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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정근 변호사 김앤장법률사무소

    황정근

    김·장 법률사무소 해군법무관 (1986-1989)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 (1989-1991)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 (1991-1993)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판사 (1993-1996)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판사 (1996)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1996-1998) 서울고등법원 판사 (1998-2000)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부장판사 (2000-2002) 대법원 재판연구관(부장판사) (2002-2004) 법률신문 편집위원·논설위원 (2003-현재) 김·장 법률사무소 (2004-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행정심판위원 (2006-현재) 저서/활동 인신구속과 인권 (법영사, 1999) 선거부정방지법 (법영사, 2001) 정의의 수레바퀴는 잠들지 않는다 (예옥, 2013)

    황정근 변호사의 오피니언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내 정치 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 어느 정치인의 원내대표직 사퇴의 변 치고는 놀랍다. 그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그저 왕조국가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싶지는 않았을 게다. 대한민국의 헌정체제는 자유주의와 민주의의와 공화주의의 결합체다. 사실 민주공화국, 특히 그 중 공화가 무슨 말인지는 법학도가 된 지 35년이 넘도록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공화라는 말은 제3공화국의 민주공화당에 쓰인 이후 요즘은 시대에 뒤떨어진 정치용어가 되었다. 미국에서는 아직도 민주당·공화당이란 말을 쓰고 있으니 그 끈기가 놀랍다. 공화의 공(共) 자는 두 사람이 손을 합쳐 무언가를 함께 하는 것을 의미한다. 로마 공화정은 두 명의 콘술(통령

    헌법재판을 받을 권리

    헌법재판을 받을 권리

    단독판사 시절, '수산자원보호령위반' 사건이었다. 피고인이 신청하지도 않았는데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했다가 헌법재판소에서 9 대 0으로 합헌결정이 나는 바람에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93헌가15).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재판관이 단 한 분도 없었다는 충격 때문인지 그 이후로 판사 생활 동안 위헌제청을 한 기억이 없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16년 후에 위 결정은 6 대 3 위헌 결정으로 폐기되었다(2009헌바2). 이렇게 위헌 여부는 그 예측이 참으로 어렵고 변화무쌍하다. 행정입법에 대한 수정요청권을 규정한 국회법 개정안도 위헌인지 사실 애매하다. 변호사가 되어서는 이 궁리 저 궁리 하다가 마지막 수단으로 또는 클라이언트의 희망사항을 수용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게 된다. 그런데 고백하건대 변호사생활

    탄원서와 진정서와 투서

    탄원서와 진정서와 투서

    어떤 형사 사건에서 수사 단서는 1장짜리 익명 투서였다. 검사의 증거목록상 순번 1이다. 내용은 공소사실과 거의 같다. 변호인으로서는 부동의했고, 증거로 채택되지 않았다. 재판부의 심증 형성에 영향을 주는 그 투서가 법정에 현출되는 것은 막아야 했다. 그런데 검사가 피고인신문을 할 때, "이러이러한 내용의 투서가 제출되었는데, 그 내용이 사실인가?"라고 신문하는 것이 아닌가? 투서를 한 줄 한 줄 인용하면서 신문을 하기에 이의를 제기하였으나, 그 투서의 내용이 궁금했던지 재판장은 그대로 진행하게 하였다. 재판부가 유죄 심증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상황이 전개 되고야 말았다. 피고인의 상대방은 검사만이 아니다. 유죄가 선고되고 중한 형이 내려지기를 바라는 진정한 상대방은 따로 있다. 피해자, 고소인, 고

    실제 생년월일 찾아주기

    실제 생년월일 찾아주기

    지금 법원에 있는 사법연수원 제15기 동기생들이 법원장을 나가는 순서를 보니 가족관계등록부상 나이 순이라고 한다. 1984년 사법연수원에 들어갔을 때 학번도 나이 순이었다. 같은 반 내 뒷자리에 동향 출신이 앉아 있었다. 당연히 후배로 생각하고 바로 말을 놓았는데, 아뿔싸 알고 보니 나보다 선배였다. 이장이 동네 아이들 출생신고를 함께 모아서 하는 바람에 출생신고가 2년이나 늦게 되어 그렇다는 것이다. 어떤 친구는 태어날 무렵 형이 죽었는데, 부친이 머리를 써서 형의 사망신고와 그 친구의 출생신고를 동시에 생략하는 방법으로 호적 유용(流用)을 하여 그 친구는 그냥 형으로 살아왔다. 그는 정년이 실제 나이보다 빨리 다가오자 몇 년 치 연봉이 아까워 법원에 가서 출생연월일 정정 허가를 받았다. 요즘 우리나

