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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활섭

    심활섭 판사의 오피니언

    선택과 집중

    선택과 집중

    2015년 6월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생활시간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10세 이상 국민 10명 중 8명꼴로 '일상생활이 피곤하다'고 느끼고, 6명꼴로 '평소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고 한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하루 24시간이 주어지지만, 대부분의 경우 '시간 부족'에 허덕이면서 '자신을 위한 시간'이 없음을 아쉬워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다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진정 하고 싶었던 일을 미루었는데 어느새 세월이 흘러가버렸음을 한탄하게 된다. 그런 까닭에 바삐 살아가는 사람들은 '제대로 시간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일종의 죄책감까지 느끼면서, 자신의 삶을 최적화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궁리하곤 한다. 현대 경영학을 창시하고 체계적으로 수립한

    고령화와 법조인

    고령화와 법조인

    최근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준비위원회는 앞으로 10년 뒤 우리 사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10대 이슈'를 발표했다. 불평등 문제, 미래세대 삶의 불안정, 고용불안, 국가 간 환경영향 증대, 사이버 범죄, 에너지·자원 고갈, 북한과 안보·통일문제, 기후변화·자연재해, 저성장과 성장전략 전환이 2∼10위에 포함되었는데, '저출산·초고령화'가 1위로 꼽혔다. 1984년 이후 2014년까지 30년 동안의 합계출산율이 인구를 현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대체출산율(2.1)에 미치지 못하였던 '저출산현상'과 과학·의료 기술이나 보건의료 서비스의 발달로 '평균 기대수명이 연장'된 영향 때문이다. 그런데 미래 우리 사회의 위기원인으로 꼽히는 '저출산·고령화 현상'과 관련하여서는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담해야 할

    희망의 메시지

    희망의 메시지

    형사법정에 오는 사람들에게는 '사연'이 없는 경우가 드물다. 피고인들은 '자신은 법 없이도 살 사람'인데 '불우한 성장환경'이나 '원만하지 못하였던 가족관계' 또는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과 같은 저마다의 사정으로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던 것이라며 선처를 호소하고, 피해자들 역시 각각의 사정으로 몹시 어려운 처지였는데 범죄 피해까지 입어 몹시 억울하다는 사정을 호소하곤 한다. 그런 사연들을 접하다보면 피고인이나 피해자가 겪었거나 겪고 있을 '좌절'을 간접적으로나마 엿보게 되는데, 사실 누구나 종종 견디기 어려운 '시련'이나 '좌절'에 맞닥뜨리게 마련이어서 피고인이나 피해자가 호소하는 좌절이 안쓰럽게 느껴질 경우가 있다. 2차 세계대전 동안 나치의 유태인 강제수용소에 수용돼 가스실 문턱까지 떠밀려갔던 정신

    인생 결산 보고서

    인생 결산 보고서

    '내 인생의 결산 보고서'. 평범한 사람들의 추모기사를 베를린 '타게스 슈피겔(Der Tagesspiegel)'의 추모기사란에 10여 년 동안 써왔다는 독일 철학자 그레고어 아이젠하우어(Gregor Eisenhauer)의 책 이름이다. 그는 이름만 대면 아는 유명인이 아니라, 우리와 많이 비슷하면서도 우리와 조금 다를 뿐인,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살던 보통사람들에 관한 '추모기사'를 A4지 2~3장 분량으로 작성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는 세상에 없는 사람들의 진짜 삶을 만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추출한 것이라면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10가지 질문'-'스스로 생각할 것인가, 남에게 시킬 것인가', '왜 사는가', '나는 행복한가',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가', '무엇을 해야 하나?' 등-을

    '제대로' 사과하기

    '제대로' 사과하기

    우리는 누구나 실수와 잘못을 저지르기 마련이어서, 때때로 사과를 하여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런데 사람은 스스로를 정당화하려는 습성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하기에, 사과를 하여야 할 상황임에도 "실수나 잘못을 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내가 그렇게까지 큰 실수나 잘못을 저지른 것은 아니잖아", "고의로 그런 것은 아니었어",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으니깐" 등의 이유를 들며 '제대로' 사과하는 것을 회피하려 하곤 한다. 그러다가 더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기도 하는데, 말과 글로 무수히 많은 '사과의 말'이 오고 가는 형사재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왜 어떤 사과의 말은 사람들을 움직이고, 어떤 사과의 말은 사람들로부터 외면 받을까? 공감을 얻지 못하고 인정받지도 못하는 '사과의 말'에는 몇 가지 특징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기

