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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법원행정처

    모든 재판은 공개가 원칙…재판 중계 확대해야

    미국서는 판사별 유튜브 계정 만들어 실시간 중계도

    박수연 기자 sypar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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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들썩했던 대장동 사건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 방청권 배부 줄을 서있습니다. 늦게 오면 못 받을까 걱정돼 아침 일찍 나왔어요. 재판을 인터넷이나 TV로 중계하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사건이 열린 20일, 이기원(65)씨는 재판이 열리는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4-2번 법정출입구 대기줄 맨앞에 서있었다.

    그는 "방청을 하려고 홈페이지를 확인하니 재판이 오늘 날짜로 잡혀 있길래 재판부에 전화도 걸어보고 어렵게 중앙지법 콜센터를 통해 안내를 받아 이 자리에 오게 됐다"고 했다.


    대기줄에 서있던 세종대 법학과 재학생 강용운(25)씨와 이승중(24)씨는 "국민들은 중요 사건에 대해 알 권리가 있고, 법정 공간이라는 제약을 넘을 수 있도록 재판을 생중계한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건설학을 전공하는 A씨와 재수생 B씨는 방청석이 만석돼 재판 상황을 다른 법정에서 영상으로 볼 수 있도록 마련된 중계법정으로 안내됐다. 방청권 15개가 배부되지만 모두 법정에서 방청하지는 못하고 본법정과 중계법정에 나뉘어서 방청할 수 있다.


    헌재·법원 모두 중계규정 있지만

     실제 진행은 드물어


    A씨는 "난생 처음 법원을 방문한 터라 재판 상황을 꼭 보고 싶었는데, 중계법정에서 화면을 통해 보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 수만명씩 쏟아지는 가운데 법원에서 중요한 재판들이 진행되자 국민들이 법정에 가지 않고도 집이나 사무실에서 재판을 방청할 수 있도록 '재판 중계'를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헌법재판소는 관련 규칙까지 개정했지만 공개변론조차 중계하지 않고 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권한쟁의심판 등 주요 사건 진행을 앞두고 재판 중계를 허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2017년 3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헌재는 선고 장면을 생중계했다. 이 밖에도 헌재는 2004년 5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2004년 10월 신(新)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 위헌 확인 심판, 2008년 1월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주가조작 등 범죄혐의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 위헌 확인 심판은 물론 2014년 12월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등 5건의 선고를 생중계했었다.

    법원에서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를 제외하면 2018년 서울중앙지법이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재판을 생중계한 적이 있지만, 이외에 서울고법이나 서울중앙지법 등에서 재판 중계가 이뤄진 일은 없다.

    헌재와 법원 모두 재판 중계 관련 제도는 마련돼 있지만 이처럼 실제로 진행된 건수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의 알권리 보장, 

    재판의 투명성·공정성 등 제고


    헌재는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 심판규칙을 개정해 영상재판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의 변론과 선고 등을 인터넷과 TV 등으로 생중계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영상재판이나 재판 중계를 실시한 적은 없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경우에는 대법원에서의 변론에 관한 규칙 제7조의2에 따라 현재 선고 및 공개변론을 중계하고 있다. 대법원은 또 2017년 대법관회의에서 공익성이 큰 1,2심 재판의 선고를 재판부의 재량으로 생중계할 수 있도록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했었다. 이 규칙 제4조 2항은 '재판장은 피고인의 동의가 있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상당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한해 재판촬영·중계 신청에 대한 허가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2020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자명예훼손 사건 1심 선고 역시 재판 중계와 법정 내부 촬영을 광주지법이 허가하지 않는 등 중계에 소극적인 모양새다. 다만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경우에는 2019년 8월 국정농단 사건의 선고가 최초로 온라인 중계된 이래 현재까지 18건의 선고가 중계됐고, 공개변론은 2013년 2월 규칙 개정 후 전원합의체 사건의 경우 모두 중계됐으며, 소부 공개변론도 1회 공개돼 총 20건의 공개변론이 중계됐다.

    법조계에서는 '모든 재판은 공개가 원칙인 데다, 재판을 중계하면 거리적·공간적 한계를 극복해 국민의 알권리를 두텁게 보장하고 재판의 투명성과 공정성 등을 제고할 수 있다'며 재판 중계 확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부장판사는 "재판은 공개가 원칙이지만 일반 시민들이 접근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당사자의 동의를 받거나 재판부 결정에 따라 법원 사이트 등에 중계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관심 집중된 사건에 대한 

    국민 판단에도 도움


    다른 부장판사는 "예컨대 대장동 사건처럼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을 다룰 경우 언론 등에서도 각자의 입장에 따라 어느 한 쪽의 사실만 부각시키는 경우가 있다"며 "재판 중계를 활성화하면 재판의 취지나 사실관계 왜곡을 방지해 공정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판부 입장에서도 공개를 염두하고 재판을 진행해야하니 보다 신중하고 정제된 자세로 재판에 임하게 될 것"이라 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도 "사회적으로 이슈되는 사건을 맡다보면 당일 진행된 재판의 내용을 두고 언론에서는 전혀 다른 맥락과 내용으로 보도할 때가 더러 있다"며 "그럴 때마다 '오늘 내가 재판을 제대로 진행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드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그럴 때는 재판과정 자체를 전부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사회적 관심도가 집중되는 사건은 법원이나 헌재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재판 중계를 고민했으면 한다"며 "예컨대 검수완박 강행 처리 논란과 관련한 헌법재판 과정을 중계한다면 국민들이 어느 쪽 주장이 옳은지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형사재판에서는 당사자 등의 개인정보를 아무리 보호한다고 해도 의도치 않게 노출될 확률이 있어 중계를 한다면 위험한 부분이 많다"며 "이러한 우려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더라도 사건 당사자와 재판장이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외국은 재판 중계에 적극적인 입법례가 많다.

    사법정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팬데믹 시대 재판의 대응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영상재판이 널리 이용됐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이후에는 온라인 재판중계를 포함한 영상재판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특히 배심재판에서도 영상재판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 주법원은 판사별로 유튜브 계정을 만들어 판사 이름과 재판부, 지역 등으로 분류해 주민들에게 안내하고 판사들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이 진행하는 재판을 영상으로 실시간 중계한다.


    박수연·한수현·이용경 기자

    sypark·shhan·yk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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