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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4)지적재산권

    오승종 변호사(법무법인 바른, 홍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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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PS2-Mod chip 사건 (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4도2743 판결)

    1) 사실관계

    Sony사가 제작한 플레이스테이션 2라는 게임기 본체(‘PS2’)에서만 실행되는 이 사건 게임프로그램은 CD-ROM이나 DVD-ROM 등에 저장되어 판매되고 있는데, 그 정품 게임 CD에는 게임프로그램 외에도 엑세스 코드(Access Code)가 수록·저장되어 있고, PS2에는 부트롬(BOOT ROM)이 내장되어 있어 PS2에 삽입되는 게임 CD에 엑세스 코드가 수록되어 있는지를 검색한 후 엑세스 코드 없이 게임프로그램만 저장된 CD는 프로그램 실행이 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한편, 통상적인 장치나 프로그램에 의해서도 이 사건 게임프로그램의 복제는 가능하지만 엑세스 코드의 복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불법으로 복제된 게임 CD로는 PS2에서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없다. 피고인이 PS2에 장착하여 준 모드칩(Mod Chip, 일명 ‘불루메시아칩’)이라는 부품은 엑세스 코드가 수행하는 역할을 대신하는 것으로서, 엑세스 코드 없이 게임프로그램만 복제·저장된 CD가 PS2에 삽입되더라도 PS2의 부트롬으로 하여금 엑세스 코드가 수록되어 있는 정품 CD인 것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불법으로 복제된 게임 CD도 프로그램 실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장치이다.

    2) 판 단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제2조 제9호, 제7조를 종합하면, 기술적 보호조치란 프로그램에 관한 식별번호·고유번호 입력·암호화 및 기타 법에 의한 권리를 보호하는 핵심기술 또는 장치 등을 통하여 프로그램 저작자에게 부여된 공표권,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과 프로그램을 복제·개작·번역·배포·발행 및 전송할 권리 등 프로그램저작권에 대한 침해를 효과적으로 방지하는 조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엑세스 코드나 부트롬만으로 게임프로그램의 물리적인 복제 자체를 막을 수는 없는 것이지만, 통상적인 장치나 프로그램만으로는 엑세스 코드의 복제가 불가능하여 불법으로 게임프로그램을 복제한다고 하더라도 PS2를 통한 프로그램의 실행을 할 수 없는 만큼, 엑세스 코드는 게임프로그램의 물리적인 복제를 막는 것과 동등한 효과가 있는 기술적 보호조치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인이 모드칩을 장착함으로써 엑세스 코드가 없는 복제게임 CD도 PS2를 통해 프로그램 실행이 가능하도록 하여 준 행위는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제30조 제2항 소정의 상당히 기술적 보호조치를 무력화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3) 의미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제30조 ①항에서는 기술적 보호조치의 우회 행위 그 자체를 금지하고 있고, 한편, ②항에서는 기술적 보호조치의 우회 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 등의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이 이용통제조치(예컨대, 복제방지장치) 외에 접근통제조치에 대한 보호까지도 규정한 것인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는 논란이 있다. 이에 대하여는 2001년 동법 개정을 통하여 “이 법에 의한 권리를 효과적으로 보호하는”이라는 문구를 삽입한 것은 접근통제조치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한 것이므로 접근통제조치는 이 법의 보호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그러나 이 법에서 기술적 보호조치의 예로 들고 있는 ‘암호화’는 접근통제조치의 대표적인 예로 꼽히는 기술이라는 이유로 이 법이 접근통제조치를 보호하는지 여부는 여전히 불명료하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위 대법원 판결은 접근통제조치에 대한 보호를 인정하는 것처럼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판결이유에서 “… 물리적인 복제를 막는 것과 동등한 효과가 있는 기술적 보호조치에 해당한다”라고 함으로써 과연 위 대법원 판결이 모드칩을 접근통제조치로 보고 있는 것인지는 아직은 불분명하다.

