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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라운지] '마이너' 변호사의 인생반전 오욱환 서울변호사회 회장

    평범한 변호사 생활… 회장출마 한다니 '자살행위'라고…

    임순현 des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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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99년 서른아홉의 젊은 나이로 대한변협 공보이사 직책을 맡았던 오욱환 변호사는 12년 후인 2011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직에 도전한다. 그동안 대한변협신문 편집인과 대한변협 총무이사, 대한변협 사무총장 등 다양한 직책을 맡으면서 쌓아온 회무 경험은 소중한 자산이 돼 있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는 '기획통'이나 '아이디어 맨'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회 운영에 부쩍 자신감도 생겼다. 경기도 수원 출신에,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재조 경험도 전무한 이 평범한 변호사는 결국 제91대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으로 당선된다. '아무리 경험이 많아도 어려운 것이 회무'라고 말하는 오 회장을 새해 초 그의 사무실에서 만나 '인생 반전 스토리'에 대해서 들었다.

    "지난해는 시간이 가는지도 모르고 지나간 것 같습니다. 요즘엔 앞으로의 1년을 준비하는 데에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특히 올해에는 회장으로 선출되기 전에 계획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려고 합니다."

    2년 임기의 반환점을 이제 막 돌기 시작한 오욱환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정신없이 보낸 지난 1년보다 남은 1년이 더 중요하다고 여겼다. 지난해에는 대한변협과 협회장 직선제 도입을 두고 갈등이 있었고, 서울변회장 출마 자격 제한을 두고서는 젊은 변호사들과도 마찰을 빚는 등 제대로 회무를 돌볼 시간이 없었다. 올해에는 새로 시행되는 준법지원인제도의 성공적인 정착과 변호사 표준계약서를 둘러싼 회원 간의 대립 조정은 물론, 성공보수금이행보증제도의 도입 등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 같다.


    오 회장은 자신을 전형적인 '소심한 A형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변협과 갈등을 빚었던 지난 1년의 행보는 전혀 그답지 않았다는 애기도 들었다고 한다. "제가 원래 소신이 강하면서도 굉장히 소심한 성격 입니다. 학창 시절부터 제 뜻과 안 맞는 일이 많았음에도 대부분 부딪치기 보다 다툼을 피해버리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서울회를 맡고 나서는 책임감 때문에 마냥 회피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 생기더군요. 2011년은 정말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다투었던 한해였습니다."

    오 회장은 스스로를 '마이너'라고 자칭한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냈어요. 비주류 쯤으로 여겨지는 대학을 나와서 운 좋게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재조 경험도 없이 변호사를 개업해 많은 돈을 번 것도 아니었습니다. 서울변회장에 출마한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는 '자살행위'라며 만류할 정도였습니다."

    그는 단지 법조인이라는 직업이 먹고 사는 데 가장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법학 공부를 시작했다고 했다. '사회 정의' 실현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거나 그 비슷한 상투적인 말을 곁들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는 그런 가식을 늘어놓지 못했다. 그는 법조인으로서의 길이 행운의 연속이었다고 자평하면서도 그 모든 것을 아내의 공으로 돌리는 애처가였다. 고시생 시절 첫눈에 반한 아내에게 이름도 모르는 상태에서 다짜고짜 사법시험에 합격하면 자신과 결혼해 달라고 고백했다고 한다. 실제로 사법시험 최종 합격 후 학적부를 뒤져 이름과 주소를 알아내 찾아 갔고, 그렇게 결혼 한 후부터 아내 덕에 법조인으로서 탄탄대로를 걷게 됐다며 자랑을 늘어놓는다. 순수하면서도 솔직 담백한 일면을 엿볼 수 있다.

