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토요일 아침부터 일찍 눈이 떠졌다. 일주일 전 텃밭에 심은 고추, 토마토, 상추, 오이, 호박이 잘 살았을까, 얼마나 자랐을까 하는 궁금한 마음에 옷만 챙겨 입고 곧장 청계산 자락으로 갔다. 이 텃밭은 작년에 우연히 그곳에서 농사를 지으시는 동네 할아버지를 알게 되어 구했었다.
잔뜩 기대를 하고 밭에 도착했는데, 모종은 거의 심은 상태 그대로였다. 아마도 '사름'을 하느라 성장은 못했나 보다. 우선은 흙이 말라 있는 것 같아 충분히 물을 주었다. 그런 다음 딱딱해져 있는 흙을 모종삽으로 부드럽게 부수면서 북돋아 주었다. 30여분이 지났을까, 땀이 눈에 들어갈 정도로 줄줄 흘러내렸다. 알레르기로 충혈이 된 눈이 다 깨끗해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상쾌했다.
해거름에 다시 텃밭을 찾았다. 감기 기운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