    한편, 오스트레일리아 대법원이 2005. 10. 6. 선고한 Stevens v. Kabushiki Kaisha Sony Computer Entertainment 판결은 위 대법원 판결과 거의 유사한 사안에서 상반된 결론을 내리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대법원은 형사처벌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규정을 해석함에 있어서 엄격하고 좁게 해석하여야 하며, 기술적 보호조치는 사전적 방어수단인 것인데, 원고 Sony사의 수단은 침해를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아니라 복제가 발생한 이후에 사후적으로 접근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 기술적 보호조치를 넓게 해석하게 되면 권리의 독점을 강화시킬 여지가 있다는 점 등을 원고 청구를 기각하는 근거로 적시하고 있다.

    2. 검색 서비스를 위한 썸네일 제공 서비스 (대법원 2006.2.9. 선고 2005도7793 판결)

    1) 판 단

    피고인 회사의 검색사이트에 썸네일 이미지의 형태로 게시된 사진작품들은 개인 홈페이지에서 이미 공표된 것이고, 피고인 회사가 썸네일 이미지를 제공한 주요한 목적은 보다 나은 검색서비스의 제공을 위해 검색어와 관련된 이미지를 축소된 형태로 목록화하여 검색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그 이미지의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는 것이지 피고인들이 공소외인의 사진을 예술작품으로서 전시하거나 판매하기 위하여 이를 수집하여 자신의 사이트에 게시한 것이 아닌 만큼 그 상업적인 성격은 간접적이고 부차적인 것에 불과하다. 피고인 회사의 사이트에 이미지화된 공소외인의 사진작품의 크기는 원본에 비해 훨씬 작은 가로 3㎝, 세로 2.5㎝ 정도이고, 이를 클릭하는 경우 독립된 창으로 뜬다고 하더라도 가로 4㎝, 세로 3㎝ 정도로 확대될 뿐 원본 사진과 같은 크기로 보여지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포토샵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원본 사진과 같은 크기로 확대한 후 보정작업을 거친다 하더라도 열화현상으로 작품으로서의 사진을 감상하기는 어려운 만큼 피고인 회사 등이 저작물인 공소외인의 사진을 그 본질적인 면에서 사용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이미지 검색을 이용하는 사용자들도 썸네일 이미지를 작품사진으로 감상하기보다는 이미지와 관련된 사이트를 찾아가는 통로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고, 썸네일 이미지의 사용은 검색사이트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에게 보다 완결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공익적 측면이 강하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회사가 공소외인의 허락을 받지 아니하고 공소외인의 사진작품을 이미지검색의 이미지로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용은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사용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2) 의미

    검색 서비스는 이용자가 인터넷을 통하여 필요한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해 주는 서비스로서 점차 그 사용이 일상화 되고 있어서 오늘날에는 거의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검색 서비스는 그 과정에서 타인의 저작물을 인용하는 경우가 많고, 그 경우 저작권법 제25조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규정에 의하여 면책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로 된다. 저작권법 제25조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그 인용이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어야 한다. 위 대법원 판결은 원본 이미지를 축소하여 감상용으로서는 가치가 없고 검색용으로만 사용될 수 있는 썸네일 이미지는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에 해당하여 저작권침해의 책임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한편, ‘상세보기 이미지’라고 하여 썸네일 이미지와 달리 그 크기가 400×300 픽셀로서 그 인용된 내용과 분량의 측면에서 볼 때 원래의 사진 작품이 가지고 있는 심미감(審美感)을 상당 부분 충족시킬 수 있어 그 수요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는 이미지를 제공한 경우에 대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 2006. 9. 29. 선고 2006가합19486 판결은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항변을 배척하고 저작권침해의 책임을 인정하였다. 위 대법원 판결은 검색서비스의 합법적인 범위 획정에 대한 지침을 보여주고 있다.

