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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촌철살인(寸鐵殺人)

    촌철살인(寸鐵殺人)

    전에 즐겨 보던 외화 시리즈가 있다. 영국 첩보원 제임스 본드가 등장하는 '007 시리즈'다. 1962년 개봉 후 2012년 50주년을 맞아 23번째 작품을 발표한 영화 사상 최장 시리즈라고 한다. 비슷한 설정과 스토리, 뻔한 결말 등으로 무슨 매력이 있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 필자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제임스 본드가 던지는 유머와 위트 넘치는 대사 때문이다. 적에게 쫓겨 생사의 고비를 아슬아슬하게 넘기고도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무뚝뚝하게 짧게 내던지는 대사가 관객의 웃음을 자아낸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대화나 연설도 그런 관점에서 필자가 가장 닮고 싶은 모습이다.    법조인은 판사, 검사, 변호사 등 어느 직역을 막론하고 늘 말과 글로써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한

    최형표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코로나19와 일자리 위기

    코로나19와 일자리 위기

    코로나19가 우리 일상을 변화시키는 것에 나아가 이제는 우리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1차 타격을 받은 여행업과 관광업 등이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되었으며 항공업계 등으로 계속 확대될 예정이다. 이처럼 코로나19는 일부 언택트(Untact) 업종을 제외한 거의 모든 산업군에 그 여파를 미치거나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보도를 보면, 코로나19로 법률시장 역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한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사태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그 이후 전개될 수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급격한 경기침체에 대처하기 위하여 경제주체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팬데믹(Pandemic, 감염병 세계적 유행)이 선언된 최악의 재난 상황에서는

    이재훈 변호사 (법무법인 인터렉스)
    진정한 자기 피알(PR)

    진정한 자기 피알(PR)

    최근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음란물 관련 사건을 보며 문득 십 수년 전 초임검사 시절 음란사이트 운영자가 구속되었던 사건이 떠올랐다. 구체적인 사건 내용까지는 잘 기억나지 않으나 당시 변호인의 변론 중에 "피고인은 미성년자가 음란물에 접근해서는 아니 된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사이트 보안을 철저히 하여 공익에 기여하였다"는 언급이 있었는데, 이 때 방청석에서 허탈한 웃음소리가 났던 것은 기억난다.   아무리 생각해도 피고인이 '공익에 기여' 한 것 같지는 않은데, 구속되어 다급한 마음에 무리하게 주장하다가 방청석에서까지 웃는구나 여겼다. 나중에 선배 검사로부터 "아마 수임료를 받은 변호인 입장에서는 피고인의 주장이 터무니없더라도 차마 거스를 수 없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변호

    이성식 부장검사 (수원지검 성남지청)
    진실에 다가서기

    진실에 다가서기

    "사건의 진상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피고인 본인이다. 그 다음은 검사이고, 다음은 변호사이고, 끝으로 판사이다. 그런데 재판에서 판결은 판사가 내리고 판결의 효과를 적용받는 사람은 피고인이다."   법조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판사의 신중한 판단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흔히 인용하는 말이다. 판사로서의 경력이 더해 갈수록 예전에는 가벼운 이야기로 흘려들었던 이 말이 점점 더 무겁게 다가온다.   '나의 판단이 과연 진실에 부합할까? 틀렸을 가능성은?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형사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지금, 판결을 선고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러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는 사건이 적지 않다. 혹시 무심코 지나친 단서가 있을까 하여 기록을 읽고 또 읽고,

    김규동 고법판사(서울고법)
    부동산등기의 공신력과 전자등기

    부동산등기의 공신력과 전자등기

    부동산을 매매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등기부다. 부동산거래에서 등기에 대한 신뢰는 거의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이유로 등기부를 믿고 거래했다가 낭패를 봤다는 사례가 방송에 나오기라도 하면 일반인들은 화들짝 놀란다. 법원에서 발급한 등기부상 소유자임을 내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는데 어떻게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공인중개사가 분명 잔금일에 온 사람이 집주인 부인이라고 했는데 왜 문제가 발생한 것인지 비법률가들로서는 말도 안되는 상황인 것이다. 부동산등기의 공신력이 지속적으로 논의가 되는 이유이다.   부동산등기에 대한 신뢰는 수십년간 지속적으로 구축해온 등기전산화사업이 그 토대가 되었다. 모든 행정을 전산화하고 인터넷을 통한 정보혁명시대에 발맞춰온 노력의

    백경미 법무사 (로앤법무사)
    코로나 사태와 근무방식의 변화

    코로나 사태와 근무방식의 변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국내외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코로나 사태는 경제성장률을 급격히 저하시키는 등 경제 전반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일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우리의 일하는 방식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데, 특히 상당수 기업이 이미 재택근무를 비롯한 원격근무제를 전면적 또는 부분적으로 채택하거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얼마 전 필자의 사무실에서도 코로나 감염 우려에 따라 부분적 재택근무 실시에 대해 논의를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다양한 견해들이 제기되었다. 일부 고객의 경우에는 재택근무를 검토하면서 근무방식의 변화에 따른 인사관리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하고 대처방안에

