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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변회 "법관평가제 실시 하겠다"

    재판능력·법정태도 등 평가… 법원 인사자료로 전달

    권용태 기자 kwonyt@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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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법관평가제’ 시행을 위한 준비작업을 이번주 강행할 방침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법관평가제는 변호사들이 수임한 사건을 바탕으로 판사의 업무수행능력과 법정태도, 인품 및 자질 등을 평가해 점수를 매긴 뒤 법원에 인사자료로 전달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공정한 재판진행에 기여할 것으로 변호사업계는 기대하고 있지만, 법원은 “재판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06년 9월 이용훈 대법원장의 변호사 비하성 발언으로 갈등을 빚었던 법원과 재야법조계가 또다시 대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하창우 서울변호사회 회장은 24일 오전 서울변회 상임이사회를 열어 법관평가제와 관련한 규칙제정안과 법관평가위원회(가칭)설치안을 의결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하 회장은 “이미 1년전부터 법관평가제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마친 만큼 이사회 통과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통과되면 즉시 법관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원들을 대상으로 첫번째 법관평가절차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변회가 도입하는 법관평가제는= 서울변회가 도입하는 법관평가제도는 대만 타이뻬이변호사회가 2002년까지 운영했던 법관평가제도와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다. 하 회장은 “법관평가제도 연구를 위해 지난해 12월 타이뻬이변호사회를 방문해 법관평가제도의 성과를 살펴보고 깊은 감명과 함께 우리 사법제도에도 도입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종신법관제를 채택하고 있는 대만은 이미 1996년 법관평가제도를 도입해 2002년까지 운   영한 바 있다. 이후에는 법관과 변호사, 일반인이 함께 참여하는 평가위원회를 설치하고 평가결과에 따라 위원회가 법관의 형사소추나 징계청구권을 가지는 법관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서울변회가 도입하는 법관평가제는 변호사들이 자신이 수임한 사건의 재판경험을 토대로 판사의 재판수행태도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평가가 이뤄진다. 평가진행 및 통계작업 등 전반적인 업무는 법관평가위원회가 맡는다.

    법관평가는 서울변회 소속 6,287명 변호사들이 직접 한다. 전국 변호사의 70% 이상의 변호사들이 법관평가에 참여하는 셈이다. 평가대상은 서울고법을 비롯해 서울중앙지법, 동부지법, 남부지법, 서부지법, 북부지법과 행정법원, 가정법원에서 재판업무를 담당하는 판사 703명이다. 평가대상기간은 1년이고, 2008년 한해동안 진행된 재판이 평가근거가 된다.

    평가는 변호사들이 법관평가위원회가 배포한 설문에 응답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서울변회는 이를 위해 법관의 재판운영 태도를 묻는 수십개 문항의 법관평가표를 이미 마련했다.

    법관평가표는 주로 법관의 재판운영 태도를 묻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법정개정시간을 준수했는지 ▲사전에 기록을 검토했는지 ▲법정에서 품위있는 언어를 사용했는지 ▲형사재판의 경우 증인을 대하는 태도가 어땠는지 ▲재산이나 지위고하에 따라 대하는 태도가 달랐는지 등이 포함됐다.

    변호사들은 자신이 대리한 사건을 통해 직접 얻은 경험을 토대로 각 항목마다 평가점수를 표시해 이를 서울변회 법관평가위원회에 회신하게 된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법관평가제도가 법관에 대한 악의적 소문을 재생산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방청하는 과정에서 얻은 정보나 소문으로 받은 인상 등 자신이 수임하지 않고 직접 경험하지 않은 내용은 엄격히 가려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평가위원회는 접수한 응답지 가운데 통계상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수의 변호사들이 평가한 판사를 가려내 그에 대한 분석을 마친 후 우수하다고 평가받은 상위군과 열등하게 평가받은 하위군을 나눠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서울변회는 평가결과를 당분간 비공개로 할 방침이다.

    하 회장은 “법관평가제는 법원이 열등한 법관들을 가려내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평가결과가 궁극적으로 법원의 법관인사에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평가위원회에는 일반인도 참여= 서울변회는 조만간 설립할 법관평가위원회에 변호사 외에 일반인도 참여시킬 예정이다. 하 회장은 “위원회가 설문의 진행과 결과의 통계·분석작업 등 법관평가의 주요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변호사 외 일반인도 2명 정도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관평가위원회는 변호사인 위원장과 변호사위원, 일반인위원 2명 등 모두 10명 가량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하 회장은 “법관평가위원회는 궁극적으로 법조 모든 직역과 국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법원이나 검찰이 참여를 요청할 경우 범 법조차원의 법관평가위원회를 구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법원, “공정한 평가 어려울 것” 우려= 서울변회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판사들은 변호사들이 굳이 평가를 하겠다면 막을 수는 없겠지만 공정한 평가가 어려워 법관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사법질서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반응이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민사사건의 경우 패소한 측이 재판의 공정성을 의심하거나 재판방식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지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고법의 또 다른 판사는 “사건의 대리인이라면 실질적으로는 소송당사자와 같은 이해관계인인데 이해관계인이 재판부를 평가한다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하창우 서울변회장은 “법관평가표에 재판결과에 대한 평가항목은 포함하지 않아 법관의 독립성을 훼손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판사 한명당 수십건의 설문이 각각 작성될 것이므로 패소로 인한 악의적 설문결과는 충분히 걸러낼 수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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