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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결] 성희롱 이유로 공무원 해임하면서 피해자 실명 등 특정 안 했어도

    피해자가 누구인지 등 알 수 있을 정도로 징계 혐의 사실 특정됐다면
    대법원 "징계대상자 방어권 침해로 볼 수 없다"… 원고승소 원심 파기환송

    박수연 기자 sypar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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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희롱 혐의로 공무원을 해임하면서 징계절차에서 피해자 실명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더라도 징계대상자가 피해자가 누구인지 등을 충분히 알 수 있을 정도로 징계혐의사실이 특정됐다면 절차상 하자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징계대상자의 방어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달 14일 A 씨가 검찰총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소송(2022두33323)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검찰총장은 2019년 5월 검찰공무원인 A 씨를 해임했다. A 씨가 근무하던 지방검찰청을 관할하던 고등검찰청이 A 씨의 비위 혐의에 대한 감찰을 실시했는데, 성희롱 등 품위유지의무 위반, 우월적 지위·권한을 남용한 부당행위 등 33가지의 징계사유가 인정된다는 것이었다.

    감찰 과정에서 A 씨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하거나 다른 비위를 목격했다고 진술한 검찰 내부 관계자들이 16명 이상에 달했다. 검찰은 이들의 인적 사항을 A 씨에게 알리지는 않았다. A 씨는 해임 처분에 반발해 소청심사위원회에 징계 취소를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각 징계혐의사실이 서로 구별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어 있고, 징계대상자가 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과 피해자를 충분히 알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징계대상자에게 피해자의 '실명' 등 구체적인 인적사항이 공개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징계대상자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지장이 초래된다고 볼 수 없다"며 "특히 성희롱 피해자의 경우 2차 피해 등의 우려가 있어 실명 등 구체적 인적사항 공개에 더욱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에서 징계처분 관계 서류에 피해자 등의 실명이 기재되어 있지 않지만 각 징계혐의사실이 서로 구별될 수 있을 정도로 각 행위의 일시, 장소, 상대방, 행위 유형 및 구체적 상황이 특정돼 있다"면서 "A 씨는 처분 과정에서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받아 의견을 진술할 때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이의를 제기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또 "A 씨가 퇴직한 피해자 1명 외 나머지 피해자 전원으로부터 선처를 구한다는 탄원서를 받아 소청 심사 절차에 제출한 것을 보면 각 징계혐의사실의 피해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A 씨가 징계혐의사실에 대해 반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고, 검찰총장이 관계 서류에 피해자 등의 실명 등 인적 사항을 기재하지 않은 것은 피해자들의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비공개 요청에 따른 것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징계절차에서 A 씨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지장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성비위 관련 징계절차에서 피해자 보호와 피고인의 방어권이 충돌하는 사안에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지장이 초래되었는지 판단할 때 피해자의 2차 피해 등 방지를 고려해 통상의 경우보다 좀 더 엄격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앞서 1심은 원고패소 판결했지만, 2심은 "징계처분 관계 서류에 피해자 등이 특정되지 않아 A 씨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으로 지장이 초래됐기 때문에 해임 처분은 절차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며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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