    3. 편집음반 제작에 필요한 이용허락 (대법원 2006.7.13. 선고 2004다10756 판결)

    1) 판 단

    저작권법 제2조 제7호, 제67조가 음(音)을 음반에 맨 처음 고정한 음반제작자는 그 음반을 복제ㆍ배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면서도 같은 법 제62조에서 음반제작자 등의 저작인접권에 관한 규정이 저작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되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42조 제3항에서 저작재산권자의 저작물 이용허락에 의하여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는 저작재산권자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이를 양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저작권자가 자신의 저작재산권 중 복제·배포할 처분권한까지 음반제작자에게 부여하였다거나, 또는 음반제작자로 하여금 저작인접물인 음반 이외에 저작권자의 저작물에 대하여까지 이용허락을 할 수 있는 권한 내지 저작물의 이용권을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음반제작자에 의하여 제작된 원반(原盤) 등 저작인접물에 수록된 내용 중 일부씩을 발췌하여 이른바 ‘편집앨범’을 제작하고자 하는 자는 그 음반제작자의 저작인접물에 대한 이용허락 이외에 저작권자로부터도 음악저작물에 대한 이용허락을 얻어야 한다.

    2) 의미

    저작물의 이용과 관련된 계약의 해석은 저작권법과 민법이 교차하는 분야로서 실무상 가장 많이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이다. 저작권 관련 계약에 있어서 독일과 같이 일반 민법과는 다른 특수한 해석원리를 성문법적을 도입하고 있는 국가도 있다. 그러한 성문규정을 가지고 있지 않은 우리나라는 저작권 관련 계약에 있어서도 기본적으로 민법상 계약해석의 원리에 입각하고 있다고 할 것이나, 그 동안 우리 대법원 판결은 ‘저작자에게 유리한 추정의 원칙’ 등의 해석원리를 판례를 통하여 수립하여 왔다. 본건 대법원 판결은 편집음반의 제작과 관련된 당사자 의사의 해석원리를 밝힌 것으로서 의미가 있다.

    4. 이동전화번호 011의 서비스표로서의 식별력 (대법원 2006.5.12 선고 2005후346 판결)

    1) 판 단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는 그 구성이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거나 대하게 되는 이동전화의 통신망 식별번호와 동일하여 일반 수요자로서는 이를 통신망 식별번호 정도로 인식할 것이어서 자타 서비스업의 식별력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의 등록결정 당시 시행되고 있던 구 전기통신사업법과 구 전기통신번호관리세칙 등 관련 규정에 비추어 보면, 통신망 식별번호는 국가의 소유·관리에 속하는 유한한 자원으로서 이를 부여받은 이동전화사업자는 그 통신망 식별번호에 대하여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권리를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위 관련 법규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부여받은 통신망 식별번호를 회수·변경 당할 수 있게 되어 있어, 이러한 통신망 식별번호를 특정 이동전화사업자의 등록서비스표로 허용하여 독점시킨다는 것은 공익상 적절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는 그 지정서비스업과의 관계에서 특별현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다음으로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의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에 관하여 보면, 특별현저성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표장이 사용된 결과 수요자나 거래자 사이에 서비스업의 출처를 표시하는 식별표지로 현저하게 인식되기에 이르러 서비스표 등록적격을 인정받게 되는 경우에는, 원래 독점사용시킬 수 없는 표장에 대세적인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므로 그 기준은 엄격하게 해석 적용되어야 하고, 일반 수요자 사이에 그 서비스표가 누구의 서비스표인지 현저하게 인식되었다는 사실은, 출원인이 구체적으로 그 서비스표 자체를 타인의 서비스업과 구별시키기 위한 식별표지로 적합한 방식으로 사용한 결과 일반 수요자들이 이를 그러한 서비스표로 현저하게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이 증거에 의하여 명확하게 인정되어야 한다.

