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지가 바뀌자 찾아온 깨달음
인터넷에 역지사지(易地思之)를 검색하니 셀 수 없이 많은 관련기사가 뜬다. 직장의 갑을관계에서, 젠더 갈등에서, 학교폭력에서, 다문화사회의 차별에서, 좌우의 이념대립에서, 마주달리는 노사관계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어다. 갈등과 오해, 혐오와 대립의 해결책으로 역지사지를 주문한 결과다. 지금 패스트트랙으로 빚어진 국회의 극한 대치상황을 풀려면 여야가 서로 역지사지해야 한다고 정치평론가들이 훈수를 던진다. 역지사지·자아성찰 TV예능프로그램도 생겼다. 대표와 직원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역지사지’와 ‘자아성찰’을 시도하려는 기획이라고 한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본 것이 아니라 처지가 달라지니 비로소 깨달음이 왔음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있다. 변호사로 개업하자 몸담았던 조직의 흠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