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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 바로쓰기] 나홀로

    이홍철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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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 홀로 걸어가는 안개만이 자욱한 이 거리. 그 언젠가 다정했던 그대의 그림자 하나...'

    1967년에 발표된 정훈희의 노래 '안개'는 이렇게 시작한다. 저녁 거리를 바라보며 애잔한 '안개'를 듣노라면 추억 속 옛 사랑이 떠오를 것만 같다. 이 노래를 꺼낸 까닭은 가사 첫 머리의 '나 홀로' 때문이다.

    이 노래가 나올 때만 해도 '내가 혼자'라는 뜻의 '나 홀로'는 '나홀로'가 아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나 홀로'나 '홀로'는 사라지고 '나홀로'가 휩쓸게 되었다.

    아마도 1990년에 개봉된 크리스마스 가족영화 '나 홀로 집에(home alone)'가 결정적 계기가 아닌가 싶다.

    영어 원 제목을 그대로 직역한다면 'I'가 없기 때문에 그냥 '홀로 집에'라고 해야 할 텐데 뜻을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인지 앞에 '나'를 집어넣은 것이다.

    사람들은 개구쟁이가 얼치기 도둑을 혼내주는 장면에 열광하였고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지경이 되었다.

    그러자 그때부터 '나 홀로'라는 말 자체가 유행어가 되었고 일종의 '나 홀로' 따라 하기가 시작되었다.

    이제는 '나'와 '홀로'를 떼어 쓰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꼬박꼬박 '나홀로'라고 쓰고 '홀로' 대신 '나홀로'를 쓰게 되었다.

    '나홀로 자동차', '나홀로 여행', '대한민국 법원 나홀로 소송'이라는 식으로 명사로, '나홀로 사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라는 식으로 부사로 쓰면서 뉴스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나홀로'가 등장한다.

    만약 붙여 쓰는 '나홀로'가 하나의 낱말이라면 '그는 나홀로 살고 있다'라고 해야 하지만 그렇게 쓰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법원 홈페이지에서 변호사 없이 하는 소송을 '홀로 소송'으로 쓸지언정 '나홀로 소송'이라고 써서는 안 된다.

    그리고 '홀로 소송'보다는 '혼자 소송'이 맞다. '혼자'는 명사로도 쓸 수 있지만 '홀로'는 부사로만 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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