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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물 저작권에 관한 판례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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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9. 19.]



    최근 메타버스와 관련하여, 현실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하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함으로써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기술인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가상공간에 실제 도시와 동일한 도시를 구축하고 여기에서 각종 도시행정을 먼저 모의 시험하는 데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디지털 트윈을 통한 도시 구축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현실세계의 기존 건축물을 구현할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 건축물 저작권 침해여부가 문제됩니다. 따라서 현재 법원이 인정하는 구체적인 건축 저작물의 보호범위 및 판단기준이 정립될 필요성이 존재합니다.


    ➀ 건축물이 건축저작물로서 보호받기 위한 구체적 요건과 판단 기준을 밝힌 최초의 대법원 판결인 ‘테라로사 사건(대법원 2019도9601)’은 건축사인 피고인이 B로부터 건축을 의뢰받고, 피해자 A가 설계·시공한 카페 건축물의 디자인을 모방하여 B의 카페 건축물을 설계·시공함으로써 피해자 A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으로, 대법원은 “A의 건축물은 외벽과 지붕슬래브가 이어져 1층, 2층 사이의 슬래브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선으로 연결된 형상, 슬래브의 돌출 정도마감 각도, 양쪽 외벽의 기울어진 형태와 정도 등 여러 특징이 함께 어우러져 창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표현을 담고 있어, 일반적인 표현방법에 따른 기능 또는 실용적인 사상만이 아니라 창작자의 창조적 개성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저작권법으로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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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희엽, 대법원판례해설(2020), 124, 610.

     

    ② ‘경주엑스포 상징건축물 사건(서울고등법원 2010나47782[1])’은 피고 재단법인 문화엑스포가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상징건축물 등을 건립하기 위한 건축설계경기를 공고하였고, 건축사무소인 원고는 신라 8층 석탁을 음각으로 형상화한 상징건축물을 제출하여 우수작으로 선정되었는데, 이후 피고가 원고의 상징건축물에 의거하여 그와 유사한 상징건축물을 제작함으로써 원고의 건축저작권을 침해하였는지가 문제된 사건으로, 서울고등법원은 “원고는 피고의 공고에 응모하면서 상징건축물 설계의 전체 구성에 관하여 '대지(大地), 돌(石,) 금속(金屬), 유리(琉璃) 및 숲(綠)으로 틀을 잡고, 그 중 '유리의 탑'의 '비움(void)'에 상징건축물을 투영하여 음양을 실존화시키는 상징탑을 설정한 사실, 원고가 설계한 상징탑은 높이 70m의 유리탑으로 가운데에 석탑을 음각하여 그 자체로 석탑의 존재와 음양(陰陽)을 상기시키는 모양을 표현하는 한편, 상징탑 최상층에 전망대와 카페를 설치하고 그 아래 두 개 층에 조직위원회 사무국과 프레스센터를 설치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 상징건축물의 설계는 독자적인 사상이 담겨 있고, 나름대로의 정신적 노력의 소산으로서의 특성이 부여되어 있는 표현물로서 저작권법에 의한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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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고 상징건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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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고 상징건축물

     

    [각주1]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11. 29. 선고 2007가합77724 판결서울고등법원 2008. 10. 29. 판결 20084461 판결.

     

    ③ ‘삼각형 펜션 사건(서울중앙지법 2013가합23179[2])’은 원고의 건축물은 삼각형 도형을 기본 형상으로 한 매우 독특한 외관을 가진 건축물서 창작성을 갖춘 건축저작물인데, 피고들이 저작물인 이 사건 원고 건축물과 그 외관이 극히 유사한 이 사건 피고 건축물을 설계, 시공하고, 원고의 성명을 표시하지 아니함으로써 이 사건 원고 건축물에 관한 원고의 복제권과 저작인격권을 침해하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원고 건축물은 건축저작물로 기능적 저작물이기는 하나, 원고 건축물의 특징적 모습들은 주거성, 실용성 등을 높이기 위한 기능적 요소와는 오히려 배치되는 것이고, 일반적으로 펜션은 단순히 주거성, 실용성 등에 초점을 둔 건축물이 아니라 고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미적인 외형을 갖추는 데 더 초점을 둔 건축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능적 저작물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원고 건축물의 창작성이 부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판시하며, 건축물이 기능적 요소보다는 이와 상반되는 미적 요소에 중점을 두었다면 건축물의 창작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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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고 건물 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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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고 건물 외형

     

    [각주2]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9. 6. 선고 2013가합23179 판결(항소심- 조정 종결).

     

     

    위와 같이 법원은 건축물이 일반적인 표현방법 등에 따라 기능 또는 실용적인 사상을 나타내고 있을 뿐이라면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렵지만, 사상이나 감정에 대한 창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표현을 담고 있어 창작자의 창조적 개성이 나타나 있는 경우라면 창작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저작물로서 보호받을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건축물 저작권에 관한 분쟁 발생시, 건축물의 기존 건축물에서 흔히 발견될 수 없는 고유의 미적인 표현 요소의 주장·입증이 건축물의 저작물성 인정 여부에 관한 중요 쟁점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정환 변호사 (jhchoi1@lawlog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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