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뉴스

  • 상시채용
  • 기사제보
  • 헌법재판소, 군사법원

    헌재 '영내 불온서적 지정' 위헌여부 공개변론

    "군인의 알권리 침해" "충성의무가 우선"

    류인하 기자 acha@lawtimes.co.kr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국방부의 불온도서지정은 군인의 알권리와 양심형성의 자유를 침해한 것인가, 아니면 국토수호라는 임무를 맡은 군인에게 불가피한 제한인가.

    25일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공개변론에 출석한 군법무관과 국방부측 대리인은 국방부가 23권의 서적에 대해 ‘불온서적’으로 지정, 영내 반입을 금지한 것이 위헌인지를 놓고 팽팽한 입장차이를 보였다.

    이번 사건은 국방부가 지난해 7월 ‘핵과 한반도’ 등 11권의 책을 북한찬양도서로, ‘나쁜 사마리아인’ 등 10권의 책을 반정부·반미도서로,  ‘삼성공화국의 게릴라들’ 등 2권을 반자본주의 책으로 구분, 총 23권을 불온서적으로 지정해 군내 반입을 금지하는 ‘군내 불온서적 차단대책 강구지시’를 일선에 하달하면서 시작됐다. 그러자 지모씨 등 군법무관들은 국방부 지시가 “불온서적지정 및 반입금지는 군인의 알권리, 학문의 자유, 양심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날 양측은 기본적인 시각차부터 확연하게 달랐다.

    청구인측은 대통령령으로 복무규율을 정할 수 있도록 정한 군인사법 제47조의2는 헌법상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방부는 군인의 특수한 신분상 임용겫뭐쳛신분보장 등에 관한 최소한의 사항을 군인사법으로 규율하고 세부적인 사항은 현실의 변화에 대응에 유연하게 규율할 수밖에 없으므로 대통령령으로 규율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반박했다.

    청구인측 대리인인 최강욱 변호사는 “국군이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할 가치는 우리 헌법질서와 헌법적 가치”라며 “군대 역시 헌법의 규범력을 어겨서는 안되며 군대조직 내부의 강제력은 반드시 헌법에 근거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현행법상 독서의 권고를 제한할 수 있는 것은 법원”이라며 “법원이 국가보안법 등에 따라 제한할 수는 있지만 군대가 법률이 아닌 대통령령으로 군인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말했다.

    한창완 변호사 역시 “자유로운 독서를 금지한다는 것은 인간의 양심형성에 대한 권리를 해치는 것”이라며 “알권리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며 이를 금지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적인 기본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어떠한 보수적인 도서든 진보적인 도서든 책을 읽지못하도록 군이 금지할 수는 없다”며 “이는 정부의 입맛에 맞지 않는 책을 군인들이 읽지 못하게 함으로써 국가가 인간의 양심형성의 자유를 자기마음대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구인측 참고인으로 나온 오동석 아주대 법대교수도 “나쁜 사마리아인 등은 이미 베스트셀러로 팔렸고, 일부대학에서는 교재로도 사용되는 책을 불온서적으로 지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방부측 대리인으로 나온 고석 준장은 “이번 조치는 한총련의 장병의식화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으며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보장한다고 가정하더라도 군인의 기본권은 군사적 직무가 요구되는 한도 내에서 제한돼야 한다”며 “또 청구인들의 알권리 행사는 군인사법 제47조에 의해 주어진 충성의 의무에 앞설 수 없다”고 맞섰다.

    고 준장은 이어 “청구인들은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하기 이전에 행정절차 등 법률구제절차를 먼저 거쳐야 했다”며 “사전 권리구제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번 헌법소원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덧붙였다.

    서규영 정부법무공단 변호사도 “이번 군의 지시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인 장병들의 무형적 정신전력을 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영내 독서금지라는 방법으로 제한한 것은 피해의 최소성을 충족하고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고 있으므로 기본권의 제한범위를 일탈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강경근 숭실대 법대교수 역시 “군인의 알권리는 일반 시민의 알권리보다 포괄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며 “집단생활을 하는 군대조직 내에 불온서적이 반입될 경우 그 파급효과는 일반사회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판관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송두환 재판관은 청구인과 피청구인 모두에게 국방부장관으로부터 하달된 명령이 실제로 시행됐는지부터, 한총련의 불온서적 반입시도 관련 증거가 있는지 등 사실관계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김종대 재판관은 “군인도 국민의 한 사람”이라는 전제를 두고 양측에 “국민에게 적용되는 기본권제한 및 보장의 원리가 군인에 대해서도 적용되는 것이 옳은가”라고 물었다. 또 군 조직의 특수성 및 임무의 특수성에 대한 양측의 의견도 들었다.

    이동흡 재판관은 “‘불온’의 개념이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면 좀 더 명확하게 그 개념을 바로잡으면 되는 문제가 아니냐”고 물으면서 “사법부가 명확성 여부를 판단하되 군대와 민간인의 차이를 고려해 명확성의 기준에 차이를 둘 수 있지 않냐”는 절충안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이공현 재판관은 군인의 평균학력을 묻고 사관학교 등에서도 도서반입금지조치가 있는지를 물으며 실제 불온도서반입으로 인해 장병의 정신력 유지에 해가 발생한 경우가 있는지를 질문해 눈길을 끌었다.


    리걸북스

    더보기

    리걸에듀

    더보기

    리걸인사이트 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