    요즘엔 '빅데이터(Big Data)'란 단어가 낯설지 않다. 인터넷 서점은 고객들이 어떤 책을 샀는지, 또는 보기만 하고 사지 않았는지를 담은 데이터를 활용하여, 고객의 취미나 독서 경향에 맞는 책을 메일이나 홈페이지에서 자동적으로 제시하고, 포털사이트는 이용자의 검색 조건에 따른 맞춤형 광고를 노출시키는데 빅데이터를 사용한다. 스마트폰과 PC가 일상화된 디지털 환경에서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가 생성되고 있다. 미국의 저장 장치 업체 EMC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생성된 데이터양은 2.8제타바이트(ZB)인데, 이는 이전까지 생성된 데이터양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것이라고 한다. 미국의 사회비평가 닐 포스트먼은 '죽도록 즐기기'라는 책에서 조지 오웰(1984)과 올더스 헉슬리(멋진

    '간명'한 것이 좋아

    '간명'한 것이 좋아

    화산 폭발 영상처럼 사람의 접근이 불가능한 지역의 생생한 현장 영상을 뉴스에서 접하곤 한다. '벌이 윙윙 거린다'라는 뜻을 가진 '드론(drone, 무인비행장치)'이 촬영한 영상이다. 멀지 않은 장래에는 집이나 사무실이 아닌 '지금 있는 곳'으로 택배물품을 배달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뉴스도 종종 접하고, 예능프로그램에서 드론을 이용하여 노을 지는 한강을 촬영하는 모습을 멋진 취미의 하나로 소개되는 것이 화제가 될 정도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드론'이 낯설거나 생소한 물건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취미용'으로 대형마트나 인터넷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다만 구입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드론을 실제로 활용하는 데에는 기존의 여러 법률(항공법 등) 규정의 적용을 받을 수밖에 없어, 취미생

    일상의 착각들

    일상의 착각들

    '보이지 않는 고릴라'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책을 쓴 차브리스와 사이먼스는 동시에 두 가지 일을 따로 집중해서 할 때만큼 잘할 수 있다는 '주의력 착각', 스스로 정확하다고 확신할 때조차 또렷이 남아 있는 부분마저 왜곡하여 기억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기억력 착각', 스스로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거나 자신감을 다른 사람의 능력이나 기억력을 판단할 수 있는 유용한 신호라고 생각하는 '자신감 착각', 실제로 아는 것보다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 '지식착각', 잇달아 일어난 두 가지 일을 원인과 결과로 오해하는 '원인 착각', 방법을 알기만 한다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이 아직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잠재력 착각' 등 6가지의 착각이 우리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일상생활에서뿐만 아니

    같은 말 '같게' 해석하기

    같은 말 '같게' 해석하기

    미국에서 1969년에 처음 출간되었다가 1970년대에 절판된 '경영의 모험(Business Adventures)'이란 책이 2014년에 다시 발간되어 화제다. 빌 게이츠가 자신의 홈페이지와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책 내용을 소개하고, '내가 읽은 최고의 경영서'라고 추천한데다가, 빌 게이츠에게 '경영의 모험'을 빌려준 사람이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억만장자의 바이블'이라는 별칭을 얻었기 때문이다. 저자 존 브록스는 의회 청문회 보고서를 바탕으로 1950년대 전기 산업 분야에서의 가격담합행위에 관하여 분석하면서, '가격담합행위'가 '같은 말을 다르게 해석'하는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생긴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브록스는

    몰입의 즐거움

    몰입의 즐거움

    완연한 봄이 되니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시작되었다. 야구는 규칙 개정을 가장 꺼리는 스포츠라는데, 올해는 ①투수 교체는 2분30초 내에 완료하고, ②타자의 두 발이 타석에서 벗어나면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의 '스피드업' 규정이 강화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야구경기를 보다보면 어떤 선수는 장갑을 고쳐 끼고, 헬멧을 벗었다가 다시 쓰고서야 타석에 들어선 후에도, 방망이로 홈플레이트 근처에 선을 긋고 스윙을 두 번 한 후에야 타격자세를 취한다. 그러곤 투수가 공 하나를 던질 때마다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처음에는 '신중한 타자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왠지 경기의 흐름을 끊고 선수와 팬들이 경기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는 동작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사실 시간을 재보면 불과 8초 내외에 불과한데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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