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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소열전] "실명확인 거쳐 개설된 차명계좌, 중과세 대상으로 못봐"

    대법원, 납세·징세의무자에 불리하게 해석한 과세관청에 제동
    법무법인 태평양, 중소기업은행 대리해 승소 확정 판결 이끌어

    한수현 기자 shhan@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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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석규 25기 · 조일영 21기 · 조무연 36기 · 안현국 변시6회

      

    법무법인 태평양(대표변호사 서동우)이 은행의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개설된 계좌는 그것이 실상은 차명계좌로 사용됐다고 하더라도 중과세 대상인 금융실명법 제5조의 '실명에 의하지 않고 거래한 금융자산'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을 이끌어내 주목받고 있다. 납세의무자와 징수의무자에게 불리하게 세법을 확대해석한 과세관청에 제동을 건 판결이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18년 A사에 대해 세무조사를 하고 '직원 B씨가 회사 자금을 횡령해 친인척이나 지인들 명의로 중소기업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뒤 자금을 입출금했다'고 판단, 과세자료를 남대문세무서에 통보했다.

     

    남대문세무서는 이 계좌들이 계좌명의인과 실제 출연자가 다른 차명계좌이고, 계좌에 예치된 금융자산이 금융실명법 제5조의 '실명에 의하지 않고 거래한 금융자산'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어 2018년 2월 원천징수의무자인 중소기업은행에 대해 각 계좌들에 예치된 금융자산에서 발생한 이자소득에 대해 금융실명법 제5조에서 정한 100분의 90의 원천징수세율을 적용한 소득세를 각각 고지했다. 중소기업은행은 반발해 같은해 5월 조세심판원에 심판 청구를 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중소기업은행 측은 "금융실명법 제3조 1항의 '실명'이란 '실지명의'를 의미하고, 이는 무기명이나 가명에 대칭되는 개념으로서 계좌명의자의 주민등록표상 명의, 사업자등록증상의 명의 등을 의미한다"며 "이 계좌는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개설된 것인 만큼 계좌명의자를 거래자로 봐야 하므로 '실명에 의하지 않고 거래한 금융자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심은 "이자소득에 대한 원천징수 소득세 또는 법인세의 납부의무는 남대문세무서의 처분 이전에 이미 시효가 완성돼 소멸했고, 국세부과 제척기간 역시 도과해 위법하다"며 중소기업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2심에서는 '차명계좌'와 '비실명계좌'가 같은 것인지가 핵심쟁점으로 다뤄졌다.


    중소기업은행을 대리한 태평양은 △금융실명법의 법 문언 △금융실명법의 제·개정 연혁 및 개정 논의 △금융거래 당사자에 관한 대법원 판례 등을 종합해 금융실명법 제5조의 차등과세 대상을 해석하고, 금융실명제 시행 이후 차명계좌에서 발생한 이자·배당소득이 금융실명법 제5조의 비실명 자산소득으로 해석된 적이 없다는 점 등을 주장했다.


    2심은 태평양의 변론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소득세 원천징수에 관한 차등세율의 적용 범위를 정하는 것은 입법자의 정책적 선택 영역 문제"라며 "금융실명법 제3조 1항과 제5조에 규정된 '실명'을 '거래자의 실지명의'로 해석하는 경우, 입법자가 제3조 3항을 신설하면서 사용한 '타인의 실명'이라는 용어가 '타인의 거래자의 실명'이라는 비문(非文)이 된다. 따라서 입법자는 제3조 1항과 제5조에 규정된 실명이 '실지명의'의 약어임을 전제로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개설된 차명계좌의 경우엔 비실명 금융자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석한 바 있고, 과세관청도 2017년 이전엔 이 같은 해석에 따라 과세실무를 운영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와 다른 전제에 기초해 차등세율의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등 납세의무자와 징수의무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세법을 해석하는 것은 헌법상 조세법률주의 및 엄격해석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세관청이 개별 사안별로 구체적인 사정을 확인한 다음 출연자가 궁극적으로 해당 소득의 소득세 등 납세의무를 부담하는지를 검토하는 단계에서 실질과세의 원칙이 적용될 여지가 있지만, 그 이전 단계인 원친징수단계에서 금융실명법 제5조 등에 관한 일반적인 해석을 통해 차등세율의 적용 대상을 임의로 확장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볼 수 없다"며 "이 사건 계좌에 예치된 금융자산이 금융실명법 제5조의 비실명자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남대문세무서의 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은 5월 12일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2022두32269).


    강석규(60·사법연수원 25기) 태평양 변호사는 "금융실명법 제5조상 '실명에 의하지 않고 거래한 금융자산'의 해석에 관한 선례가 없어 소송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웠다"며 "1993년 금융실명제 도입 이후 법원 해석이 전무했던 비실명자산소득의 범위에 관해 납세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명확히 정리했다는 점에서, 향후 차명계좌에 대한 과세방향 및 금융실명법 운용에 있어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판결로 차명재산으로 얻은 소득에 대한 소득세 징수범위가 제한되므로 국가 입장에서도 종합적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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