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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혼가정 ‘부모 따돌림’… “법원이 적극 개입해야”

    양육부모가 자녀 조정, 비양육친 만남 거부하는 현상

    임현경 기자 hylim@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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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가정법원 면접교섭센터 누리방

     

    A씨는 이혼 후 자녀를 3년간 만나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는 전 부인 B씨가 다섯 살된 자녀에게 "아빠를 만나면 집에서 내쫓겠다"고 엄포를 놓거나 "아빠를 만나면 울어라", "만나기 싫다고 하라"면서 A씨를 만나지 말 것을 종용한 것이다. 자녀는 A씨를 만나면 불안한 모습을 보이거나 "집에 빨리 가야한다"고 말하다가 결국 면접교섭이 끊겼다.


    최근 가사사건 전문 변호사들 사이에서 이혼 가정에서 벌어지는 '부모(비양육친) 따돌림' 현상에 법원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양육부모는 

    자녀와 면접교섭 애먹거나 배제 당해


    부모 따돌림(Parental Alienation)은 미국 심리학자인 리차드 가드너가 1987년 '이혼 과정에서 한쪽 부모가 자녀를 조종해 다른 부모에게 등을 돌리게끔 하는 현상'으로 처음 소개하면서 알려졌다.

    부모 따돌림은 △자녀가 양육친에게 가지는 강한 애착 때문에도 발생하지만 △양육친이 자녀에게 비양육친에 대한 적대감과 분노를 표현하는 경우 △양육친이 자녀에게 비양육친을 만나면 애정과 돌봄을 철회하겠다는 등의 위협을 가하는 경우 등에서도 자녀가 심리적으로 통제돼 발생하기도 한다.

    김성우(53·사법연수원 31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이혼 과정에서 자녀들은 부모 중 한쪽을 선택하도록 강요받는 갈등 상황에 놓이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 과정에서 어린 자녀들이 면접교섭 후 일부러 기분 나쁜 티를 내 충성 경쟁을 하거나, 갈등 상황이 힘들어 본심과 달리 면접교섭 직전에 배가 아프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민법 제837조의2 제1항은 '자(子)를 직접 양육하지 아니하는 부모의 일방과 자(子)는 상호 면접교섭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지만, 부모 따돌림을 당하는 비양육친은 자녀와 원활한 면접교섭에 애를 먹거나 아예 배제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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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가정법원 면접교섭센터 양육자실

     

    김승유(33·변호사시험 10회) 변호사는 "가사사건을 수행하며 부모 따돌림 현상을 여러번 접했다"며 "양육친이 부모 따돌림 현상을 근거로 비양육친이 자녀를 학대했다고 주장할 경우 소송대리인, 가사조사관 등이 양육친의 주장에 동조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배인구(54·25기)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는 "부모 따돌림 현상을 간과하고 겉으로 드러난 자녀의 모습을 토대로 비양육친을 면접교섭이나 양육권에서 배제하면 자녀의 복리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래 자녀 복리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 낳을 수 있어  

     

    해외에서는 이미 부모 따돌림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미국 법원은 부모 따돌림 개념을 판결문에 명시하고 면접교섭 이행명령, 양육비 지급의무 면제, 양육권 변경 재판 과정에서 이 현상을 고려하고 있다. 영국 가정법원 자문기구는 부모 따돌림을 겪는 부모와 자녀들에게 정부 출연 기금을 통해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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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가정법원 면접교섭센터 이음방

     

    최근 우리나라 법원도 이 같은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중립적인 면접교섭을 위한 지원 시설을 늘리는 추세다.

    2014년 서울가정법원을 시작으로 인천, 광주, 대구, 전주, 수원, 대전, 부산 등 8개 가정법원은 면접교섭센터를 두고 부모의 갈등이 심하거나 면접교섭이 잘 되지 않는 부모와 자녀에게 아동·발달심리 전문가의 조력 등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센터는 아직까지 양쪽 부모가 사전에 합의를 해야만 이용할 수 있어 갈등이 극심한 당사자 사이에선 보다 직접적인 법원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부모 따돌림을 막으려면 법원 등의 제3자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법원이 전문성 가지고 사실여부 등

     실체 파악이 중요 


    김성우 변호사는 "부모 따돌림은 면접교섭 뿐 아니라 재판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법원이 사실여부 판단에서부터 전문성을 가지고 실체를 분명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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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가정법원 면접교섭센터 화상면접실
       

    한 가사사건 전문 변호사는 "면접교섭은 부모의 권리일 뿐 아니라 자녀의 권리이기도 한 만큼 자녀가 왜 비양육친에게 거부감을 보이는지 법원이 면밀히 살펴야 한다"며 "이를 판단하기 위해 재판부는 가사조사관, 전문 심리상담위원에 조사를 맡기지만 위원마다 전문성이 천차만별이다. 관련 인력의 전문성을 확보해 자녀의 심리를 밀도 있게 조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법원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원이 부모 따돌림을 판단할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려면 학계에서 관련 연구를 축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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