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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서초포럼 리스트

    교수의 길어진 방학

    교수의 길어진 방학

    교수는 방학이 있어서 참 좋겠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요즘 방학인데 뭐하고 지내냐"고 하면 딱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나름 할 일이 있더라"며 얼버무리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강의가 있는 학기 중이 사실 더 좋다. 방학이 되면 논문을 쓰고 책을 개정하는 작업을 해야 하므로 훨씬 부담이 된다. 학기 중에는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지도하면 되고, 학생들을 계속 만나게 되니 활력이 넘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6년 근무하고 1년간 갖게 되는 연구년에도 그냥 강의를 맡았었는데, 지금은 좀 후회가 되기도 한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지난 학기에 준비하였던 논문을 마무리하여 연초에 게재하였고, 지난해 형사소송법 분야의 중요 판례도 검토하여 논문형식으로 작성 중에 있으며 교과서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공익소송 수행기 : 영화관람 소송

    공익소송 수행기 : 영화관람 소송

    ‘기생충’이 비영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자막의 장벽, 그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더 많은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우리는 영화라는 하나의 언어만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 1인치의 장벽때문에 청각장애인은 한국영화 기생충을 관람할 수 없다.   얼마 전 장애인단체가 “장애인도 기생충을 관람하게 해 달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그동안 우리 영화관은 베리어프리 이벤트에서만 제한적으로 자막상영을 해왔다. 비장애인에게 방해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2011년 영화 ‘도가니’가 한참 인기를 끌 때 장애인단체는 내게 소송을 하자고 했다. 청각장애학교와 시설을 다룬 영화지만 당시 도가니를 상영하던 640개 상영관 중 22곳에서만 자막

    임성택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체르노빌, 코로나, 민주주의

    체르노빌, 코로나, 민주주의

    1986년 4월 26일 새벽 1시 24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에 있는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원자력발전소의 제4호기 원자로가 폭발했다. 발전소 책임자들은 원자로 폭발의 증거를 애써 외면하고 사고를 단순 탱크 폭발로 치부하며 서로에게 사고의 책임을 미뤘다. 직원과 소방관들은 제대로 된 방사능 방호복도 없이 사고 수습에 투입되었고, 그들 중 수십 명이 방사능 피폭으로 3개월 이내에 사망했다.    사고 당일 저녁 2차 폭발이 발생하면서 더 이상 원자로 폭발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으나 지휘권을 넘겨받은 소련 정부는 여전히 이를 숨겼다. 발전소 인근 주민들은 아무런 경고도 받지 못한 채 일상생활을 영위했다. 사고로부터 36시간이 지나서야 인근 주민의 소개가 시작되었다. 버스에 태워진 주민들

    한애라 교수 (성균관대 로스쿨)
    ‘기생충(Parasite)’

    ‘기생충(Parasite)’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2월 10일 거행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다. 한국 영화의 저력을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정말 기뻐하고 축하할 일이다. ‘천만 영화’의 기록을 찍을 때 나도 1인분 몫을 했으니 아카데미 수상에 기여한 것이라는 자찬(自讚)에 빠지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면 아카데미 상을 휩쓸었다는 ‘기생충’이라는 영화에 대해 말 한 마디 못하고 사람들의 수다를 조용히 듣고 있을 뻔 했다는 생각에 안도를 하게 되기도 한다.    영화 ‘기생충’은 시상식 당일 트위터에서 160만 건이 언급되었고, 영화 속 '짜파구리'가 화제가 되어, 제조사인 농심은 11개 언어로 짜파구리 조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형벌감수성과 단기 자유형

    형벌감수성과 단기 자유형

    지난해 10월 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삼성그룹 내에서의 재범방지를 위한 실효적인 준법감시 강화의 필요성을 언급하자 삼성이 분주히 움직였다. 납기에 맞춰 하자 없는 제품을 납품하려고 총력을 기울이는 기업다웠다. 대법관 출신을 위원장으로 모셔 위상을 높인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하고 다양한 준법감시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그룹 계열사의 기업쇄신과 준법경영 강화를 다짐했다. 이렇게 재판부의 주문을 충실히 이행하면 실형선고의 이유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 것 같다. 재범방지대책을 잘 세우면 재범의 위험성이 낮아졌다고 평가되어 특별예방효과를 얻게 되고, 다른 재벌기업에게는 준법감시체제를 갖추라는 경고가 되니 일반예방효과도 달성할 수 있고 법정에서 반성과 속죄를 확인할 수 있다면 예방목적의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Wahrheit Macht Frei

    Wahrheit Macht Frei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지난달 23일 만장일치로 미얀마 정부에 대하여 로힝야족 제노사이드, 즉 집단학살 등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명령했다. 감비아는 2019년 11월 이슬람협력기구(OIC) 국가를 대표하여 미안먀를 제노사이드 협약위반으로 제소하였고, 미얀마는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까지 직접 변론에 나서 이를 극구 부인하였는데, 국제사법재판소는 임시 조치 요청을 우선 받아들인 것이다.    한편 지난달 27일은 소련군이 폴란드에 위치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해방한 지 75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얼마남지 않은 생존자들은 어쩌면 자신들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기념식에 참석하여 1백만 명이 죽어간 아우슈비츠의 진실이 왜곡되고 있는 정치 상황을 걱정하였다고 한다.

