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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4대 그룹 복귀 ‘합병 묘수’, 전경련 ‘재계 맏형’ 탈환 신호탄

    홍수정 기자 soojung@lawtimes.co.kr 정준휘 기자 junhui@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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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연합뉴스>

      

    재계 4대 그룹(삼성·LG·SK·현대자동차)이 7년 만에 전국경제인연합회에 ‘귀환’한다. 전경련이 ‘재계의 맏형’ 자리를 꿰찰 준비를 마친 모양새다. ‘국정농단’이라는 꼬리표를 떼버릴 계기를 만든 건 본업에 충실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전경련은 최근 윤 대통령 일본 미국 국빈 방문을 도와 설립 초기부터 이어온 민간 경제사절단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위상 회복의 기틀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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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이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전경련>


    ‘신의 한수’된 한경연 합병

    전경련은 지난 18일 대대적인 혁신안을 내놨다. 55년 만에 이름을 ‘한국경제인협회‘로 바꾸고, 권력의 부당한 압력 차단, 회장단 확대,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의 전환 등의 내용이 담겼다. 권력에 대한 독립과 연구기관화를 표방하면서 4대 그룹의 복귀 길을 터준 셈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을 합병하면서 회원사를 승계하는 이번 혁신안은 ‘신의 한수’라는 평가다. 삼성, LG, SK, 현대자동차 등 4대 그룹의 복귀가 알려지며 이전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 받고 있다.

     

    전경련은 1961년 ‘한국경제인협회’라는 이름으로 첫 발을 뗐다. 정치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경제계 싱크탱크를 표방하며 창립됐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초대 회장을 맡았다. 1962년 무렵 외자유치단을 미국과 유럽 지역에 파견하는 등 ‘민간 경제 외교’를 책임지는 사절단을 자처했다. 1975년 고 김입삼 부회장의 주도로 기업 의료보험제도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과 함께 경제5단체로 불리며 대표적인 경제 단체로 성장했다.

     

    전경련이 협회 해체 직전의 위기로 몰린 것은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면서다. 당시 전경련 유관기관인 자유경제원이 미르 재단 설립을 위한 기금에 주도적으로 나섰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어 미르·케이(K)스포츠 재단에 회원사들이 774억 원을 출연하도록 기금 모금을 주하면서 물의를 빚었다.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그룹 총수들에게 전경련 탈퇴 의사를 물었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제외한 그룹 총수 대다수가 탈퇴 의사를 밝히면서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로서의 위상에 금이 갔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위상이 더욱 약화됐다. 재계를 대표해 정부와 국회 등과 소통하는 창구는 전경련에서 대한상공회의소로 전환됐다. 전경련 회장에 나서는 이가 없어 허창수 전 회장이 2011년부터 2023년까지 6차례 연임하며 12년 동안 회장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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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년만 4대 그룹 출신 회장 나오나

    전경련의 위상이 반등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월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 회장직무대행에 오르면서다.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을 역임했던 김 위원장은 조직을 쇄신하고 차기 회장 후보 발굴의 역할을 맡았다. 그간 위상 약화에 시달린 전경련은 윤 대통령의 경제사절단 역할을 수행하며,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전경련은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맞아 미국에 갈 경제사절단 구성을 주관했다. 지난 3월에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할 때도 일본 경제단체와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구성하고 4대 그룹 총수를 포함해 두 나라 기업인들이 ‘경제 협력’을 선언하는 등 역할을 수행했다. 두 행사에 총수들이 모두 참석하면서 4대 그룹의 전경련 복귀가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재계에서는 4대 그룹의 전경련 복귀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의 제조업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선 대기업 중심의 원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이 부진한 데다 반도체 등의 핵심 제조업도 침체된 상황”이라며 “대한민국 상공인 전체를 대변하는 대한상의가 위기 상황에서 재계를 대표하는 최선의 단체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4대 그룹 오너 출신 회장이 25년 만에 배출될 지도 관심이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1대 회장을 맡은 이후 고 이정림 한국양회 사장,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 등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전경련의 회장을 맡아왔다. 전경련은 1998년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23대 회장에서 내려온 뒤 25년간 4대 그룹 오너 출신 회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홍수정·정준휘 기자 

    soojung·junhui@la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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