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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광

    남광 변호사의 오피니언

    65:35

    친한 후배의 아들 S는 프로 골프 선수다. 험난한 예선 경쟁을 뚫고 KPGA 1부 투어 카드를 받았다. 그러나 우수한 성적은 아니라서 올해 열리고 있는 KPGA 대회 전부에 참가할 수는 없다. 특히 해가 짧은 11월에 열리는 대회는 참가 선수 규모가 작아질 수밖에 없으므로 하위권 시드에 있는 S는 늘 불안하다. 게다가 스폰서 추천이라는 제도까지 있다. 대회를 주최하는, 즉, 대회 상금을 제공하는 회사에서 추천하는 선수는 1부 투어 카드가 없는 무자격자라도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것이다. 프로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금이다. 큰 상금이 걸려 있을 때 좋은 선수들이 많이 참가하고 볼거리가 많아져서 갤러리도 몰린다. 그 귀한 상금을 제공하는 회사에서 이 선수 출전시키라고 할 때 KPGA는 거부할

    조건

    김효주(19) 선수가 마지막 홀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중계를 봤다. 경기도 재미있었지만 눈길을 끄는 것은 골프 코스의 아름다운 전경이었다. 코스를 내려다 보는 언덕에는 멋진 별장들이 줄지어 있었다. 그런 별장을 갖고, 근처의 레만 호수에서 요트를 타면서 유유자적하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넋놓고 잠시 했다. 그러다가 피식 웃었다. 검사 시절, 변호사인 친구를 따라 화려한 시설의 피트니스 센터에 갔다. 수영장도 있었고 실내 테니스장도 있었고 꼭대기 층에는 근사한 레스토랑도 있었다. 변호사 개업을 하자마자 그곳 회원권을 샀다. 그러나 막상 회원권을 사고 나자 그곳에서 운동하는 일이 시들해졌다. 처음 몇 달 동안

    이유

    충무공이 원균의 모함을 받아 억울하게 투옥됐다는 이야기를 어릴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 그러나 무슨 죄명이었는지는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았다. 학이 날개를 펼친 형상으로 적 함대를 포위하여 공격을 하는 전법이라는 학익진(鶴翼陣)에 대해서는, 적을 포위할 수만 있다면 포위하여 공격하는 것이 당연한데 그런 기본적인 전술이 왜 의미를 가지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어느 날 검찰 선배가 그 의문들을 통쾌하게 해결하여 주었다. 충무공의 죄명은 명령불복종이었다고 한다. 충무공에게 떨어진 명령은 부산포 쪽으로 군선을 몰고 나가 일본 함대를 요격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때 그 길은 역풍이라서 바람을 거슬러 가는 경우 노꾼이 완전히 지치게 되므로 막상 부산포에 도착할 때는 전함들은 동력을 잃게 된다. 그런 배들

    걱정

    우리 아파트 엘레베이터 벽에 붙어 있는 경구를 보면 같은 아파트 주민으로서 창피하다.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고 말하는 것이다." 뭐, 이런 것들이니까. 반면, 서울구치소 화장실 벽에 붙어 있는 경구는 늘 대단하다. 최근에 본 것은 "걱정한다고 걱정이 없어지면 왜 이 세상에 걱정이 그리 많겠는가"다. 티벳 속담이란다. '늑대와 철학자'는, 늑대를 새끼 때부터 데리고 와서 늙어서 병으로 죽을 때까지 11년 동안 마치 개처럼 집에서 키운 어느 철학 교수의 이야기이다. 그 늑대는 마지막에 암에 걸린다. 거동이 불편해진다. 그러다가 반짝 원기를 회복한다. 주인 보고 바깥에 나가서 같이 뛰자고 한다. 사람인 철학자는 "너 늑대는 지금 중병에 걸려 있으니 쉬어야 한다"고 한다. 늑대 브레닌은

    을의 자세

    자영업을 오랫동안 해 온 김 사장님은 술기운이 불콰하게 오르자 심중에 있던 말을 꺼냈다. "왜 변호사들은 자기가 을이면서도 갑 행세를 하는 것입니까." 그는 최근에 검찰 수사를 받았다. 겁이 덜컥 난 그는 잘 나간다는 변호사를 선임하였다. 그 변호사의 활약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증거가 부족한 사건이었기 때문인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변호사에게 절절매야 했었는데 사건이 종결되자 그 점이 못내 분했던 모양이다. 궁금해진 나는 "을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입니까"라고 물었다. 기습 질문에 그는 잠시 당황해 하더니 "아, 뭐, 어쨌든, 고분고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대답했다. 그는 자신이 을의 입장에 있을 때 어떻게 했는지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중 인상적

    할 말, 안 할 말

    법률가 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일종의 직업병인지 '바른 말'하는 버릇이 생긴다. 의사가 응급환자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이 법률가도 시시비비의 와중에 빠지면 심판자의 역할을 자처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누가 물어봤냐고?"의 상황에서 생긴다. 연세 많으신 장인어른이 약주 한 잔 하시고 지긋하게 옛날 일을 회고하고 있는데 법률가 사위는 듣다가 한 말씀 드린다. "에이, 그럴 수가 있는가요. 그 때도 법이 있었을 것인데." 머쓱해진 장인어른은 말이 잘린 것에 대해서 분노를 삼킨다. 갈수록 드세지는 아내에게도 곧은 소리를 하는 기개는 아직 죽지 않았다. 연예인에 대한 신종 루머를 아내가 신이 나서 전할 때 맞장구를 치지는 못할 망정, "그런 근거 없는 소리를 전하면 당신도 명예훼손이야"라고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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