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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들, '전문수사자문위원제도' 외면

    수사진행상황 노출 우려… 작년 이용 고작 10건에 불과
    모르는 부분은 선배에 묻거나 유관기관에 사실조회 더 선호
    "제도 활성화 위해 홍보강화… 관련법규 개정 필요" 지적도

    김재홍 기자 nov@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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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지난해부터 시행된 검찰의 전문수사자문위원제도가 검사들로부터 외면을 당해 활용실적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제도가 활성화 되지 않는 이유는 제도에 대한 검사들의 인식부족과 함께 전문지식이 필요할 경우 선배나 동료들의 의견을 듣거나, 유관기관에 사실조회나 수사협조를 요청하는 기존 업무 스타일을 검사들이 더 선호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현행 제도가 전문수사자문위원의 의견진술이나 자문내용을 피의자측에 알려주고 반론의 기회를 부여하도록 해 수사진행상황의 노출을 꺼리는 검사들이 제도이용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도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따라 제도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도에 대한 홍보강화와 함께 관련 법규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검찰수사의 전문성·정확성 위해 도입= 전문수사자문위원제도는 첨단산업이나 지적재산권, 국제금융 등 전문지식이 필요한 사건의 수사과정에 해당 분야 민간 전문가를 참여시켜 검찰수사의 정확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2008년 1월22일 시행됐다.

    이에 따라 검사는 공소제기여부와 관련된 사실관계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직권이나 피의자 또는 변호인의 신청에 의해 전문수사자문위원을 지정해 수사절차에 참여시켜 자문을 들을 수 있다.

    전문수사자문위원은 전문적인 지식에 의한 설명 또는 의견을 기재한 서면을 제출하거나 전문적인 지식에 의하여 설명이나 의견을 진술할 수 있으며, 검사는 자문위원의 의견·진술에 대해 피의자나 변호인에게 구술 또는 서면에 의한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또 피의자 또는 변호인은 검사의 전문수사자문위원 지정에 대해 관할 고등검찰청검사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

    ◇ 이용실적 10여건에 불과= 대검찰청은 전문수사자문위원 후보자 데이터 베이스에 의료, 특허, 회계분석, 자금추적 등 80개 분야 793명의 전문가를 등재해 일선 검사들이 요청할 경우 해당 분야 전문가를 추천해 주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전문수사자문위원이 실제로 이용된 것은 불과 10여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검찰은 지난해 말 전문수사자문위원제도 도입을 담은 형사소송법이 개정돼 올해 별도의 예산을 받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전문수사자문위원에게 여비 등을 지급해야 할 경우 일반수용비 예산 중에서 국가업무협조를 명목으로 지급해 사실상 예산낭비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내년에는 1억2천여만원 정도의 예산이 책정된 것으로 알려져 올해처럼 제도이용이 저조할 경우 관련 예산이 모두 불용처리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 수사진행상황 노출 꺼려 이용 저조= 이처럼 전문수사자문위원제도가 일선 검사들의 외면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제도에 대한 인식부족과 함께 수사진행상황이 노출될 우려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그런 제도가 있다는 것은 얼핏 들어봤지만 한번도 이용해 본 적은 없다”며 “검사의 경우 개별사건 속에 등장하거나 관련된 전문가들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하거나 의견서를 내게 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그 사건의 사실관계를 잘 알고 있어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검의 한 연구관은 “형사소송법은 전문수사자문위원의 의견진술이나 자문내용에 대해 피의자나 변호인에게 반론권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며 “수사진행 중에 피의자 측에 자문내용을 알려주면 그때까지의 수사진행상황이 수사 대상자측에 노출되는 문제가 있어 검사들이 전문수사자문위원 활용을 꺼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형사소송법은 또 전문수사자문위원 지정에 대해 피의자의 이의제기권을 보장하고 있어 자문위원의 신원이 피의자측에 노출되는 상황을 전제하고 있다”며 “전문수사자문위원 후보자가 신분노출을 꺼릴 경우 검사의 자문요청을 거절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막히는 부분이 있을 경우 선배나 동료의 의견을 묻거나, 각종 유관기관에 사실조회하는 기존의 업무 스타일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검사들의 인식도 제도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검사들의 경우 모르는 문제나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동료검사나 그 분야에 뛰어난 선배 검사들에게 조언을 구해 사건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며 “요즘에는 검찰내 각종 실무연구회의 연구결과나 자료 등이 검찰내부 통신망인 e-Pros에 게재돼 공유되기 때문에 이를 통해 해결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한 검사는 “각 검찰청별로 이전에도 의료자문위원회 같은 자문단이 구성돼 있었다”며 “이 분들을 참고인으로 조사하거나 의견을 제시하게 하는 방법이 전문수사자문위원 이용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했다.

    다른 검사는 “검찰의 경우 법원과 달리 국세청이나 금융감독원, 특허청 등 유관기관에 사실조회를 해 볼 수 있는 방법도 있기 때문에 특별히 수사와 관련된 전문가의 도움이 많이 필요치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제도개선 및 홍보강화 필요= 이에따라 검찰수사의 전문성과 정확성 확보라는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제도에 대한 홍보강화와 함께 일정 부분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특허나 IT, 금융, 위작판별 등 전문지식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수사의 정확성을 위해서는 객관적인 위치에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많다”며 “앞으로 많은 활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에 대한 홍보강화 및 제도에 대한 검사들의 인식제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검 관계자는 “반론권 부여나 전문수사자문위원 지정에 대한 이의제기 등은 법원의 전문심리위원제도 규정을 상당부분 빌려온 것”이라며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적극 보장해야 하는 공판단계와 달리 범죄의 증거수집활동이 이뤄지는 수사단계에서는 합리성이 부족한 규정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사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법률개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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