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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대재해, 외연은 넓어지고 쟁점은 좁혀지고…

    임현경 기자 hylim@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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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노동자 2명이 숨졌다. 고용노동청은 열사병 의심 사망사고로 보고 해당 건설 현장의 원청과 하청 업체를 상대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최근 A 로펌은 백화점에서 고객들이 에스컬레이터 등의 시설을 이용하다가 안전사고가 날 경우 중대시민재해로 적용되는지에 대한 자문 요청을 받았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6개월이 지나면서 중대시민재해와 열사병 사건 등으로 법 적용의 외연이 확대되고 있다. 사업 발주자와 도급인은 물론이고, 산업현장과 공중이용시설까지도 광범위하게 법 적용 대상으로 묶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위력이 현실화하고 있다. 노동부가 수사하는 중대재해 사건도 100건을 넘기며 사업주가 사전 유해·위험요인 등을 제거하려는 예방 점검과 개선 조치를 실시했는지 등으로 수사의 쟁점이 좁혀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중대재해 사건, '열사병'·'시민재해' 등 사건 외연 늘어나 = 올 7, 8월 무더위가 심해지자 '열사병'은 건설 현장에서 중대재해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사업장에서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사고 또는 열사병 질환자가 3명 이상 발생할 경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제2조에 따르면,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다면 중대산업재해로 간주한다. 시행령 제2조에서는 '고열작업 또는 폭염에 노출되는 장소에서 하는 작업으로 발생한 심부체온 상승을 동반한 열사병'을 직업성 질병으로 보고 있다.

    한 대형로펌 중대재해처벌법 전문 변호사는 "7월에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건설 업계에서 열사병과 관련한 중대재해 예방과 관련한 자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중대재해처벌법상 사업 발주자도 적용 대상에 들어가기 때문에, 사업 발주자인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자문 요청을 한다"고 말했다.

    공중이용시설에서 발생하는 시민의 안전사고도 중대재해 리스크로 떠오른다. 중대재해처벌법 제2조 제3호는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 등의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의 결함을 원인으로 발생한 재해'를 중대시민재해라고 규정하고, 일반시민이 1명 이상 사망할 경우에 법 적용 대상이 된다고 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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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전 점검으로 '유해·위험요인' 개선했는지가 쟁점 = 노동부가 중대재해로 수사 중인 사건은 총 124건으로 100여건이 넘어가면서 수사 쟁점 사항은 좁혀지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수사기관이 중대재해 사고에 대한 사업주의 책임과 혐의점을 입증하는 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3호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관측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3호는 사업주가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에 따른 유해·위험 요인을 확인해 개선하는 업무절차를 마련하고, 해당 업무절차에 따라 유해·위험 요인의 확인 및 개선이 이루어지는지를 반기 1회 이상 점검한 후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규정한다.

    전문가들은 노동부 등의 수사기관이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힘든 중대재해처벌법상 사업주의 혐의점을 찾기보다는 의무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시행령을 기준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홍성(44·사법연수원 35기) 화우 중대재해대응그룹 소속 변호사는 "많은 중대재해 사건에서 시행령 제4조 제3호에서 제시된 의무 사항과 관련해 혐의점이 논의되고 있다"며 "수사기관에서 사업주가 여타의 의무 사항을 위반했기 때문에 중대재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입증하기 쉽지 않아, 사고가 발생하기 전 사업주가 유해·위험 요인을 사전에 발굴하고 개선 조치하려는 노력을 보였는지 등에 중점을 두고 수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7, 8월 건설현장 열사병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

    공중이용시설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도

    리스크로 부상


    “관계없는 자료까지 요청하는 마구잡이 수사”

    비판도


    ◇ 노동부, 신중 수사로 선회 =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초기 사건이 터지면 해당 기업을 즉각 압수수색 하는 등의 강제수사를 벌여 과도한 수사라는 지적을 받아 온 노동부는 최근 '신중 수사'로 선회하고 있다. 최근 노동부에 검사가 파견되고, 검찰의 수사 지휘가 늘어나면서 노동부가 더욱 정확하고 신중한 수사를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부는 6월 실시된 검찰 인사에서 홍정연(42·37기) 부산지검 부부장 검사를 고용노동부로 파견했다. 노동부에 검사가 파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중대재해 관련 전문 변호사는 "법 시행 초기 변호사들 사이에서 노동부는 '답정너'라고 불렸다"며 "수사 초기 사건 조사를 하면 법리적으로 무리한 수사를 하면서까지 기소 의견으로 올리려는 의도가 노골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노동부에 검사가 파견되고 나서는 검찰이 수사에 대한 재지휘를 내리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과도한 수사는 자제하고 정확한 수사를 하는 방식으로 수사 방식이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사건과 관계없는 자료까지 방대하게 요청하는 마구잡이식 수사는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는 관계자가 광범위한 만큼 수사기관은 우선 자료를 확보하고 혐의를 찾으려고 한다"며 "다만 무작정 기업 본사에 찾아와 사건과 관계없는 자료까지 받아 가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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