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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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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도된 수요와 대법관 증원

    유도된 수요와 대법관 증원

    내년 사법부 예산이 천억 원 증액된다면 어디에 써야 할까. 무엇이 시급한가. 그래 봐야 2조 원 조금 넘는 예산의 5% 정도 증가에 불과하지만. 재판에는 물적 시설보다는 인적 자원이 중요하다. 그러니 법관을 증원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어떤 법관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것이다. 혹자는 대법관, 어떤 이는 하급심법관. 1년에 4천 건 넘는 상고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대법관이 눈에 밟힌 분들은 대법관 증원, 고법 상고심사부 등 상고 사건처리에 초점을 맞추어 개선안을 제시할 것이다. 정원은 3천 명이 넘지만, 해외연수, 육아휴직, 외부 파견, 법원행정처 근무 등을 빼면 가동 법관은 이에 한참 못 미쳐 늘 사건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대는 법관이 안쓰러운 분들은 하급심법관 증원을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1984

    1984

    계급 없는 평등한 농민으로 구성된 캄보디아 민족의 유토피아를 꿈꾸었던 크메르 루즈의 지도부는 프랑스 유학파 출신의 지식인들이었다. 최고 지도자인 폴 포트는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왕비였던 사촌의 후원에 힘입어 유학길에 오를 수 있었고, 크메르 루즈 정권의 복지부 장관을 지낸 이엥 시릿(Ieng Thirith)은 소르본 대학에서 셰익스피어 전공으로 캄보디아 최초의 영문학 학위를 받은 대학 교수였다.   최고의 지식인 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 그들이 크메르 루즈를 결성한 후 수백 만 명의 동족을 학살하는 비극에까지 이르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1950년대에 프랑스에서 유학하면서 현지 공산당에 가입한 것이 그 사상 형성의 계기가 되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당시 국민들이 크메르 루즈를 지지한 주된

    백강진 재판관 (크메르루즈 특별재판소(ECCC))
    '정당방위'에 대하여

    '정당방위'에 대하여

    지난 5월 "성폭력을 피하기 위해 가해자의 혀를 깨물었다가 중상해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70세 여성이 56년 만에 정당방위 인정을 위한 재심을 청구하였다"는 내용의 기사를 인터넷 법률신문을 통해 보면서 정당방위의 요건과 범위에 대해 새삼 다시 돌아봤다.    법률가로서 '정당방위' 문제를 다시 고민하게 된 계기는 '2014년 3월 새벽 3시께 도둑(피해자)이 주택에 침입했다가 귀가하던 20대 아들(가해자, 피고인)로부터 상당시간 구타를 당하여 의식을 잃고 뇌사에 빠진 사건(일명 도둑뇌사 사건)'이었다(춘천지법 원주지원 2014. 8. 13. 선고 2014고단444판결). 법원은 "피고인이 이와 같이 절도범인 피해자를 제압하기 위하여 피해자를 폭행하였다고 하

    조정욱 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죽은 피고인에게도 무죄선고를

    죽은 피고인에게도 무죄선고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직후에 갑자기 사망한 것은 큰 충격이었다. 그런데 사망소식이 알려지자마자 경찰에서 '공소권없음' 처분을 한다는 섣부른 소식까지 이어졌다. 사망으로 인해 피의자를 수사할 수가 없으니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더 이상의 논의가 불필요하다는 주장과 함께 비겁하게 사망으로 책임을 모면하고 피해자에게 또 다른 아픔을 주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의하면 박 전 시장이 고소를 당한 범죄에 대해서는 거의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정말 죽을 만큼 억울한 경우도 얼마든지 있지 않을까.   무고죄를 변론하였던 사건이 있었다. 피고인은 아내와 금은방을 운영하던 중에 사기를 당하였다고 고소하여 검찰에서 피해자로 조사를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국민 곁에 있는 법조인

    국민 곁에 있는 법조인

    '국민'이라는 외침의 홍수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 입법, 사법, 행정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활동 영역에 이르기까지 공통된 화두는 국민이다. 법조영역에서도 '국민 속으로 더 낮게, 국민과 함께',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 등의 표현은 일상이 된 지 오래되었고, 최근의 사법개혁, 검찰개혁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곁에 있는 법조인'이라는 표현을 쓰면 일반국민들이 얼른 수긍할 수 있을까라는 점에서 생활속 법조인의 자리매김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고민을 해본다. 법조인 개인 또는 기관들이 국민과 함께 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며, 그동안 제도와 각 절차속에 국민과 소통하는 많은 부분을 마련하였다는

    서정우 법무사 (대한법무사협회 전문위원)
    실체적 진실

    실체적 진실

    사람의 모든 기억을 고스란히 스캔할 수 있는 궁극의 기계가 발명되었다고 상상해 보자. 심리에 꼭 필요하다면 본인의 동의가 없더라도 뇌 스캔 영장을 받아 원고, 피고, 피의자, 피고인, 증인에게 이 기계를 사용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법조인은 주저 없이 안 된다고 답할 것이다.    피의자는 진술을 거부하지만 변호사의 상담일지에는 사건에 관해 피의자가 털어놓은 모든 내용이 정리되어 있다. 이 상담일지를 압수해서 증거로 쓸 수 있을까? 그렇게 못 하도록 법은 변호사의 압수거부권과 증언거부권을 명시하고 있다.    원고가 아파트 매매대금으로 10억원을 청구하고 피고도 다투지 않지만 실제 매매대금은 12억원이라는 확신이 들 경우, 판사가 피고에게 12억 원

