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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종자 DNA 통합·관리시스템 도입 절실"

    검찰 강력범죄실무연구회 세미나서 주장

    박경철 기자 joshua@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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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쇄살인범 강호순사건 수사검사들이 강력범죄사건에서 수사기관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을 제기해 관심을 끌고 있다.

    흉악범죄의 잠재적 피해자일 가능성이 높은 실종자들의 유전자정보(DNA)가 관리되지 않아 여죄를 밝혀내는 데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영장이 필요없는 긴급 압수수색도 범행 중 또는 범행직후로만 한정돼 있어 초동단계에서의 증거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등 신속한 수사에 제약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실종자들의 DNA를 통합관리하고 긴급압수수색 요건을 완화하는 등 법적·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현재 1년으로 돼 있는 통신사의 통화기록 보존기한도 늘려 범죄자들의 행적을 쫓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검찰 강력범죄실무연구회(회장 안상돈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검사)는 9일 서초동 서울고·지검 청사 6층 소회의실에서 ‘연쇄살인범 강호순사건 수사 및 재판경과’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발표는 강호순 사건 수사팀인 안산지청 나기주 형사2부장검사와 손영배·한승헌 검사가 맡았다.



    ◇ “실종자 DNA 통합관리시스템 도입 필요”= 손 검사는 흉악범죄의 잠재적 피해자일 개연성이 높은 실종자들의 DNA를 관리할 수 있는 ‘실종자 DNA 통합관리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손 검사는 “실종자의 머리카락과 칫솔 등에서 얻을 수 있는 DNA 수집·관리가 부실한 상황에서 수사기관이 할 수 있는 일은 경찰협조를 통해 전국에서 올라온 실종자 기록과 피해자 정보를 일일이 대조하는 것뿐”이라며 “이 작업에 상당한 인력과 시간이 소요됨에 따라 피해자 파악에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호순의 축사를 수색한 결과, 곡괭이 두 자루에서 발견된 각기 다른 유전자 2개가 누구의 것인지 아직도 찾지 못했다”며 “인권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흉악범 DNA 수집·관리와는 달리 실종자 DNA의 경우 가족들이 당연히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실종기간이 일정 정도를 넘겨 장기간 지속될 경우 직계혈족의 DNA를 채취해서라도 이를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긴급 압수수색 조항 문제있어”= 긴급 압수수색 요건을 완화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손 검사는 “강호순은 자기소유의 차량 2대를 범행에 사용했지만 수사망이 좁혀오자 불을 질러 태워버렸다”며 “차량을 긴급 압수수색해 강호순이 한 방화를 미연에 막았더라면 이들 차량에서도 증거를 찾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경찰이 군포여대생 실종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강호순을 지목하고 차량 등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할 예정이었지만 강호순이 체포되기 직전 자신의 차량을 불태운 사실을 두고 한 말이다.

    영장없는 물품압수와 관련해 형사소송법 제216조3항은 ‘범행 중 또는 범행직후의 범죄장소에서 긴급을 요하여 판사의 영장을 받을 수 없는 때에는 영장없이 압수수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강호순의 경우 조사당시 범행도중이거나 직후의 범행장소가 아니어서 긴급 압수수색은 허용되지 않았다.

    손 검사는 “범죄 상당성이 있을 경우에는 먼저 압수수색을 한 뒤 사후에 영장을 발부받아 이를 소명하면 될 것”이라며 “긴급 압수수색 요건자체를 완화하는 법개정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 “통신사 통화기록 보존기한도 늘려야”= 범죄자의 행적자료 수집을 용이하도록 하기 위해 통신사의 통화기록 보존기한도 지금보다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근 수사기관이 범죄자의 범행여부를 밝히는 데 많이 쓰는 방법은 예금계좌나 전화기록 등 이들의 행적자료를 추적하는 것이다. 금융기관의 경우 5년동안 자료를 보관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1년만 통화기록을 보존하고 있어 범행발생부터 2~3년이 지나 사건전말이 밝혀지는 강호순사건 같은 경우에는 추적자체가 불가능하다.

    손 검사는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면 발신지가 표시된 통화내역서가 생기고 여기서 확인된 장소가 살해현장 근처 기지국 위치와 같다면 증거가 된다”면서 “그러나 강호순의 경우 이를 증거로 삼을 여지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의 보존기한을 3년 정도까지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외에도 수사팀은 강호순이 장모와 부인을 방화로 살해한 부분과 관련해 “강씨가 결심공판에까지 방화살해 혐의에 대해 부인한 것은 방화로 볼 뚜렷한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진화당시 소방관의 진술자료가 전혀 남아 있지 않아 소방관과 경찰관을 연계한 조사시스템 부재가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수사팀은 개선방안으로 화재진압 때 경찰관을 같이 투입해 수사하거나, 경찰조사시 소방관이 입회한 상태에서 조사하도록 하는 방식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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