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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사건 첫 공판 공판중심주의 재판 모델로

    김소영 기자 irene@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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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 삼성사건의 첫 공판이었던 이날 재판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출석한 것 못지 않게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바로 재판부가 직접 준비한 파워포인트였다.

    그동안 각종 기업, 지적재산권, 환경관련 소송에서 대형로펌의 각 실무 변호사들이 팀을 이뤄 화려한 프레젠테이션을 방불케 하는 변호를 하는 재판은 많이 있어 왔으나 재판부가 직접 변호인단과 검찰, 방청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파워포인트를 준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담당재판부인 형사23부의 재판장인 민병훈 부장판사는 “이해의 편의를 위해서 화면을 준비했다”며 좌배석인 오현석 판사의 보조로 재판부가 파악한 사건의 쟁점을 정리한 도표와 그림(그림참고)을 사건당사자에게 보여줘 가며 재판을 진행했다.

    ‘삼성에버랜드 주주구성변동’‘특별검사측의 공소취지’‘공소사실 제2항 삼성SDS 신주인수권부 사채’ 등등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표와 자료는 특검과, 변호인단, 재판부가 파악하고 있는 쟁점의 차이를 명확히 파악해 차이를 좁힐 수 있게 했다.

    또 방청객과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삼성측 피고인들과 변호인단들도 쉽게 똑같은 화면을 볼 수 있도록 반대편에도 대형 TV가 설치됐다. 대형 TV를 통해 모두절차가 끝난 증거조사절차 때에는 특검측이 제시한 각종 기안서, 특검조사자료들이 실물화상기를 통해 크게 확대돼 서류의 사후조작 여부 등등 문서의 세세한 부분까지 멀리서 볼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첫 공판준비기일부터 민 부장판사가 특검과 변호인단에 개정 형소법에 따른 절차진행을 해줄 것을 당부한 만큼, 올해부터 시행된 각종 제도와 절차들이 모범적으로 시행되고 있어 ‘공판중심주의의 산실’ ‘개정형소법의 모범사례’라고 봐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재판부는 공판기일에서의 효율적인 재판진행을 위해 그 동안 여러차례에 걸친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집중적으로 증거조사가 필요한 쟁점을 정리하고 법정에서 현출돼야 할 꼭 필요한 증거만을 채택하기 위해 기일을 준비해 왔다.

    민 부장판사는 평소 재판 때도 항상 노트북을 들고 법정에 들어가 재판중 기록이 필요한 증언이나 상황이 발생하면 그때그때 바로 기록해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따라 쟁점이 많고 복잡해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형사합의부 임에도 재판결과가 신속히 나와 개정 형소법의 ‘법정중심의 재판’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 치열한 법리공방= 첫 공판에서부터 세금 부담없이 경영권을 이전했다는 특검 진영과 각종 논거를 제시하며 경영권 불법승계 및 조세포탈 등 주요 혐의를 조목조목 반박한 변호인측은 불꽃튀는 설전을 벌였다.

    모두진술 절차에서 이건희 삼성회장의 변호인인 조해섭 변호사는 헌법상의 경제조항과 형벌불소급원칙 등 헌법규정을 인용해 가며 주장을 전개했다. 조 변호사는 “헌법 제119조 경제조항의 취지에 따라 이사의 기업가적 창의와 경영창의를 존중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는 납세의무자가 스스로 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었으며 또 IMF라는 특수한 경제상황에 속해 있었다”며 당시의 상황에 따라 판단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승섭 변호사는 “현재 임직원이나 주주 등 재산의 손해를 입었다고 아무런 주장도 제기하지 않고 있는데 검찰 스스로 손해를 인식해 피해자들에게 손해를 인식하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는 배임죄와 같은 개인적 법익에 관한 죄를 사회적 법익의 죄로 운용하는 것으로 검찰의 수사권 발동이 어느 정도까지여야 하는가에 대해 강한 의심이 들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은 주식회사의 자본형성행위 등 기업의 자유의 형사법적 한계를 긋는 대단히 중요한 사건”라고 재차 강조했다.

    특검은 또 그 당시 비서실과 구조조정본부가 개입해 계열사들이 에버랜드 CB 인수를 포기하는 데 개입했다며 이 전 회장이 계열사 법인의 주주들에게도 피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측은  “낮은 가격으로 CB 전환가격을 책정했다 하더라도 이는 ‘구(舊)주주와 신(新)주주간 부(富)의 이전문제’라며 “회사측이 손해를 입지 않았기 때문에 배임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며 날선 공방을 펼쳤다. 삼성SDS의 BW 발행과 관련, 특검측은 “비서실과 구조조정본부의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변호인측은 “삼성SDS가 BW 발행을 독자 입안하고 이재용 남매에게 인수의사를 타진하는 과정에서 이 전 회장에게까지 보고된 것은 사실이고 이걸 ‘지시’라고 한다면 다투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또 이날 재판장인 민 부장판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나온 기존 판결에 구애받지 않겠다”며 “쌍방의 주장과 상관없이 재판부가 별도의 법리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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