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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수제

    성수제 판사의 오피니언

    국민의 양형, 법관의 양형

    국민의 양형, 법관의 양형

    법관은 형사재판을 통하여 인정된 양형사정을 기초로 피고인에게 선고될 구체적인 형벌을 정하면서 양형의 과정을 양형이유라는 형태로 판결문에 기재한다. 양형이유는 피고인을 비롯하여 국민들에게 유무죄 못지않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법관은 깊이 반성하고 있는 사정, 술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사정, 나이가 고령이라는 사정 등을 양형이유로 기재하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이러한 양형사정들은 일반적으로 피고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하였다. 그러나 과연 이 같은 양형사정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하여야 하는 사정들인가? 이와 관련하여 일본에서 국민과 재판관을 상대로 흥미로운 조사를 한 것이 있다. '죄를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양형사정이 형을 가볍게 하는 사정이라는 인식이 국민은 56.8%(어떠한 영

    이야기, 역사 그리고 재판

    이야기, 역사 그리고 재판

    일본 최고재판소를 방문한 적이 있다. 대법정의 재판관 좌석 뒤로 태양을 상징하는 추상화, 방청석 뒤로 달을 상징하는 추상화가 각각 걸려 있었다. 천정에는 원뿔형 모양 돔이, 벽에는 작은 구멍들이 있었다. 피고인만이 볼 수 있는 태양을 상징하는 추상화는 '재판관은 사건의 모든 내용을 환하게 잘 알고 있다'는 의미를, 재판관만이 볼 수 있는 달을 상징하는 추상화는 '냉정한 마음을 유지하면서 잘 살펴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돔과 구멍들은 음성이 울리는 것을 방지하여 차분하게 들리도록 하는 설계기술이란다. 이러한 내용을 듣는 방문객들은 깊이 공감하는 표정이었다. 법관인 필자는 그 추상화 등이 나타내는 의미를 어느 정도 예상하였기에 깊은 감흥을 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필자는 우리 법원도 재판을 받는 국민들

    더 늦기 전에

    더 늦기 전에

    간결하고 경쾌한 기타반주가 흐른다. 뒤이어 산명한 음정의 하모니카 반주가 뒤따른다. "땅거미 내려앉아…외로움이 없단다. 우리들의 꿈에는 서러움도 없어라 너와 나의 불빛엔, 마음 깊은 곳에서 우리 함께 나누자 너와 나만의 꿈의 대화를" 모방송사 주최 '대학가요제'의 대상곡이다. 어린나이에 시골에서 대구로 유학하여 처음 홀로되어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웠던 타향이라는 곤궁한 밭이랑 사이에서 외로움과 허전함에 부대끼던 그 시절,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마음의 위로를 받았던 노래다.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멋지게 기타를 치면서 노래하리라 다짐케 하였던 노래였다. 그로부터 어언 30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지난 6월의 일이다. 대학 최고위과정을 함께 다닌 원우로부터 그룹사운드를 결성하는데 베이스 기타 주자로

    늦둥이 에피소드

    늦둥이 에피소드

    "의사로서 해줄 것이 더 이상 없습니다." 지금은 초등학교 4학년인 셋째 딸 임신 3개월째 되는 어느 날, 노산(老産)인 부인의 유산기에 의사가 한 말이다. 그저 신의 뜻만을 기다리던 중 심장이 잘 뛰고 있다는 의사 말에 눈물이 흘렀다. 둘째 아이를 낳고 11년 만에 얻은 늦둥이다. 신의 뜻에 따라 얻은 복덩이다. 셋째를 얻고는 많은 일들이 발생했다. 고등법원장님이 축하 꽃바구니를 병원으로 보내셨다. 인사차 찾아간 법원장님이 하신 말씀 "내 30년 법관 생활에 고등판사가 아이 얻은 것은 처음이네, 축복이야." 그 말씀이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동기로부터 필자가 이제 곧 개업할 것이란 소문이 났단다. 변호사 개업 전문 인테리어 업체로부터 전화까지 왔다. 너무나 황당했다. 전혀 그

    업(業)의 본질(本質)

    업(業)의 본질(本質)

    일본의 '아리마 히데코'라는 여성은 101세에 타계하기까지 약 55년간 현역 최고령 카페 마담으로 근무했다. 그녀의 일상은 한결 같았다. 자정 무렵 마지막 손님을 배웅하고 장부 정리 후 오전 2시에 취침하고, 오전 6시에 일어나 손님들 이름, 관심사 등을 노트에 정리하고, 그들에게 줄 승진, 결혼, 출산 등에 관한 축하편지와 좌천, 이별 등에 대한 격려편지를 작성하고, 3대 일간지를 모두 숙독한 다음 출근했다. 카페에는 그녀와 인생, 가정사, 사회생활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 위하여 남녀노소를 불문한 직장인들로 늘 만원이었다. 그녀의 외양적인 업은 카페 마담이었지만 그 본질은 직장인의 인생멘토였던 것이다. 최고령 카페마담을 통하여 자기가 지금 종사하고 있는 업(業)이 그 외양과는 달리 어떠한 마음으로 업에

    어머니 마음

    어머니 마음

    2008년 2월 공주지원장 발령을 받고 첫 출근하기 전 날 밤의 일이다. 아들 짐 정리를 해 주신다고 시골에서 어머니께서 오셨다. 날씨가 추운 날인데 밤늦게 관사 보일러가 고장 났으나 보일러 수리공을 부를 상황이 아니었다. 마침 작은 전기장판이 하나 있어 어머니께 드리고 필자는 그냥 자려고 하였으나 어머니께서 사양하셨다. 중요한 직장으로 첫 출근을 하면서 산뜻한 기분으로 출근을 하여야 한다면서 저에게 양보를 하시고 작은 방으로 들어가셔서 그대로 방문을 잠그셨다. 거듭되는 간청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답변이 없으셔서 결국 필자가 전기장판을 사용하는 불효를 드린 끝에 다음 날 그래도 가벼운 마음으로 첫 출근을 하였다. 지금도 아들을 위하는 그 때 어머니의 마음을 잊지 못하고 늘 가슴에 간직하고 있다. 요즘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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