    당연히 해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것

    당연히 해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것

    배임죄의 '임무에 위배'라는 말은 필자가 배운 법률 중에서 여전히 가장 어렵다. 헌법재판소는 최근 부실대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저축은행 회장들이 제기한 헌법소원사건에서 이것이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다. 부산저축은행 임직원의 부실대출 사건에서 대법원은 이렇게 판시하였다.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면 배임죄가 성립한다."(2009도14464). 동어반복이고 너무나 추상적이다. 행위규범 내지 재판규범으로 쓸 만한 명확한 기준은 사실 없는 것이나 진배없다. 특히 회사 임직원의 업무 수행 행위가 어느 정도 수준이면 배임죄로 처벌될 것인지 애매모호하다. 배임죄 재판은 그래서 어렵고 무죄율도 높다. 2009년 7월 1일

    법치와 반(反)부패

    1949년생의 무로타니 가츠미. 1980년대 지지통신 서울 특파원을 지낸 대표적인 혐한(嫌韓) 일본인이다. '오한론', '매한론'의 저자다. 그가 지난해 7월 26일 '한국선침몰고(韓國船沈沒考)'라고 부제를 단 문고판 'THIS IS KOREA'를 냈다. 세월호 참사 100여일 만에 그 직접적 원인과 사회문화적 배경 및 원인(遠因)을 분석했다. 야유조의 한국 비판은 정말 신랄하다. 우리의 약점을 후벼 파듯이 하여 아프다. 그러나 혐한파가 어떤 시각으로 한국을 바라보는지를 그들의 눈을 통해 본다는 것은 싫지만 해야만 될 일이다. 우리가 받아들일 것은 겸허히 수용하고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 외부 비판을 경청하고 발전의 자양분으로 삼는 것도 지혜다. 우리의 문제점이 드러나야 해법이 나오는 법이다. 변독위약

    고향투표제

    국회의원 선거구는 '인구·행정구역·지세·교통 기타 조건'을 고려하여 획정한다(공직선거법 제25조1항). 여기서 '인구'란 주민등록인구를 말한다(4조). 대법원은 작년 9월 사상 최초로 가족관계등록인구를 발표했다. 전남의 주민등록인구는 190만 2350명이지만 가족관계등록인구는 485만 59명이다. 경북은 270만 3929명 대 626만 6724명이다. 서울은 1012만명 대 978만명, 경기는 1233만명 대 586만명이다. 주민등록인구 편차 2:1 기준을 제시한 작년 10월 30일자 헌법재판소 결정이 대법원이 발표한 등록기준지인구를 감안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가족관계등록인구는 적어도 '기타 조건'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2:1 기준을 관철하면 3명을 뽑는 자치구가 있는 반면에, 광대한 면적의 6개

    법률서비스산업 진흥법

    국민소득 4만 달러 도약에 성공한 선진국은 서비스업 비중이 70%를 넘는다. 서비스산업이야말로 일자리 창출의 핵심 분야다. 정부는 '고용률 70% 달성'에 명운을 걸고 있다. 일자리는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에서 승부가 난다. 5대 제조업체의 경우 매출 10억원에 고용은 1.08명에 불과하지만, 5대 병원의 경우 무려 6.8명이다. 의료시장을 발전시키고 선진화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병원과 마찬가지로 법률사무소의 경우도 매출 10억원에 5명 이상의 강력한 고용유발 효과가 있다. 금융·법률·회계·컨설팅·자문업이 발달한 영국에서는 200만명 이상이 이들 서비스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변호사는 상인이 아니다(대법원 2006마334 결정). 그러나 법률서비스산업은 서비스 활동을 통해 경제적·사회적 부가가치를

    제왕적 대통령

    얼마 전에 벤 브래들리 전 워싱턴 포스트(WP) 편집인이 9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다. 그는 휘하의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 기자가 1972년 워터게이트 사건의 특종을 할 때 편집국장이었다. 그는 WP를 세계적 권위지로 성장시킨 걸출한 언론인이었다. 이들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비밀공작팀이 워터게이트호텔의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를 도청하려다 발각된 워터게이트 사건을 파헤쳤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임기 중에 낙마한 닉슨은 대통령의 권한을 극한까지 추구한 '황제대통령(Imperial President)'으로 불린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도 또 하나의 제왕적 대통령이었으되, 워싱턴, 링컨과 더불어 '위대한(great) 대통령'으로 분류된다는 점이 닉슨과는 다르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의회를

    법조문 하나 잘못 고치면

    법정에 들어가기 전에 늘 '오늘의 재판안내'를 훑어본다. 번지수가 틀리지는 않았는지, 내 사건에 얼마의 변론시간이 배정되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2012년 어느 날, 형사합의재판을 받으러 갔는데, 죄명이 온통 도로교통법위반이다. 법정을 잘못 찾아왔나 다시 확인해보니 도로교통법이 개정돼 그렇단다. 내 순서를 기다리며 음주운전 재판을 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재판부를 지켜보았다.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다고 국회의원들이 나섰다. 2011년 12월 9일 시행된 개정 도로교통법상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 3회 이상 음주운전 및 측정거부의 경우 징역형에 하한 1년을 두었다. 취지는 좋은데, 그렇게 개정하면 법원조직법상 합의부 관할이 되는 것을 간과했다. 법관 셋이 재판할 거리도 아닌 도로교통법 사건이 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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