신청했을 때 집행정지 결정 등에 따라 얻는 경제적 이익·손실을 환수·환급할 근거를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보건복지부는 매년 시중에서 거래되는 약제의 실거래가를 조사해 가격인하 품목 리스트와 약제 상한금액을 고시하는 방식으로 약값을 낮추고 있다. 조사대상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청구된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대상 약제들이다.

    이 같은 고시는 처분에 해당하므로 제약사나 제약 유통 및 수입 회사는 이에 따라야 한다. 처분에 불복하려면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통해 다퉈야 하는데, 제약사들은 관련 행정소송을 내면서 약가인하 조치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내는 사례가 많다. 집행정지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되면 제약사 등은 본안소송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약가인하 처분 고시 이전 가격으로 약을 병원 등에 공급할 수 있고, 관련 요양급여도 종전과 같이 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1~2021년) 제기된 관련 소송은 총 59건으로 절반가량은 소송이 진행 중이다. 제약사는 대부분 집행정지 신청을 하고, 신청된 집행정지 신청은 대부분 인용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집행정지 결정 효력 형해화”

    대법원도 반대 입장


    그런데 개정안은 제약사 등이 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집행정지결정을 받은 후 본안소송에서 패소(일부 패소 및 각하 등 포함)한 경우 집행정지 기간 동안 공단이 지급한 요양급여비용과 집행정지 결정이 없었다면 공단이 지급해야 할 요양급여비용의 차액을 공단에 발생한 손실로 간주해 이를 제약사 등으로부터 징수할 수 있도록 했다. 제약사가 본안소송에서 패소한 경우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이 있었던 기간 동안에도 마치 처분의 효력이 정지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그 기간 동안 공단에 발생한 손실 상당액을 추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 로펌 변호사는 "개정안은 예컨대 식당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 이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함께 낸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돼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영업을 계속한 경우 이후 본안소송에서 패소하면 식당 측이 집행정지 기간 내에 영업을 계속해 얻은 이익 대부분을 정부가 환수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는 행정·공공기관의 처분에 대한 법률적 불복권을 사실상 봉쇄해 국민의 재판 받을 권리 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위헌적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분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제도를 제약사 등에만 강행하겠다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에 해당해 평등권 침해에 해당될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한 로스쿨 교수는 "국민의 정당한 권리구제 수단인 재판청구권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며 "공적 사회보험인 건강보험 재정을 성실히 관리할 공공기관의 책임을 제약사 등에게 편법으로 전가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갈수록 행정청의 권한이 강해지는 추세를 고려할 때, 이 법 이후 다른 사안에서도 유사한 시도가 뒤따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원행정처도 최근 이 법안에 대해 "집행정지 제도의 취지와 상충되고,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의 효력을 형해화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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