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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도서관, 대한민국 법원 구술 총서2 '법관의길 이홍훈' 발간

    박수연 기자 sypar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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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고인들에게 검사도 반말, 판사도 반말을 하니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다 위축돼 있고 모든 걸 법관의 판단에만 맡긴 듯 하더군요. 아, 이게 법원이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굉장히 깊이 느꼈어요."


    사법연수생으로 판사 시보를 하던 시절 법정을 찾은 고 이홍훈(사법연수원 4기) 대법관의 일화다.

     
    "단독판사 시절에 '이래서는 안 되겠다. 우선 반말은 쓰지 말아야겠다. 아무리 피고인이라도 무죄추정의 원칙을 받아야 한다'라고 생각해 반말을 안 쓰기 시작했는데, 서울형사지법에 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윤관 전 대법원장이 전주지법원장으로 계실 때 법원내에서 반말을 쓰지 말라고 지시하신 게 법률신문에 보도가 되더라고요. 그 뒤 (반말을 사용하던) 법원 풍토가 많이 사라졌을 거예요."


    당시는 피고인의 인권이나 무죄추정의 원칙은 법 조문에만 있던 시절이었다. 이 대법관의 첫 걸음은 피고인에 대한 법원 전체의 태도를 바꾸는 단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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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도서관(관장 윤승은)은 최근 대한민국 법원 구술총서2 '법관의 길 이홍훈'을 발간했다. 2020년 10월, 3차례에 걸쳐 채록한 이 대법관의 녹취문을 기초로 자료를 함께 묶은 이 책은 이 대법관 추모 1주기에 맞춰 출간됐다. 그는 암 투병 끝에 지난해 7월 11일 별세했다.


    전북 고창 출신인 이 대법관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72년 제1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인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대학시절 가정 형편이 어려운 경기고 재학생이 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도움을 준 가슴 따뜻한 사람이었다.


    1977년 서울지법 영등포지원 판사를 시작으로 법원행정처 조사심의관, 김천지원장, 광주고법 부장판사, 법원도서관장, 제주지법원장, 수원지법원장 등을 역임했다. 조사심의관 시절 이강국 당시 조사국장과 외국의 여러 도서관 사례를 참고해 대법원 도서관 독립을 준비, 1989년 법원도서관 탄생에 일조했다.

     
    노무현정부 때인 2006년 대법관에 취임해 2011년까지 일했다. 대법관 시절 국민 권익 보호를 위해 행정소송의 범위를 넓히는 판결, 시각장애인을 위해 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선임해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판결,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도 공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 등 국민의 기본권 확대와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여러 판결을 했다. 특히 다양한 진보·개혁 성향의 소수의견을 내면서 전수안·김지형·김영란·박시환 전 대법관과 함께 '대법원 독수리 5형제'로 불리었다.


    정년퇴임 이후에도 법조계 발전과 국민을 위한 헌신을 이어갔다. 법조윤리협의회 위원장을 맡아 법조 비리 근절과 법조 윤리 확립에 힘썼으며, 화우공익재단 이사장,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위원장, 서울대학교 법인 이사장을 역임했다. 2018년 2월에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개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설치한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을 맡았다.

     
    법원도서관은 이 대법관의 삶과 정신이 담긴 이 책을 전국 법원 도서실과 유관기관, 공공도서관 등에 배부하고, 법원전시관, 사법역사문화전시실 등 법원사 자료 상설전시공간에도 비치할 예정이다. 도서관은 내년에도 구술채록 사업의 결과물을 갈무리해 '대한민국 법원 구술총서' 시리즈를 이어갈 계획이다.

     
    법원도서관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역대 대법원장 등 사법부 주요 인물인 김용철·윤관·이용훈 전 대법원장, 김영란·김용담·박만호·박일환·서윤홍·손지열·양창수·이강국·이홍훈·조무제 전 대법관, 김동건·이영애·장윤기 전 법원장, 권오곤 전 국제형사재판소(ICC) 당사국총회 의장 등 17명의 구술을 채록하는 '구술채록 사업'을 진행했다. 공식 기록물에 나타나 있지 않은 사법부의 중요 활동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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