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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복 67년, 日帝잔재 아직도 법령 속에 …

    도랑·둑 뜻하는 溝渠(구거)·堰(언) 여전히 사용…其他(기타)도 대표적
    주격조사인 '이', '가' 자리에 '의' 표현, 법령이름 붙여 쓰는 것도 일본식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9년째… 정비작업 등 속도내고 범위

    임순현 기자 des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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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로 광복 67주년을 맞았지만 우리 생활 곳곳에는 일제의 잔재들이 남아 있다.

    특히 사법 분야는 해방 후 일본을 통해 대륙법을 받아들이면서 일본 용어와 표기방법을 차용했기 때문에 청산해야 할 일제 잔재들이 유독 많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표적으로는 우리 법령 속에 포함돼 있는 일본식 법령용어와 일본식 표기를 흉내낸 법령이름 붙여쓰기 등이 꼽히고 있다.

    ◇법령 속 일본식 용어 및 표현= 법무부와 법제처가 2004년부터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면서 일본식 법률용어를 우리 말로 고치고 있지만, 개선 속도가 느려 아직도 우리 법령 속에는 일본식 용어와 표현이 남아 있다.

    가장 대표적인 법령은 기본법인 민법이다. 민법 제229조와 제230조에는 각각 '구거(溝渠)'와 '언(堰)'이라는 용어가 포함돼 있다. '도랑'과 '둑'을 뜻하는 일본식 말이다.

    '기타(基他)'도 대표적인 일본식 용어다. 국어 학자들은 '기타'는 어떤 상황을 병렬적으로 접속하는 일본식 표현이므로'그 밖의(에)'로 표현하는 것이 옳다고 설명한다.

    주격 조사인 '이'나 '가'가 있어야 할 자리에 '의'를 대신 사용하는 것도 일본식 표현이다. 국어 학자들은 일본 법령을 계수하는 과정에서 일본어의 주격조사인 'の(노)'를 그대로 '의'로 번역해 생긴 오류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민법 제29조의 '실종자의 생존한 사실'은 '실종자가 생존한 사실'로 개선돼야 한다.

    법령 이름을 띄어 쓰지 않고 붙여 쓰는 것도 대표적인 일본식 표현 방법이다.

    일본어 문법에는 띄어쓰기가 없어 일본에서는 법령 이름은 물론 본문에서도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다. 지난 2004년부터 법제처가 '법령 입안 심사기준'을 개정해 본격적으로 '법령 제명 띄어쓰기 원칙'이 도입됐지만, 아직도 많은 법령이나 규칙 이름이 띄어쓰기를 하지 않은 채 남아있다.

    대법원 규칙인 '고등법원부장판사급이상의법관의보직범위에관한규칙'과 헌법재판소 규칙인 '헌법재판소사무처행정업무등의전자화촉진에관한규칙'이 대표적이다.

    ◇"간통죄·국가보안법도 일제 잔재" 주장도= 논란이 많은 '간통죄'와 '국가보안법'도 일제의 잔재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간통죄는 일본의 메이지시대에 만들어져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에 적용됐다. 일본은 태평양전쟁 패전 후 1947년 간통죄가 일본국 헌법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폐지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1953년 형법 개정 때 범죄 주체에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까지 포함시켜 더욱 강력하게 처벌하게 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일본에서 불륜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아니라 위자료를 내야 하는 민사적인 가해행위에 불과하다"며 "일본에서 탄생한 간통죄가 그 부당함으로 인해 폐지됐음에도 불구하고 일제 식민지를 거친 우리나라가 이 제도를 계속해서 유지한다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국가보안법의 전신(前身)이 1925년 일제가 제정한 치안유지법이라고 주장한다. 치안유지법은 사회주의를 억압하고 일제 식민체제를 유지하도록 식민지 국민의 사상을 통제하기 위해 만든 법으로 일본은 태평양전쟁 패배 후 폐지했다.

    ◇정부, 정비사업으로 꾸준히 법령 개선 노력= 정부는 8년간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사업을 통해 법령 속 일본식 용어와 표현을 우리 말로 개선해왔다.

    일본식 용어인 '최고서(催告書)'와 '연령(年齡)', '실추(失墜)시키다', '상위(相違)하다' 등이 각각 '독촉장'과 '나이', '떨어뜨리다', '어긋나다'로 바뀌었다.

    또 '검사의직무를대리하는사법연수생에대한실비지급규정'을 '검사의 직무를 대리하는 사법연수생에 대한 실비 지급 규정'으로 개정하는 등 법규의 제정이나 개정 작업 때 이름에도 띄어쓰기를 적용, 붙여 쓴 법령 이름도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법무부와 법제처는 이같은 일본식 표현 정비업무를 단순히 법령 정비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연신 법제처 서기관은 "그동안 현행 법률과 대통령령, 부령을 대상으로 일본식 한자어 등의 법령 용어와 우리 어법에 맞지 않는 법령 문장 등을 정비했다"며 "앞으로도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지자체의 조례와 규칙, 표준약관, 계약서 등 사회 내 법규 등도 알기 쉽게 정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임순현·차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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