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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인 아니면 초상권 보호 필요” “모든 소송은 공개가 전제”

    ‘동의없는 변론 영상’에 첫 초상권 침해 판결…법조계 시각은

    이용경 기자 yklee@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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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이 형사사건 당사자의 얼굴과 실명이 노출된 상고심 공개변론 영상을 당사자의 동의 없이 인터넷에 게시한 것은 초상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1심 첫 판결을 둘러싸고 법조계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불필요한 개인정보 등이 공개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번 판결을 옹호하는 입장도 있지만, 모든 재판은 공개 되어야 한다는 재판 공개의 원칙을 고려할 때 과도한 판결이라는 비판도 있다.

    ◇ "모자이크 처리, 동의 없이 공개변론 영상 게시는 초상권 침해" = 서울서부지법 민사12단독 유창훈 부장판사는 이 문제를 제기한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2가단211204)에서 "국가는 위자료 5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지난 23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유 부장판사는 "대법원 담당공무원은 A 씨의 동의 없이 얼굴이 노출된 변론영상이 초상권 침해 우려가 있음을 인식할 수 있었다"며 "대부분의 언론은 공공의 이익과 관련 없는 일반인이 관여된 형사사건에 관해 보도하는 경우 당사자의 동의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는 모자이크 등 초상권 보호조치를 하는 것이 일반화됐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보호 강화는 사회적 추세

    공개절차 등 논의 돼야


    이어 "A 씨도 공적 인물이 아닌 이상 담당공무원에게는 A 씨에 대한 초상권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정도의 주의의무를 기대할 수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대법원에서의 변론에 관한 규칙 제7조의2 제2항에서 그 구체적 게시 방법을 정해두지 않았다거나 게시 주체가 재판기관인 법원이라고 해서 달리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변론영상 게시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한 것이었고 부당한 목적은 없었던 측면이 있지만, 변론 전체 내용에 비춰 A 씨에 대한 초상권 보호조치를 해도 형사사건에 관한 시청자들의 알 권리 보장에는 지장이 없었을 것"이라며 "모자이크 처리 없는 영상 게시는 A 씨의 초상권 침해와 관련해 객관적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워 담당공무원 직무집행의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다만 "공익 목적에서 게시된 이번 영상은 A 씨의 사생활에 관한 구체적 정보는 담고 있지 않고 형사사건 피고인이라는 정도의 개인정보만이 불가피하게 공개된 것"이라며 "담당공무원이 A 씨의 실명이 언급된 부분을 영상에서 삭제하는 방식으로 개인정보 공개를 최소화하려는 조치를 취했던 점 등을 감안하면 다소 미흡한 점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을 객관적 정당성을 잃은 위법한 행위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사법 신뢰도는 공개에서 나와

    비공개 원했으면 중재로 가야


    ◇ "불필요한 개인정보 공개 부적절" vs "모든 소송은 공개가 원칙" = 이번 판결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한 변호사는 "대법원이 재판 공개라는 목적에 부합하게 변론을 진행하려다 다소 간과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대법원규칙 개정을 통해 공개 대상과 범위, 방법 등 절차 요건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공개변론 취지에 비춰 쟁점이 아닌 사인의 얼굴이나 개인정보처럼 굳이 불필요한 정보까지 공개하는 것은 모든 국가기관이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사회적 추세에도 맞지 않는다"며 "대법원 판결문도 전부 비실명화 한 뒤 공개하는 상황에서 공개변론 영상 게시로 불필요한 개인 인적 사항이 공개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반면 부장판사 출신의 다른 변호사는 "사법 신뢰도는 공개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건마다 구체적인 사정이 모두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어떤 사건이 소송화된다는 것은 원고든 피고든 사건의 공개를 전제로 한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이 같은 원칙이 뒤바뀌어 당사자가 비공개를 원하면 개인정보를 보호해줘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비공개를 원했다면 애초에 중재를 하거나 조정을 이용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론 과정 동영상 게시 때

    당사자에 고지·동의 확인 명확히


    ◇ 2심 판단도 주목 = 이 사건 당사자들이 항소할 경우 2심 판단도 주목된다.

    재판 과정에서 줄곧 대법원규칙 제7조의2 제2항을 근거로 재판중계와 변론영상 게시의 위법성을 부인한 대법원 측은 이번 1심 판결을 놓고 항소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고인 A 씨 측도 "대법원은 이번 소송 과정에서 뒤늦게 A 씨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했다. 이 같은 조치를 갖고 개인정보 침해가 없었다거나 법원이 이를 최소화하려고 했다고 할 수는 없다"며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의 점도 명확히 인정받고자 한다"면서 항소 계획을 밝혔다.

    [원고 소송대리인이 본 이번 판결은]

    법무법인 KCL의 P 변호사는 "공개재판이라도 변론 과정을 여과 없이 송출하고 공인이 아닌 사인의 재판 영상을 게시하는 것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대법원의 공개재판 과정에서도 국민의 권익이 침해될 수 있기 때문에 공개변론 영상을 송출하고 공개함에 있어서는 세심한 보호책이 필요하다는 경각심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법원이 변론 과정을 동영상으로 중계하거나 게시하면서 당사자에게 고지하고, 이에 대한 동의 여부를 사전에 파악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변론 과정을 실시간 중계할 때는 사생활의 자유와 초상권을 침해하지 않아야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그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음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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