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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외국민, 해외서 테러 피해 당하면 지원받기 ‘막막’

    임현경 기자 hylim@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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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아시아계를 향한 혐오범죄와 인종차별적 테러, 외로운 늑대와 같은 반사회적 자생테러 등이 국제적으로 늘고 있지만, 우리나라 현행 법률은 테러 범죄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규정해 외국에 거주중인 재외국민 보호와 피해 지원에 미흡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무조정실 대테러센터에 따르면, 2017년 영국 런던 의회 인근에서 일어난 차량 돌진 테러 사건의 피해자만이 우리 정부의 지원을 유일하게 받았다. '국민 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테러방지법)' 시행 6년 간 해외에서 일어난 테러로 재외국민이 피해 지원을 받은 사례는 1건이다.

    국내 테러방지법은

    유엔이 지정한 테러단체들만 인정


    지난해 3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아시아계가 운영하는 마사지 업소에서 총기를 난사해 8명을 숨지게 한 백인 남성 로버트 애런 롱에게 미국 검찰은 테러 혐의를 적용했지만, 해당 사고로 숨진 한국인 여성의 유족은 테러 피해 지원을 받지 못했다.

    2016년 3월부터 시행된 테러방지법 제15조 제2항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테러로 인해 신체 또는 재산의 피해를 입은 국민에 대해 치료 및 복구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16조 제1항은 '테러로 인하여 생명의 피해를 입은 사람의 유족 또는 신체상의 장애 및 장기치료가 필요한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해서는 그 피해의 정도에 따라 등급을 정하여 특별위로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정해 테러 피해를 입은 국민에 대해 보호와 지원을 하도록 하고 있다.

      

    해외서 실질적 활동 극우주의자에게

    적용할 수 없어


    전문가들은 현행 테러방지법이 테러의 개념을 너무 좁게 설정해 재외국민이 해외에서 인종차별적·반사회적 테러 피해를 당하더라도 보호·지원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테러방지법 제2조는 테러를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외국 정부의 권한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할 목적 또는 공중을 협박할 목적으로 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최근 해외에서 늘어나는 극단주의자들이나 인종차별주의자 등이 벌이는 반사회적 자생테러 등은 테러로 분류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황태정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테러방지법 상의 테러 개념이 좁아 해외에서 발생한 테러 피해를 정부가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어렵다"며 "현재는 테러피해자지원연합회 등 민간단체가 개별 피해 사례에 대해 산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러의 개념 폭 넓히고

    지원부처의 역할도 강화해야


    박보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등 북미와 유럽에서 발생하는 테러는 이념의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하다"며 "이들 지역에서는 테러 단체를 소탕해도 극단주의 세력에 동조하는 근본 원인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반성에서 폭력적 극단주의와 혐오 범죄 등을 국내 테러로 포섭해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테러방지법은 UN이 지정한 테러단체만을 테러단체로 규정해, 테러단체 구성죄 등을 묻고 있어 해외에서 실질적인 테러단체로 활동하는 극우주의자 등의 테러 행위에는 테러방지법을 적용할 수 없다"며 "테러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테러 개념을 폭넓게 접근하고, 이에 따라 테러단체를 지정하는 등 관련 부처의 역할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자생적 테러 등 새롭게 출현하는 테러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테러의 정의를 넓히고 있다.

    미국 뉴욕주는 2020년 미국 주 정부 가운데 최초로 혐오 범죄를 테러로 구분하는 '혐오범죄 국내 테러법(Hate Crimes Domestic Terrorism Act)'을 제정했다. 이 법에 따르면 '공공장소·종교시설·직장 등에서 인종·피부색·출신국 등에 대한 혐오를 이유로 무기나 칼 등을 이용해 타인을 공격하는 행위'는 테러로 규정된다. 지난 5월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흑인 밀집 지역에 위치한 슈퍼마켓에서 총기를 난사해 10명을 숨지게 한 18세 백인 소년에 이 법이 처음으로 적용돼 테러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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