    이재훈 변호사 (법무법인 인터렉스)
    어려울 때의 단상

    어려울 때의 단상

    아이 것까지 포함하여 마스크를 4개나 구했다! 정해진 요일에 맞추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약국에 갔다가 나오는데 그렇게 기분이 좋았다. 마스크 몇 개 못 구해서 마음 졸이고, 샀다고 이렇게 행복하다는 사실 자체가 웃음도 나고 서글프기도 하여 요즘 말로 ‘웃픈’ 심정이 되었다.   신종 코로나로 검찰 업무에도 변화가 생겼다. 검찰청 출입 때 발열체크는 기본이고, 불가피한 일이 아니면 피의자든 참고인이든 출석 요청을 자제한다. 피의자 대면조사 없이 구속 사건을 처리했던 기억이 없는데 지금은 예외다. 마스크 매점매석과 판매 사기 등을 처벌하는 수사팀도 만들었다. 오래 전 태풍 매미가 전국을 휩쓸었을 때 피해 입은 농민 등에 대해 적절히 선처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때와는 업무 긴장도나 분위기가 차원이

    이성식 부장(수원지검 성남지청)
    코로나 사태의 극복을 염원하며

    코로나 사태의 극복을 염원하며

    코로나19 감염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국민의 불안감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방역을 위한 정부와 민간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첫 환자 발생 이후 45일 만에 누적 확진자가 6000명을 넘어섰고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그런 가운데 감염자의 잇단 사망 소식은 국민들을 점점 더 불안에 빠뜨리고 있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시민들은 마스크 뒤에 숨어 서로에게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불안에 휩싸인 시민들은 단 몇 장의 마스크라도 더 구하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최근의 상황은 법원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법원은 하루에도 수많은 법관과 직원, 소송관계인과 민원인들이 드나드는 곳이다. 그만큼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

    김규동 고법판사 (서울고등법원)
    이사가는 날

    이사가는 날

    생각나지도 않는 요란한 꿈을 꾸다가 ‘아차’하면서 번쩍 눈을 떴다. 다행히 아직 이른 시간이다. 몸은 무겁지만 마음이 몸을 일으킨다. 어제 자기 직전 했던 점검에 부족함이 없는지 다시 살펴본다.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짐을 싸기 시작하자 공인중개사사무실로 향한다. 관리비, 예치금 등등 정산을 다했는데도 새로운 임차인이 연락이 없다. 공인중개사가 전화를 걸어 빨리 오라고 재촉을 해서야 겨우 도착했다. 전 집에서 집주인이 보증금을 늦게 줘서 이삿짐 출발이 늦어졌다고 한다.    이사할 곳의 공인중개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매도인이 벌써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으니 빨리 와서 잔금부터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공인중개사사무실에 도착하니 매도인, 대출받은 은행의 지정법무사, 소유권이전등기

    백경미 법무사 (로앤법무사)
    AI시대의 변호사

    AI시대의 변호사

    AI(Artificial Intelligence) 시대의 도래로 전통적인 일자리가 잠식되고 사회 전반에 걸쳐 AI시대에 적합한 인재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구직자와 구인자 모두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하여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할지,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하거나 어떤 역량을 갖춘 인재를 발굴해야 하는지 많은 고민을 한다. 최근 법인을 설립한 필자와 동료 변호사 역시 채용과 관련하여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어떻게 선발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하였다.   변호사 직무의 특성상 변호사 개개인의 능력과 역량이 중요 요소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최근 대내외적인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대규모 인력이 함께 근무하는 대형 조직이 등장함에 따라 조직내 협업이 중요시되자 시너지 창출을 위

    이재훈 변호사 (법무법인 인터렉스)
    남에 대한 기준, 나에 대한 기준

    남에 대한 기준, 나에 대한 기준

    어떤 대학생이 학교 전산실에서 숙제를 마치고 나오던 중 컴퓨터에 꽂혀 있던 USB를 발견하였다. USB를 열어 보았더니 문서 파일 하나 없는 빈 USB이다. '누가 잃어버리고 갔나 보다. 마침 필요했는데 잘 됐다.' USB를 뽑아 간 지 며칠 뒤 전산실 문 유리창에 '잃어버린 USB를 찾는다'는 공고가 붙은 것을 보고 뉘우친 그 학생은, 공고에 적힌 전화로 연락하여 같은 대학 학생이던 주인을 만나 USB를 돌려주었다. 그 때는 주인이 자기를 절도로 고소할 줄은 몰랐겠지. 경찰은 그 사건을 절도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고소인은 검찰청에서 이 사건으로 딱히 피해 입은 것은 없으나 USB를 가져간 것은 나쁜 행동이므로 다시는 이런 행동 못하도록 엄벌을 원한단다. 기껏 찾아주었더니 절도로 고

    이성식 과장 (법무연수원 법무교육과)
    법원도서관의 새로운 시작

    법원도서관의 새로운 시작

    정보화 시대에 도서관의 위기를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오늘날 도서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은 여전히 뜨겁다. 주말에 어디든 주변의 가까운 공공도서관에 한번 가 본다면 열람실을 가득 채운 사람들이 저마다 독서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동네 어린이 공공도서관은 도서관을 놀이터 삼아 책과 함께 놀고 있는 아이들과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아빠, 엄마들로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처음 법원도서관에 부임하였을 때 열람실 모습이 여느 공공도서관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사서 직원 몇 명만이 텅 빈 열람실을 지키고 있을 때가 많았다. 1989년 개관한 법원도서관은 지난 30년 간 사법부 구성원을 위한 재판사무 지원 위주의 서비스를 해 왔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려웠던 탓

    김규동 판사 (법원도서관 조사심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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