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뉴스

    법원

    대법원 공개변론 생중계… 재판 투명성 높인다

    관련규칙 개정… 조만간 사상 첫 시행
    우선 홈페이지 통해… 포털사이트·방송사 중개는 타진
    각급 법원은 사실심리… 개인정보 유출 우려 적용 제외
    美, 재판방송 허용 대표적… 영국은 2011년부터 제한적 허용

    좌영길 기자 desk@lawtimes.co.kr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법원의 공개변론 사건이 생중계된다. 대법원은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법원에서의 변론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지난달 28일 관보에 게재하고 곧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개정규칙은 대법원 공개변론의 녹음, 녹화, 촬영과 중계방송을 원하는 자는 재판장(대법원장)의 허가를 얻어서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방송으로 인해 사건 당사자의 개인정보가 침해되지 않도록 재판장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법정 변론이 방송되는 것은 우리 사법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현행 법원조직법 제59조는 '누구든지 법정 안에서는 재판장의 허가 없이 녹화·촬영·중계방송 등의 행위를 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은 재판장 허락이 있더라도 변론개시 전까지만 촬영 등의 행위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재판과정이 모두 중계방송된 사례는 아직 없다.

    영국 대법원은 '스카이 뉴스(Sky news)'사를 통해 인터넷으로 재판을 생중계하고 있다. 사진은 스카이뉴스사 홈페이지 공판 중계장면.

    ◇대법원, 재판에 대한 신뢰성 제고 기대= 양승태 대법원장은 지난해 2월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건의 재판은 전 과정을 TV로 중계해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있은 지 꼭 1년만에 새 제도가 시작되는 셈이다.

    당시 양 대법원장은 미국이 '파티맘 사건'에 대한 재판을 생중계하는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티맘 사건은 두 살 난 딸을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무죄를 선고받은 20대 여성 '케이시 앤서니'에 대한 사건으로, 재판 과정이 미국 전역에 TV 생중계됐다.

    양 대법원장이 취임한 이후 영화 '도가니'와 '부러진 화살'의 잇단 흥행으로 재판의 신뢰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것도 신뢰 제고의 필요성을 느끼게 했다. 재판 방송이 확대되면 신뢰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시민에 의한 감시나 비판이 가능해 재판이 충실해지고, 법관의 법정 언행 개선효과가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또 중계방송을 함으로써 국민들이 사법에 대해 학습을 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판을 방송하면 대법원 판결에 대한 투명성이 담보되고 신뢰성이 올라가는 효과는 물론 대법원이 정책법원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을 국민에게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고인 방어권 보장위해 1,2심은 제외=재판 방송 대상은 우선 법률심인 대법원 사건으로 한정하고 각급 법원의 경우는 적용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법원행정처는 지난해 9월 외부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생중계 방식과 해외 입법례, 재판 방송 시 적용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지 검토했으나 일선 법원은 일단 제외했다.

    재판과정을 중계방송하면 사실심리가 진행되는 일선 법원의 경우 개인의 신상 정보가 공개되는 등 현실적인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TV 중계 시 증인이나 재판 당사자가 여론을 의식해 사실을 왜곡할 우려가 있고, 형사사건에서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은 범죄의 피고인은 재판 과정이 공개된다는 사실에 위축돼 방어권 보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민참여재판의 경우 배심원의 신원이 공개적으로 알려질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재판중계가 일선 법관들에게도 상당한 부담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제도가 확대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만간 생중계할 내용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형사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이다. 대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를 통해 생중계하는 방안은 확정됐고, 추가로 인터넷 포털사이트나 방송사에서 중계가 가능한지를 놓고 검토중이다.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를 통해 시행할 지 여부에 대해 회사 측과 협의가 진행중이다.

    방송사의 재판 중계는 시청률 확보를 장담할 수 없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시간으로 중계할지, 일정한 시차를 두는 지연중계를 할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연중계는 현장감이 다소 떨어지는 대신 재판 당사자의 인격권이나 사생활 침해 우려 등 돌발 상황이 벌어졌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제형사재판소가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국·내외 사례= 법원은 1996년 12·12 및 5·18사건 공판에서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법정 출석과 인정심문 모습을 방송하는 것을 허용한 적이 있다. 가까운 사례로는 2011년 5월 부산지법이 소말리아 해적 사건에 대한 첫 공판에서 피고인들이 입정하는 장면을 방송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사실심리와 거리감이 있는 헌법재판소는 법원보다 재판영상 제공이 좀 더 활성화돼 있다. 헌재는 일반인이 매월 선고장면을 홈페이지(http://www.ccourt.go.kr)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2004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사건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점을 감안해 선고 장면을 공중파 TV로 생중계해 화제가 됐다. 하지만 공개변론 장면이 중계된 적은 아직 없다.

    재판 방송을 허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은 각 주 법원의 경우 워싱턴 D.C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재판과정에 대한 방송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연방대법원은 대법관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아직 시행되고 있지 않다. 1980년대 후반부터 재판방송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을 못내리고 있는 상태다. 2000년 구술변론 내용을 녹음해 언론에 제공한 사례가 있을 뿐이다.

    영국은 2011년 9월부터 재판방송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판사 발언 부분만이 대상이며 재판 당사자와 증인, 배심원 등에 대한 촬영은 금지된다. 생중계는 아니지만 대법원 판결 내용을 지난 1월 30일부터 인터넷 동영상 커뮤니티인 유튜브(U-tube) 전용 채널을 이용해 제공되고 있다. 판결 내용을 누구나 찾아볼 수 있도록 5분 분량의 편집된 영상물로 제작돼 인터넷에 공개된다. 요약 영상물에는 사건의 개요와 재판장의 판결 취지, 판결 내용 등이 포함되며 영상물의 모든 내용은 대중의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담당 재판관이 직접 작성한다.

    호주는 1981년 최초로 텔레비전 방송을 허용한 이래 특별한 경우 제한된 형태로 재판과정에 대한 녹화와 방송이 허용되고 있다. 반면 독일과 프랑스, 일본 등은 법률로 재판내용 방송을 금지하고 있다.
    마세라티

    리걸북스

    더보기

    리걸에듀

    더보기

    리걸인사이트 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