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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서초포럼 리스트

    여론의 덫, 여론조사의 함정

    여론의 덫, 여론조사의 함정

    느닷없이 형법의 '친족상도례' 폐지가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행한 최근 보고서도 폐지 여부를 논해야 할 때라는 주장을 펴면서, 한 언론사 설문조사의 결과를 인용했다. 이에 따르면 친족상도례 조항을 폐지하여야 한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 3만2458명 중 85%(2만7702명)다. 압도적 폐지 찬성 여론이다. 국회에 폐지법안이 발의되어 공론화될 것이라고 한다. 무슨 연유인가 봤더니, 유명 연예인이 소속사 대표인 형으로부터 출연료 등 100억 원 상당의 피해를 봤지만, 형이 동거 친족이나 가족이라면 친족상도례 규정 때문에 형이 면제되거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다는 보도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수억대의 사기나 횡령을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는다면 누구나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못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GoodFellas

    GoodFellas

    몇 년 전 열린 ECCC전심재판부 변론기일에서 UN측으로부터 선임된 국제변호인은 UN 로고와 캄보디아 측의 로고가 나란히 배치되어 있는 재판부 뒷 쪽의 법정 벽면 디자인에 자신이 관여한 바 있다는 취지로 변론을 시작하면서 국제법과 국내법의 조화, 국제 및 국내 재판관들 사이의 원만한 협력을 당부하였다. 국제형사재판계에서 오랜기간 많은 실무 경험을 쌓아 왔고, 저술이나 강의 등을 통해 상당한 영향력을 끼쳐 왔으며, 재판 과정을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는 그를 법정에서 대면하면서, 국제재판관 경력이 길지 않았던 필자는 기대와 부담을 함께 느꼈다.한편 사흘에 걸쳐 열린 변론 마지막 날 수석 검사는 자신이 곧 ECCC를 떠나게 되었다면서 작별 인사를 하였고, 변호인 역시 최종변론 말미에

    백강진 재판관 (크메르루즈 특별재판소(ECCC))
    공정의 경계

    공정의 경계

    우리나라 법률 중 '공정'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것을 찾아보니 생각보다 많은 법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예컨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규제법) 제6조(불공정 약관 조항),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불공정무역행위 조사 및 산업피해구제에 관한 법률,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 이 밖에도 법률 제목에는 없지만 개별 규정(예컨대 민법 제104조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공정' 또는 '불공정'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경우도 다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공정'도 개별 법령

    조정욱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죽음으로 내모는 형사사법제도

    죽음으로 내모는 형사사법제도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직원 성추행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되었다. 피고인은 선고내용에 충격을 받은 듯 눈물을 보이며 몸이 휘청거리기도 했고, 여성단체에서는 징역 7년 이상을 예상했다며 아쉬워했다. 2회나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다가 기각되고 계속해서 불구속 재판을 받는 동안 피고인이 혹시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법정구속이 되니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하여 성완종 전 국회의원, 노회찬 전 국회의원,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비롯하여 최근의 어느 대표변호사까지 수사를 받다가 죽음을 선택한 분들이 너무 많다. '윤미향 사건'과 '울산시장 선거개입사건' 등 중요 사건에서도 거의 어김없이 중요 참고인이나 피의자가 죽었고, 실체적 진실을 찾기는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법조직역 두 단체의 새 출발

    법조직역 두 단체의 새 출발

    법조직역 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와 대한법무사협회의 협회장 임기는 각각 2년, 3년으로 서로 다르다. 변호사협회장은 올해 1월 27일 선거를 거쳐 2월 22일 취임하고, 법무사협회장은 6월 1일 선거를 치르고 같은 달 29일 새로 취임하게 되었다. 국민의 법률생활과 밀접한 대표적 전문자격자인 변호사와 법무사는 "대한변호사협회는 언제나 국민 곁에 있습니다"(변호사협회) 또는 "국민을 위한 국민의 법무사로서 거듭나고자 한다"(법무사협회)는 협회 홈페이지의 게시글, 인사말처럼 한결같이 국민을 향하고 있다.여기서 '국민 곁에', '국민을 위한다'는 것은 특정 자격자가 독점적으로 국민의 법적 권리를 보호하고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대신 다양한 법률수요에 맞는 방법으로 자격자들의 역

    서정우 법무사(대한법무사협회 前 전문위원)
    상속법상 배우자의 지위

    상속법상 배우자의 지위

    민법상 배우자의 상속분은 공동상속인의 상속분에 5할을 가산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제1009조 제2항). 배우자의 상속분을 상속재산에 대한 일정 비율로 정하거나 다른 공동상속인과 동일한 비율로 정하지 않고 공동상속인의 상속분에 5할을 가산하는 방식으로 정하고 있는 것은 우리 배우자 상속제도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배우자 상속분의 가변성은 배우자를 보호하는데 취약하고, 특히 고령화시대에 고령 배우자에 대한 부양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다. 한편, 잠재적 지분의 청산이라는 관점에서 배우자 상속제도는 이혼 시 재산분할제도와도 비교된다. 이혼 시 혼인 생활 중에 형성한 재산에 대한 배우자의 지분을 50%로 인정하고 재산분할이 이루어지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속에 의하

    정소민 교수 (한양대 로스쿨)
    플랫폼(platform)

    플랫폼(platform)