    한애라 교수 (성균관대 로스쿨)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일상 속에서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일까? '요즘'이라는 시간적 요소를 대입하면 가장 힘든 일 가운데 하나는 뉴스를 보는 것이다. 텔레비전의 채널을 돌리지 않고 뉴스를 끝까지 보거나, 신문의 제목을 넘어 기사 본문의 활자들을 끝까지 읽어 가는 것은 인내를 수반하는 고통스런 작업이기도 하다.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고 즐겁고 평화롭게 해주며, 세상과 사람에 대한 신뢰를 주며, 열심히 노력하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을 주는 뉴스를 보았다는 기억은 사라지고, 그 반대의 짜증나며 화가 나고 불신만을 가득하게 하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게 하는 뉴스를 본 기억밖에 나지 않는 것 같다.    사람은 나이 들수록 넓이와 깊이와 여유가 더 해 진다는데, 오히려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국민청원

    국민청원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창에 걸려있는 문구이다. 청와대와의 직접 소통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하루에도 수십, 수백개의 청원이 올라오고 20만개 이상의 지지를 받은 청원은 담당자들이 직접 답변해주고 있다. 개방을 지향하는 청와대의 방침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입법과 정책수립·집행을 직접 담당하는 국회나 행정 각부보다 청와대에 직보를 해야 통한다고 생각하는 권력중심적 사고에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근래 들어 재판이나 법관에 관련된 국민청원이 자주 등장하고, 그 내용이 언론을 통해 증폭되면서 적잖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엄연히 삼권분립을 기본으로 하는 민주국가에서 그 누구도 청와대가 사법부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할 터이고,

    홍기태 원장(사법정책연구원)
    '조직을 사랑한다'

    '조직을 사랑한다'

    자신이 몸담은 조직에 대한 사랑은 조직 구성원으로서 기본이다. 조직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자신에게는 물론 그 조직에도 해롭다. 조직에 대한 사랑과 충성도 면에서 남다른 몇몇 사조직이 거론되지만, 검찰도 그에 못지않다. 한번 검찰은 영원한 검찰로 남는다. 검사 출신 국회의원을 보면 과장은 아닌 듯하다. 현 검찰총장이 평검사 시절 국정감사장에서 던진 "조직을 대단히 사랑한다.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는 말은 어록으로 회자하고 있다. 권력자에 줄 서고 사람에 충성하는 검사가 아니라, 원칙을 지키는 검사, 승진 따위에 연연해하지 않는 검사, 상사의 위법한 지휘·감독은 따를 필요가 없다는 소신을 지킨 검사 등등 그의 강단 있는 언행은 국민적 칭송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죽어야 사는 것처럼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Call Me by Your Name

    Call Me by Your Name

    다양한 국적을 가진 재판소 동료들과 각자의 모국어를 주제로 자주 대화를 한다. 그 중 몇몇은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고 필자를 상대로 자신의 실력을 시험해 보기도 한다. 언젠가 호주 인턴 한 사람이 차를 타고 같이 이동하면서 인터넷을 통해 배운 것이 분명한 한국어로 필자와 대화를 시도하였는데 때마침 동승한 한국인 인턴이 기겁하면서 이를 말렸던 적이 있다. 그가 필자에게 구사한 한국어는 모두 친한 친구에게나 사용하는 반말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어를 배워 보겠다는 외국인에게 선뜻 이를 권유하지 못하는 이유는 존대법 때문이다. 다른 언어에도 있는 존대 표현 자체야 배울 수는 있겠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어떠한 맥락에서 사용하여야 하는가에 대해서 제대로 알기란 우리나라 사람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백강진 재판관 (크메르루즈 특별재판소(ECCC))
    불법행위와 소멸시효

    불법행위와 소멸시효

    불법행위 피해자는 가해자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 지나면 시효로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한다(민법 제766조 1항). 그런데 이러한 소멸시효 규정을 아는 사람은 법률가를 제외하고 얼마나 될까? 법원이나 정부가 공익광고 등을 통해 피해자가 시효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노력을 보지 못했다.    소멸시효의 취지에 대해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할 경우 증거를 잃어버리거나 확보하지 못하여 입증이 곤란하게 될 수 있다는 점(법적 안정성),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할 필요가 없다"는 법언 등을 들기도 한다.    그러나 '3년'이란 기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흐른다. 2013년께 민법개

    조정욱 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로스쿨의 교육기간

    로스쿨의 교육기간

    코로나 사태로 1학기 대부분을 온라인강의로 하면서 강의내용을 모두 맞추기가 무척 어려웠다. 온라인강의는 대면강의 1시간당 25분씩만 하면 된다는 지침에 따르다보니 진도가 제대로 나가지 않았다. 50분 강의시간에 절반은 출석점검과 잔소리 등으로 허비함을 고려한 지침이라고 하니 참 얄궂다. 당장 학생들은 시험 분량이 적으니 좋겠지만 배우지 못한 나머지 부분은 어떻게 하나. 앞으로 온라인·야간 로스쿨 설치 움직임에도 어떤 명분이 되지는 않을까 벌써 걱정이다.    로스쿨의 교육기간이 3년인 것은 로스쿨을 먼저 시작한 다른 나라의 경우를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소위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와 함께 항상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학생들은 로스쿨에 입학하여 3년 내내 변호사시험 공부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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