    2) 의미

    위 대법원 판결은 통신망 식별번호로 구성된 011 에 대해 식별력을 부정하였는데, 이는 무료 전화번호의 prefix인 888과 결합된 888 PATENTS 나 지역번호를 나타내는 800과 결합된 800 SPIRITS 표장의 독점력을 부정한 미국 판례의 경향과 같은 선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사용에 의한 식별력은 제한적으로만 인정되고 있는데, 특정인의 독점사용이 적당하지 않은 표장에 대해 예외적으로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므로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사용에 의해 식별력을 획득하는 것은 실제로 사용된 상표 그 자체와 해당 상품에 한하여 인정되므로 SPEED 011 이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획득한다고 하더라도 SPEED 나 011 각각이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획득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는 점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5. KGB 상표권자의 상표권침해 가처분신청의 권리남용 여부 (대법원 2006.2.24. 선고 2004후1267 판결)

    1) 사실관계

    뉴질랜드 음료 제조회사인 원고로부터 ‘KGB’로 구성된 원고 상표의 사용상품을 국내에 수입하여 판매하던 피고는 2000. 6.경 소외인에게 원고 상표의 사용상품과 관련제품에 관한 국내 수입권과 독점권 및 자신이 운영하던 소외 주식회사의 영업일체를 유상으로 양도하였음에도 ‘KGB’ 제품의 국내 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하자 2002. 1. 14. 원고의 상표를 모방하여 KGB상표를 출원하였고 (등록번호 제543908호) 2003. 3. 26. 등록된 후, 원고에게 사용상품이 이 사건 등록상표의 상표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그 수출을 중지하라는 경고장을 보내고, 수원세관에 원고 상표가 사용된 상품에 관하여 상표권침해우려물품 수입사실통보서를 제출함과 아울러 본인이 양도한 회사에 대하여는 서울지방법원에 원고 상표의 사용중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한 사안이다.

    2) 판 단

    1.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에서 규정한 ‘공공의 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할 염려가 있는’ 상표라 함은 상표의 구성 자체 또는 그 상표가 지정상품에 사용되는 경우 일반 수요자에게 주는 의미나 내용이 사회공공의 질서에 위반하거나 사회 일반인의 통상적인 도덕관념인 선량한 풍속에 반하는 경우 또는 고의로 저명한 타인의 상표 또는 서비스표나 상호 등의 명성에 편승하기 위하여 무단으로 타인의 표장을 모방한 상표를 등록 사용하는 것처럼 그 상표를 등록하여 사용하는 행위가 일반적으로 공정한 상품유통질서나 국제적 신의와 상도덕 등 선량한 풍속에 위배되는 경우를 말하므로(대법원 1999. 12. 24. 선고 97후3623 판결, 2004. 5. 14. 선고 2002후1362 판결 등 참조), 상표를 등록 사용하는 행위가 특정한 당사자 사이에 이루어진 계약을 위반하거나 특정인에 대한 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 것으로 보인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을 들어 위 법조항 소정의 ‘공공의 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할 염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86. 11. 25. 선고 85후13 판결 참조).

    2. 위 법리와 기록에 의하면, 원고로부터 ‘KGB’로 구성된 원고 상표의 사용상품을 국내에 수입하여 판매하던 피고 1이 2000. 6.경 소외인에게 원고 상표의 사용상품과 관련제품에 관한 국내 수입권과 독점권 및 자신이 운영하던 소외주식회사의 영업일체를 유상으로 양도하였음에도 2002. 1. 14. ‘KGB’로 구성된 이 사건 등록상표(등록번호 제543908호)를 출원하여 2003. 3. 26. 등록된 후, 원고에게 원고 상표의 사용상품이 이 사건 등록상표의 상표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그 수출을 중지하라는 경고장을 보내고, 수원세관에 원고 상표가 사용된 상품에 관하여 상표권침해우려물품 수입사실통보서를 제출함과 아울러 소외인에게 양도한 회사에 대하여는 서울지방법원에 원고 상표의 사용중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였으며, 이 사건 등록상표를 공동으로 등록받은 피고 2는 피고 1이 원고 및 소외인과 사이에 앞서 본 과정을 거쳐 이 사건 등록상표를 출원하여 등록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이므로, 피고들의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등록과 그 상표권의 행사가 원고나 소외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상도덕이나 신의칙에 위반되었다고 할 수는 있지만, 피고들이 이 사건 등록상표를 출원, 등록한 행위가 위 특정 당사자 이외의 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일반적으로 상도덕이나 신의칙에 위반되었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는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 소정의 ‘공공의 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할 염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3) 의 미

