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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평결·재판부 판단 모두 무죄시 '검사 항소 금지' 논란

    정준휘 기자 junhui@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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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심제를 채택하고 있는 영미법계에서 1심 무죄가 선고될 경우 검사의 항소를 제한하는 이른바 '이중위험금지 원칙(Prohibition against double jeopardy)'을 도입하는 국민참여재판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지난해 12월 28일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이 무죄를 평결하고 법원도 무죄를 선고한 사건에 검사의 항소를 제한하는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제49조의2(항소의 제한)'를 신설해 동일한 사건에서 배심원의 무죄 평결이 있고 법원 역시 무죄를 선고한 경우, 검사는 해당 사건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14호 상 '사실의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칠 때'를 이유로 항소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영미법 상의 '이중위험금지' 원칙을 제한적으로 도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마법에서 기원한 이중위험금지 원칙은 영국 보통법과 미국법에 수용됐다. 미국 수정헌법 제5조는 '누구라도 동일한 범행으로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위협을 재차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보통 유죄 또는 무죄판결이 있는 경우 재기소를 금지하는 것 뿐 아니라 한번 기소된 경우 재기소를 금지하는 것 등을 포함한다. 이에 따라 동일한 범죄에 있어 두번 기소당하지 않고,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범죄보다 중한 범죄로 기소할 수 없으며, 1심에서 무죄가 난 경우 검사는 항소할 수 없다.

    한국 헌법 제13조 1항은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며 이른바 일사부재리원칙, 이중처벌금지원칙을 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326조는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 면소판결을 한다고 규정해 이를 구체화했다. 이중위험금지 원칙과 유사하지만 이중처벌금지 원칙은 확정판결에 적용되는 것이므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고 해서 항소가 제한되지는 않는다.

    이에 찬성하는 측은 하급심에서 무죄를 선고했음에도 상급심에서 다시 유죄로 인정하면 하급심 판결은 무의미해 진다는 점, 검사의 반복 기소로 인한 기본권 침해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김 의원은 제안 이유에서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무죄를 선고한 사건에 대해 항소심에서 다른 판결을 내리게 되면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신뢰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취지가 퇴색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특히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이 내린 무죄의 평결이 재판부의 선고와 부합한 경우라면, 1심 법원의 판단을 더욱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법체계에 맞지 않으며, 형사사법의 이념인 실체적 진실발견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한 법조인은 "1심 무죄가 선고됐다고 검사의 항소를 제한하는 것은 미국과 달리 한국의 2심이 사실심적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배심원이 사실인정을 하고 1심에서 사실심이 끝나며 2심, 3심은 법률심이다. 어차피 사실오인으로 2심의 항소가 불가능한 구조다. 하지만 한국은 판사가 사실인정과 법률적용을 다 하고 2심도 사실인정을 한다"며 "미국과 법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한국에 도입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검사의 항소를 제한하면 결국 실체적 진실발견이 저해되고 말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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