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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이사’ 8월 도입… 법적 성격·권한 싸고 논란

    강한 기자 strong@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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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시행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자 법적 성격과 권한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노동자 대표이면서 비상임 경영자인 노동이사는 이중적 지위를 갖는데도, 관련 법은 권한과 의무가 일반 비상임이사와 같다고 규정하는데 그쳐 8월 4일 노동이사제가 시행되면 혼선과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 대표가 기업 이사회 구성원에 선임돼 경영에 참여하는 제도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부터 서울·광주·인천·경기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를 통해 도입·운영해왔지만, 이 같은 제도가 법률에 규정돼 시행되는 것은 처음이다.

    개정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기관운영법)은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비상임이사(노동이사)에 해당 기관 소속 근로자 중에서 근로자대표가 추천하거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은 사람을 1명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노동이사제가 적용되는 곳은 총 131개다. 한국전력공사·인천국제공항사 등 공기업 36개, 국민연금공단 등 준정부기관 95개이다. 예금보험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일부 금융 공공기관은 해당되고, 한국예탁결제원·한국산업은행 등 기타 공공기관은 제외된다.

    노동이사의 권한과 의무는 해당 기관의 일반 비상임이사와 동일하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의 일반 비상임이사에게 안건 부의권이 있다면, 8월부터 선임된 노동이사에게도 안건 부의권이 주어진다.

    문제는 노동이사가 경영자이자 노동자인 이중적 지위를 갖게 된다는 점이다. 또 개정법은 노동이사 선임 요건이나 절차에 대해서만 규정하고 있을 뿐 노동이사가 사내이사 또는 사외이사인지, 기타비상무이사인지 등 법적 성격이나 지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고 있다. 노동이사가 노동조합장이나 노동조합원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분명한 기준도 없다.

    따라서 예컨대 상법에 따라 이사를 등기해야 하는 주식회사 형태의 공기업의 경우 노동이사를 어떤 종류의 이사로 등기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상법에는 노동이사가 포함된 비상임이사라는 개념이 없다.

    또한 이사는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충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하며 재임 중 뿐만 아니라 퇴임 후에도 직무상 알게 된 회사의 영업상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근로자의 이익을 대변할 수밖에 없는 노동이사는 이 같은 이사의 의무와 충돌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노동이사제 시행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공기업의 성격에 따라서는 노동이사의 활동이 다른 법 규정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시행령과 개별 공기업 등의 정관을 통해 노동이사의 역할이 어떻게 부여되는지에 따라 노동이사의 역할이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권한·의무는 비상임이사지만
    경영자·노동자 이중적인 지위
    사외이사·기타 비상무이사인지
    법적 지위에 명확한 규정 없고
    노조원 지위 유지 기준도 없어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다음 달 14일까지 개정법을 뒷받침할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의견수렴 중이다. 하지만 시행령 개정안에도 노동이사의 지위에 대한 규정은 없다. 시행령 개정안은 노동이사 선출 절차와 관련해 '과반수 노조가 있으면 노조대표가 2명 이내의 후보자를, 과반수 노조가 없으면 직접·비밀·무기명 투표에서 과반수 동의를 얻은 2명 이내의 후보자를 임원추천위에 추천한다'고만 정하고 있다.

     
    기재부는 노동이사의 △자격 △권한 △의무를 설명하는 '공기업·준정부기관 경영에 관한 지침'을 만들어 배포하고, 각 공공기관 등의 정관 개정 작업도 지원할 계획이라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권혁 부산대 로스쿨 교수는 "노동이사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노동자가 노동이사로 일할 때는 노동자의 대표가 아닌 경영자로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방법을 노사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앞서 제도를 시행한 독일 등 유럽 국가의 고민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파업을 하면 근로자 지위가 정지되듯 노동이사로 선임되면 근로의무가 아닌 경영 참여라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며 "생소함에 따른 갈등과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공공부문에서 충분한 성과를 내고 안착돼야 민간기업에도 파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로스쿨 교수는 "우리나라 기업에서는 지배주주와 경영진을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가 오히려 포섭되는 문제가 있는데, 노동자가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문제가 더 복잡해졌다. 공공기관은 '회사의 주인이 누구인가'라는 논쟁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시범적으로 제도가 시행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지부진하던 노동이사제가 20대 대선 기간 여야 후보 모두 찬성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회사법 근본 철학에 대한 논의 없이 법이 시행된 면이 있다. 공기업의 노동이사는 공공재에 대한 감시와 참여의 문제이지만, 사기업의 노동이사는 강제할 수 없는 경영적 결단의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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