    이 판례는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의 해석에 대한 입장을 밝힌 판례로 사회통념에서 말하는 통상적인 도덕관념은 심사관으로 치환된 제3자의 관점에서의 도덕관념을 말하는 것이고, 계약의 당사자들 간에 있어서의 상도덕을 말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 등록주의를 취하는 우리나라에서 제4호의 적용을 가급적 최소화하려는 경향을 보여준 것이라 하겠다. 다만 양당사자간의 신의칙의 위반으로 이 사건과 같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등록상표의 출원 등록이 선량한 풍속에 반하는 것으로 거래질서를 문란하게 할 염려가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문제점이 남아있다. 이에 대법원은 본건의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신청 재항고 사건의 판결(2004마101판결)에서는, 이 사건 등록상표에 기하여 수입 판매행위의 금지를 구하는 것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으로 상표권의 남용이므로 등록상표가 그대로 존속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당사자간에 있어서는 상표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함으로써 권리관계 조정에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6.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는 상표를 사용할 수 없는 자의 지위 (대법원 2006.9.11. 자 2006마232 결정)

    상표법 제53조에서 등록상표가 그 등록출원 전에 발생한 저작권과 저촉되는 경우에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그 등록상표를 사용할 수 없다고 한 것은 저작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등록상표의 사용이 제한됨을 의미하는 것이고, 저작권자와 관계없는 제3자가 등록된 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에 그 금지를 구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상표가 위 망인이 창작한 저작물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것이라 하더라도 상표권자인 재항고인으로서는 위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자가 아닌 이 사건 가처분의 피신청인들에 대하여는 상표권 침해를 주장할 수 있다 할 것이다.

    7. product by process 형식의 특허청구항의 진보성 판단 (대법원 2006.6.29. 선고 2004후3416 판결)

    1) 판 단

    물건의 발명의 특허청구범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발명의 대상인 물건의 구성을 직접 특정하는 방식으로 기재하여야 하므로, 물건의 발명의 특허청구범위에 그 물건을 제조하는 방법이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제조방법에 의해서만 물건을 특정할 수밖에 없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당해 특허발명의 진보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제조방법 자체는 이를 고려할 필요 없이 그 특허청구범위의 기재에 의하여 물건으로 특정되는 발명만을 그 출원 전에 공지된 발명 등과 비교하면 된다.

    원심이 이 사건 특허발명의 특허청구범위의 대상인 시트벨트장치용 벨트결합금구는 그 구성을 직접 특정함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고 본 다음, 그 특허청구범위 제4항에 기재되어 있는 ‘일측 장연부는 판상체의 일부를 그 판상체의 일측면측으로부터 타측면으로 구부림으로써’ 등으로 기재되어 있는 제조방법 자체를 고려하지 않은 채 그 방법에 의하여 얻어진 물건만을 비교대상발명과 비교하였음은 정당하다.

    2) 의 미

    product by process claim 형식의 특허청구범위의 취급에 관한 특허청과 특허법원의 실무의 정당성을 인정한 최초의 판례로서, 이 판례에 의하여 앞으로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진보성 판단에 있어 제조방법은 고려하지 않고, 물건으로 특정되는 발명만을 공지된 발명과 비교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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