    육군사관학교에서 생도들에게 법학을 가르쳤던 일도 오 회장의 인생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경험이다. 오 회장은 1986년부터 2년간 육사 법학부 교관으로 활동하면서 가르치는 일이 얼마나 보람된 업인지를 느꼈다고 한다. "법무관 동기의 추천으로 육사 법학부 교관으로 차출됐었어요.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이 그렇게 재미있는 일인 지를 미처 몰랐었습니다. 제 인생에서 그만큼 애정을 쏟아서 일을 해본 적이 없었어요. 기회만 준다면 다시 한번 교단에 서 보고 싶습니다." 오 회장은 2006년에도 모교인 성균관대 법대에서 겸임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칠 정도로 교수라는 직업에 많은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평범한 변호사' 오욱환 회장의 인생은 지난해 서울변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180도 바뀌었다. 서울회장에 취임하고 나서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취임 초기에는 젊은 변호사들의 반발을 몸소 겪어야 했다. 그는 젊은 변호사들의 반발이 선배 변호사들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파악하고 있었다. "지난 서울변회장 선거에서 30대인 나승철 후보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젊은 변호사들이 예전과 같은 대우를 받지 못하는 데에 대한 불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선배 변호사들이 일하는 것 이상의 몫을 가져간다고 생각하는 듯 해요. 하지만 선배 변호사들의 역할을 절대로 과소 평가해서는 안됩니다. 자신들의 눈 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에만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오 회장은 젊은 변호사들이 회무에 나서려는 모습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내 보였다. "회장은 고민하는 자리입니다. 갈수록 회원들 간 인식 차가 커지는 상황에서 항상 많은 변수를 생각하면서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는 연륜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오 회장은 지난해에 서울변회의 임원선거규칙을 개정해 회장출마 자격을 일정 경력을 가진 변호사로 제한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법조 경험이 적은 사람이 회장이 되면 전체 회원의 의사를 대변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장의 출마 자격 제한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입장이 바뀔 수 있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합리적인 제한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회장 출마 자격 제한 시도는 '선거규칙으로 회장 출마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한 차례 무산됐지만, 서울회는 곧바로 이사회에서 회칙을 다시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회장 출마 자격 제한을 내용으로 하는 개정 회칙은 오는 30일에 열리는 총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오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대한변협과도 많은 마찰을 겪었다. 가장 큰 쟁점은 대한변협회장 직선제와 관련된 것이었다. 지난달 12일 직선제 도입을 골자로 한 대한변협 회칙 개정안이 이미 통과됐지만 오 회장은 여전히 직선제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변협 회장 직선제는 많은 부작용이 있어요. 우선 어마어마한 선거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입니다. 회원 1인당 약 50만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요. 선거 기탁금 제도를 활용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고 봅니다." 직선제가 오히려 선거를 혼탁하게 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내놓았다. "변협이 서울에 앉아서 전국의 지방회 별 선거구를 관리하는 일 또한 쉬운 일이 아니에요. 강력한 중앙정부가 지방을 장악하고 있는 공무원 조직도 아닌 상황에서 직선제를 시행하면 선거판만 혼탁해질 우려가 크다고 봅니다."

    대한변협이 정부로부터 로스쿨 변호사의 실무연수교육 비용 5억원을 지원받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변호사 회원들의 교육에 관한 사항은 협회가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옳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게 되면 그만큼 부담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5억원을 지원받으면 약 5천억원을 받은 부담이 생기는 겁니다. 변협 스스로 실무연수교육을 진행할 능력이 있는데도 굳이 정부의 지원이 필요했던 것인지 의문도 듭니다."


    "천하무원민(天下無寃民) , 세상 모든 백성에게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하라" 오 회장이 20년 넘도록 좌우명으로 삼아온 말이다. 1988년 개업 당시 지인이 선물한 액자에 담겨진 이 문구가 오 회장의 가슴을 울렸다고 한다. "억울한 사람이 없게 하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변호사들에게는 의뢰인이 억울한 감정이 들지 않도록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변호사가 자신이 하는 일에 성의를 다 해야만 억울한 의뢰인이 생기지 않을 겁니다."

    글=임순현 기자, 사진=홍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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