    '플랫폼(platform)' 하면 떠 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역에서 기차를 타고 내리는 승강장일까? 아니면 '플랫폼 경제(platform business)', 곧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플랫폼일까? 과거는 전자였겠지만 현재는 후자일 것이다. 우리는 이미 일상 생활에서 수 많은 플랫폼을 인식하고 있다. 페이스북, 구글, 애플, 알리바바, 우버, 에어비앤비 등. 서초동의 지하철 역에 가 보면 '로톡이 추천하는…' 이라는 광고를 쉽게 볼 수 있는데, 로톡은 3900여 명의 변호사가 로톡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변호사 수의 급증에 따른 경쟁의 격화는 변호사들로 하여금 사건수임을 위한 광고에 높은 관심을 갖도록 만들고, 그에 따라 많은 변호사들이 법률광고 플랫폼인 로톡을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 대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상고제도 어디로

    상고제도 어디로

    12인의 대법관이 연간 4만 건 이상의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우리나라 상고제도가 정상이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최근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고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에 국민의 85%가 동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수차례 시도된 상고제도 개선의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고, 여전히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상고허가제, 고등법원 상고부, 대법관 증원 등 여러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사실 어느 방안도 새로울 것이 없고, 각 제도마다 장단점과 나름의 근거가 있어 특정 방안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할 수도 없다. 이제는 결단을 할 때라는 주장이 틀리지는 않지만, 무엇을 기준으로 어떠한 결단을 할 것이며, 과연 어떠한 결단이 국민을 위한 제도개혁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인가.권리구제

    홍기태 원장 (사법정책연구원)
    사법시험 부활, 공정의 부활인가

    사법시험 부활, 공정의 부활인가

    "사시는 공정하고 로스쿨은 불공정하다." 모든 걸 시험으로 결정해야 공정하다는 능력주의자들의 착각이다. 경쟁에서 살아남은 승자나 엘리트들이 즐겨하는 소리다. 시험을 통해 외고나 과학고를 가고 국내외 최고 대학에 진학한 자들이니 공정하다고 믿고 싶을 것이다. 등용문의 상징인 사시 부활, 야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부활한 이슈다. 차기 대선까지 쟁점이 될 것이다.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공직 후보자 자격시험과 대변인단의 공개 경쟁 선발을 밝힌 걸 보니 정말 경쟁과 시험 맹신이다. 공정성이 이 시대의 최대 화두라서 누구에게나 기회가 제공되고, 시험으로 능력이 검증되는 사시가 공정하다는 착각이 공감을 얻는다. 로스쿨 입시제도의 불공정성을 들먹이며 돈 있거나 힘 있는 자만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현대판 음서제도라고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No Time to Die

    No Time to Die

    네덜란드 헤이그 인근에 있는 혼합형 특별형사법원인 STL(The Special Tribunal for Lebanon)은 6월 2일, 예산 부족으로 2021년 8월부터 법원 운영이 불가능함을 공표하였다. STL은 2005년 벌어진 레바논 총리 암살테러 관련 사건의 용의자들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위해 설립되었는데, 국제 재판관과 레바논 판사로 구성된 재판부가 레바논 법을 적용하여 네덜란드에서 궐석재판으로 진행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고, UN 재판소나 레바논 사법부 소속이 아닌 독립된 기관으로서 42개국 출신 17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STL의 예산 중 51%는 29개 국가의 자발적 기부로 충당하고, 나머지 49%는 레바논 정부가 부담하도록 되어 있는데, 2021년 자체적으로

    백강진 재판관 (크메르루즈 특별재판소(ECCC))
    피해자는 외롭다

    피해자는 외롭다

    피해자 중에는 가해자의 불법행위, 손해의 발생 및 손해액, 인과관계 등을 입증하기 위해 가해자를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조사권한 있는 행정청에 신고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 있다. 즉 폭행장면이 CCTV에 촬영된 것처럼 명백히 입증할 수 있는 경우가 있는 반면, 사기·횡령·배임이나 불공정거래행위와 같이 피해자의 노력만으로는 입증이 용이하지 않아 가해자에 대한 수사·조사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러한 수사나 조사 과정에서 생성된 자료를 확보하려는 피해자는 그 기록에 대한 열람·등사 또는 문서송부촉탁 신청을 한다. 그런데 수사기관이나 행정청이 해당 사건에 대한 종국처분까지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이유의 설명 없이 단순히 '영업비밀, 개인정보, 사생활 등의 보호'와 같은 추상적 이유를 들어 요청 자료의 열람

    조정욱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공수처의 힘

    공수처의 힘

    공수처의 탄생은 참 괴이하다. 지난 20여년 동안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여야의 대선 공약으로 끊임없이 오르내렸고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에서 공약으로 삼았지만 정권 초반에는 소위 적폐수사에 검찰이 해결사 역할을 하며 적극 나서자 오히려 검찰의 특수수사를 강화하였고, 초기 '검찰개혁'을 하는 과정에서도 검경수사권조정 외에 공수처에 대한 논의는 크게 다루어지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다가 2019년 여름에 '조국 사태'가 터지고 검찰이 정권에 대한 수사를 몰아가자 그 위기를 돌파하려고 급격히 추진되었다. 공수처는 살아있는 권력을 때려잡는 것이 목적인데, 권력을 쥔 여당은 공수처를 저돌적으로 밀어붙였고, 이에 야당은 한사코 반대하였다. 그 이유는 누구나 알고 있다.   공수처의 지금까지의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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