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의 결론은 회사가 노동조합에 사무실을 제공하더라도 그 사무실에서 발생한 전기요금은 대신 내 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과거 회사가 노동조합에 많은 지원을 하면서 노동조합의 집행부와 유착되었고, 이로 인해 노동조합이 사실상 어용노조로 활동하였던 것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서, 회사의 노동조합에 대한 지원을 일체 금지시키는 방향의 입법이 이루어지고 있는바, 위 대법원의 판단 역시 그 일환의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는 회사의 노동조합에 대한 사무실 제공은 허용하되 운영비 원조는 금지하고 있는데, 위 대법원 판례가 전기요금을 원조가 금지되는 운영비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판단하였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로써 위 사건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여타 다른 회사와 노동조합 사이의 관계에서도 위 법률규정에 대한 위와 같은 대법원 판례의 해석론이 통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법원은 위 법률규정이 운영비의 원조를 금지하고 있는데 전기요금은 운영비에 해당하므로 회사가 원조할 수 없다는 취지의 논리로 판결한 것이 아니라, 위 법률규정을 처분문서인 단체협약에 관한 해석기준 중의 하나로 설시하고 있을 뿐인바, 이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겠다. 즉 실질적으로 위 법률규정의 해석론이 나왔다는 점은 차치하고서라도, 적어도 형식적으로 위 대법원 판례는 전기요금 원조가능 여부를 단체협약의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기요금을 운영비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라는 취지의 판시만 하였을 뿐, 명확히 운영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도 없다. 따라서 위 법률규정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사안에 따라서는 단체협약의 해석기준 중에서 전기요금의 원조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 다수 발견된다면, 위 판례와 다른 결론이 도출될 수 있는 여지가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