    백강진 재판관 (크메르루즈 특별재판소(ECCC))
    가압류 재판관련 유감(1)

    가압류 재판관련 유감(1)

    “제3채무자의 소재지를 가압류 할 물건이 있는 곳으로 볼 수 없습니다(서울○○지방법원은 제3채무자의 주소지를 관할법원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요즈음 종종 발령되고 있는 서울○○지방법원의 보정명령의 내용이다. 민사집행법 제278조에 의하면 가압류는 가압류 할 물건이 있는 곳을 관할하는 지방법원이나 본안의 관할법원이 관할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가압류 할 물건이 있는 곳을 관할하는 지방법원과 관련하여 가압류할 물건이 동산이나 부동산인 경우에는 그 동산이나 부동산이 있는 곳의 법원이 관할법원이 되고 채권인 경우에는 제3채무자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법원이 관할법원이 된다는 것이 오랫동안 법원실무제요의 설명이었다. 그런데 2014년 법원실무제요 개정에서 이 부분에 대하여 금전채권인 경우에는 채무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법원을 믿다

    법원을 믿다

    한국법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19 국민법의식 조사 연구' 보고서(법률신문 2020년 1월 30일자 기사 참고)에 의하면 “법관의 재판은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의견은 응답자의 41.4%에 불과하였다. 이는 다소 우려스러운 점이기는 하나, “법관은 양심에 따라 재판하고 있다”는 의견은 응답자의 56.4%, “법관은 재판을 통해 정의를 실현하고 있다”는 의견은 응답자의 58.5%,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재판하고 있다”는 의견은 응답자의 67.6%라는 점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 다수는 여전히 사법부를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무고한 처벌을 받는 경우가 존재한다”는 의견은 응답자의 58.6%, “법은 힘 있는 사람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의견은 응답자의 64.4%였다. 

    조정욱 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강의계획서

    강의계획서

    형사재판을 받게 되는 조국 교수가 이번 1학기 서울대 일반대학원에 개설한 ‘형사판례특수연구’란 강좌에 ‘절제의 형법학’과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이라는 교재를 올려놓은 강의계획서가 화제다. 언론은 ‘절제’라는 표현을 강조하면서 과거 교수와 민정수석으로 있을 때에는 전 정권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한 재판을 강조하다가 정작 자신이 피고인이 되자 갑자기 수사와 재판에서의 과도한 법적용을 비판하려는 의도라고 의심한다.    실제 강의가 진행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형사판례특수연구’라는 과목을 자신의 저서 2권으로 강의한다는 계획이 흥미롭다. ‘절제의 형법학’은 형법과 관련된 자신의 논문을 모은 책이고,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 역시 형사소송법 중에서 증거법 관련 자신의 논문을 모은 책으로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혐오표현은 무죄?

    혐오표현은 무죄?

    집단에 대한 모욕이나 명예훼손은 죄가 되지 않는다. 아나운서 모욕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강용석 의원은 아나운서가 장래 희망이라는 여학생들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 ○○여대 이상은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못하더라”라는 말을 했다. 무려 154명의 여성 아나운서가 고소를 했다. 원심은 여성 아나운서 전체를 지칭했지만 아나운서 개개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기에 충분한 경멸적 표현이라는 이유로 모욕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라고 판단했다. 모욕의 내용이 특정인에 대한 것이 아니고, 집단에 대한 비난은 개별구성원에 이르러서는 그 정도가 희석된다는 이유였다.   아나운서라는 작은 집단도 그러한데, 장애인·

    임성택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AI 판사?

    AI 판사?

    인터넷으로 법원 관련 뉴스를 찾아보면 “판사를 AI로 바꿔라!”는 댓글이 자주 보인다. 판사는 믿을 수 없으니 기계가 차라리 낫다는 말이다.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현 기술수준에서 AI가 판사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게 되려면 AI가 특정 주제가 아닌 모든 면에서 인간과 동일하거나 우월한 수준의 판단력을 가지는 강인공지능(strong AI) 수준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강인공지능은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고 근시일 내에 개발될 가능성도 희박하다. 강인공지능이 출현한다면 판사만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뒤집힐 것이다.    다만 지금의 기술로도 AI를 법원 판결의 보조도구로 활용할 수는 있다. 이를테면 판결문 데이터의 머신

    한애라 교수 (성균관대 로스쿨)
    법치에 근거한 수배제도 필요하다

    법치에 근거한 수배제도 필요하다

    최근 중요피의자에 대한 수사기관의 공개수배가 일부 시민들만 접근 가능한 장소에 벽보 형식으로 붙이는 과거 방식을 답습하고 있어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보도가 있었다. 실제로 정보화 시대에 걸맞지 않게 중요피의자 공개수배는 전단 형태로 작성되어 특정 장소에만 게시되고 있어 대다수 국민들은 수배전단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과거 TV에서 볼 수 있었던 공개수배는 오래 전의 일이고, 대중화된 SNS는 물론 경찰청의 홈페이지에도 수배대상자들에 대한 정보는 전혀 게시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배제도는 소재불명인 피의자에 대하여 수사기관 상호 간에 그 내용을 공유하고 피의자의 검거를 의뢰하는 제도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수배제도에 대하여 법률상 근거규정은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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